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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양산 지산리 영축산 영취산 외송능선

by 구석구석 201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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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축산(靈鷲山)은 일명 영취산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신령스러운 독수리가 살고 있다는 뜻으로 통도사 일주문에도 ‘영취산 통도사’로 쓰여 있다. 영축산의 한자 표기는 ‘靈鷲山’과 ‘鷲栖山’ 두 가지. 한글표기는 ‘영축산’‘영취산’‘축서산’‘취서산’ 등으로 표기되어 많은 사람들의 혼동을 불러일으켰다. 그 원인은 한자 ‘鷲’에 대한 한글표기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일반 옥편에서는 ‘독수리 취’라고 표기하지만 불교에서는 ‘축’으로 발음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통도사를 창건할 당시 사람들은 이 산을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설법하던 인도의 영축산과 동일한 산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영축산이라 이름 지었고 양산시도 산에 대한 혼동을 바로잡고 고유의 산 이름을 찾기 위해 지명위원회를 구성하여 영축산이 타당하다는 쪽으로 최종 결론을 이끌어 냈다.

 

산정에서부터 신불산 정상까지 드넓은 억새평원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축산을 억새 산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실상은 다르다. 억새보다는 오히려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과 바위능선, 노송과 어우러진 고사목이 산재한 산이다. 아리랑릿지. 쓰리랑릿지, 에베로릿지 등 헌걸찬 바위능선이 곳곳에 자리해 그 의미에 힘을 싣는다. 거기다가 근래에 짧지만 강렬한 바위능선 하나가 외부에 그 이름을 떨치고 있으니 바로 외송능선이다.

 

외송능선

 

의 시작점은 승용차 혹은 대형버스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극락암과 비로암에서 대형관광버스나 버스 노선을 이용하면 양산시 하북면 지산마을버스정류장이 시작점이다. 버스정류소에서 비로암이나 반야암으로 진행하면 길 찾기가 용이하지만 컨테이너 통제소에서 등산로를 통제한다.

 

그렇다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조금 둘러서 가지만 영축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산로를 이용할 수 있다. ‘영축상회’ 앞쪽의 임도를 따라 정상 쪽으로 100여m 오르면 좌측에 산속으로 올라붙는 등산로가 보인다. 전형적인 숲길을 15분 정도 오르면 축서암네거리다. 우측 아래가 축서암, 직진이 영축산 정상 오름길이고 좌측이 비로암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환상적인 등산로가 펼쳐진다.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매우 빼어난 길이다. 우거진 숲길에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수도 없이 나타나 운치 있는 숲길에 젖어들다 보면 차라리 등산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 적요와 풍요가 적당히 어우러지는 넓은 등산로는 파란 수조가 있는 곳까지 계속 이어진다.

 

수조부터는 좁은 등산로다. 둔덕 같은 작은 지능선 다섯 개를 횡단해야만 좌측 아래 비로암이 나타나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축서암 갈림길에서 비로암까지는 오름길이 아니라 즐기듯이 넘나드는 지능선 횡단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오름길이다. 처음에는 밋밋하지만 오를수록 힘이 부치기 시작한다. 예전엔 외송능선 찾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많이 쉬워졌다. 어느 누군가가 붉은색 스프레이로 등산로를 표기해 원성이 자자하기는 하지만 그 덕택으로 호사를 누리는 건 처음 외송능선을 찾는 등산객이다. 참으로 아이러니다.

 

다시 한 번 갈림길이 나타나면 마른 계곡을 횡단하는 길을 버리고 위쪽으로 거슬러 오르는 정상 길을 선택한다. 여기서부터 너덜길이 계속 이어지다가 슬그머니 좌측 능선으로 올라붙게 된다. 거친 숨을 토해내며 8부 능선. 비스듬히 누운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산객들을 반겨 지금까지의 힘든 오름길을 어느 정도는 보상한다.

 

외송능선에서 바라보는 삼형제바위와 영축산  /  매일신문 지홍석

본격적인 암릉이 이어진다. 우측 전방에 멋지게 뻗은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이면 등산로는 좌측 바위 너머로 넘어간다. 아기자기한 바윗길이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스릴을 만끽한다. 가장 까다로운 직벽 구간을 로프를 잡고 통과해야만 멋진 암벽으로 형성된 사면과 병풍바위가 조망으로 활짝 열리고 절벽 아래가 까마득하게 보인다.

 

영축산 정상에서 시살 등으로 이어지는 주등산로와 만나면서 외송능선 길은 끝이 난다. 어디서든 사면팔방으로 조망이 열린다. 영남알프스의 맹주 가지산을 비롯해 신불산`천황산`재약산`영축산의 주봉들과 천성산과 원효산, 능걸산의 봉우리들이 차례대로 가늠된다. 삼거리에서 영축산 정상까지는 25분 정도면 충분히 왕복할 수 있다.

 

좌측 길을 따라 함박등(1,052m)으로 향한다. 거친 산길을 30분 정도 오르내리면 은수샘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함박등 봉우리를 놓치는 것이 애석하지만 은수샘 또한 포기하기 어렵다. 내림길을 내려서다보면 첫 번째 지능선을 만난다. 우측으로 떨어지는 길을 지나 작은 바위 지점에 올라서면 동쪽으로 펼쳐지는 가장 멋진 기암릉을 감상할 수 있다. 영축산 능선 중 가장 빼어난 절경지대로 금강산과 설악산의 바위능선도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내려서는 길이 만만찮다. 너덜길이라 속도가 붙지 않는다. 너덜네거리에 도착하면 좌측으로 연결되는 약간의 오름길을 5분 정도 올라야만 바위굴 속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은수샘이 있다. 맑고 풍부한 수량의 샘물이 목말라하는 등산객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준다. 그러나 물맛은 기가 막히지만 그 앞에서 취사를 하는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 때문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네거리까지 돌아나와 함박등에서 내려오는 등산로를 만나는 능선에 전망대가 있다. 마지막으로 원 없는 조망을 즐기고 나무 데크 계단길을 내려서면 백운암이 나타난다. 백운암에서 극락암과 반야암으로 내려서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외송능선 등산 중 가장 주의해야 할 지점은 반야암에서 지산마을로 이어지는 등산로 찾기다. 반야암 뒤편에 우측으로 산 입구를 감아 도는 등산로가 보인다. 등산로를 걷다 보면 임도를 만나고 철책이 만들어진 농장을 통과하면 바로 지산마을이다.

 

지산마을에서 등산을 시작해 원점회귀하는 데 걸리는 거리는 약 12㎞,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일명 ‘외송칼바위능선’이라 부르는 외송능선은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경의 코스다. 언제 누가 이름 지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지만 8부 능선에 누운 소나무 한 그루와 쭉 뻗은 소나무 한 그루가 있어 거기에서 능선 이름이 유래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자료 - 매일신문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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