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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거창 가조-1099번지방도-학산리 숙성산

by 구석구석 2014.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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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산은 백두대간 대덕산 아래 삼도봉~우두령~수도산~단지봉~두리봉~가야산 능선에서 두리봉 밑으로 오도산까지 남하하는 지맥이 토해놓은 산이다. 이 지맥은 합천호에 와서 잦아들지만 숙성산 주변은 아직까지 산세가 제법 험준하다. 거창의 가조면 벌판을 감싸고 있는 산줄기는 오도산을 비롯해 두무산, 비계산, 별유산(의상봉) 등이 모두 해발 1,000m가 넘을 정도. 1개 면에 속한 산이 4개씩이나 해발 1,000m가 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 지역 산의 모습들은 해발 1,000m급 산들이 늘어선 영남 알프스를 연상케 한다.

숙성산과 한 세트로 자주 불리는 미녀봉은 그 자체로선 별다른 조망이 없으나 숙성산을 지나 미녀봉으로 가는 암릉을 타는 맛이, 짜릿함 그 자체라고 할 만큼 뛰어나다. 물론 최근에는 나무 계단 따위의 안전시설이 들어서 이전 만큼 그 맛은 못하지만 암릉 주변의 경치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를 제공한다.

산행은 학산교~경로당~봉화재~전망바위~숙성산~안부~시리봉~밀목재~유방봉~눈썹바위~안부~유방샘~당산나무~음기마을 코스로 이어진다. 들머리와 날머리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걸어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므로 원점회귀 코스에 가깝다. GPS(위성항법장치)의 도상거리는 10.5㎞. 휴식 포함 5시간 40분이 걸린다.

산행 들머리는 학산교에서 왼쪽으로 난 학산마을 방향 임도. 잠시 후 오른쪽으로 보이는 학천교에서 흘러 나오는 목탁소리를 들으며 8분 정도 더 올라가면 학산마을의 유래가 적힌 안내문이 나온다. 안내문에는 통일신라시대 도선 국사가 이곳에서 별자리를 보고 방향을 점쳤다고 해서 숙성(宿星)산이 됐다는 산 이름의 유래도 적혀 있다. 안내문을 뒤로 하고 조금 더 올라가자 마을회관을 겸한 경로당이 있다. 그대로 시멘트길을 계속 따라 올라가자 소류지가 하나 보인다. 소류지를 돌아 왼쪽 산 방향으로 더 가면 시멘트길이 끝나고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일부러 깎은 듯한 넓은 산길을 따라 15분을 올라가면 이정표가 있는 봉화재에 다다른다. 지도상에는 '봉황재'라고 표시돼 있으나 이 지역에서는 이 고개 이름을 예로부터 봉화재라 불러왔다. 이곳에서부터는 동쪽 방향으로 능선을 잘 더듬어 타고 올라가야 한다. 직진을 하든 오른쪽 길로 가든 5분 뒤에는 무덤 2기가 있는 지점에 다다르고 무덤 한 가운데 지점 위로 나 있는 능선의 날등을 타고 올라간다. 곳곳에 무덤이 있는 이 등산로는 가팔라지려다 평탄해지길 반복하며 올라가는 부담을 덜어준다.

 

오른쪽으로 합천호가 보이는 쉼터바위를 지나고 다시 된비알을 올라가자 왼쪽으로 박유산과 금귀봉, 보해산이 눈에 들어온다. 합천호 일대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바위. 정면으로 황매산의 모습과 함께 오른쪽 멀리 구름을 둘러쓰고 있는 지리산까지 볼 수 있다.

전망바위에서 숙성산 정상까지는 5분 거리. 돌무더기 위로 정상석이 놓인 숙성산 정상에서는 앞쪽(북서쪽)으로 오도산의 모습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그대로 직진하자 이정표가 있는 안부가 나온다.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 있는 이곳은 길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정면의 시리봉을 보면서 길을 잘 더듬어 직진해야 한다.

 

시루떡처럼 넓적한 시리봉 정상을 지나 20분 정도 더 능선을 타고 가면 이정표가 있는 밀목재에 이른다. 오른쪽은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 그대로 직진한다. 여기서부터는 바위가 많은 암릉지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토질도 마사토와 비슷해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감악산과 지산마을이 보이는 전망바위. 왼쪽 사면길을 따라 다시 10분 정도를 더 가면 정면으로 눈썹바위의 멋진 암릉이 눈 앞에 펼쳐진다. 마지막 오르막을 올라가자 이정표가 있는 유방봉이 나타난다. 누운 여인의 형상 중에 가슴에 해당한다는 이곳에서 왼쪽으로 곧장 내려가면 유방샘이라는 샘터가 나온다.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눈썹바위 구간을 타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암릉을 따라 간다.


▲ 눈썹바위 암릉에는 최근 나무계단 등 안전시설이 설치돼 비교적 안전하게 넘어갈 수 있다.

잠시 후 내리막 나무 계단. 멀리 오도산의 모습과 함께 눈썹바위의 멋진 암릉이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장면만으로도 이번 산행의 의미가 있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경치를 보노라면 산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아마도 나무 계단 등의 안전시설이 없었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듯한 이 구간을 15분만에 비교적 수월케 넘어가자 안부에 이정표가 설치돼 있다. 당초 계획은 이 안부를 지나 미녀봉까지 가는 것이었으나 이미 산행의 백미를 경험한 이상 별다른 조망이 없는 미녀봉을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안부에서 왼쪽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20분 만에 바위 밑에서 마치 모유처럼 솟아 나오는 유방샘에 도착한다. 맞은편으로는 유방봉에서 곧장 내려오는 길과 마주친다. 시원한 유방샘의 물맛을 음미하고는 계곡을 따라 곧장 내려간다.

 

커다란 당산나무 갈림길. 왼쪽 음기마을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몇 기의 무덤을 지나 25분 만에 소류지를 하나 지나고 다시 8분 만에 두 번째 소류지를 지나자 음기마을이 나온다. 마을회관을 지나 곧장 내려가자 1099번 도로에 이른다.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1.8㎞ 떨어진 곳에 학산교가 있다.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2,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부산일보 이상윤 기자


 숙성산이 있는 경남 거창군 가조면은 온천단지로 유명하다. 산행 후 온천단지에 들러 피로를 풀고 가는 것도 산행을 즐기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 가조온천단지 내에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온천인 백두산천지온천(055-941-0721)과 가조제일온천(055-942-4678)에 들러 전국 최고 수준의 강알칼리성 온천수의 미끈거리는 촉감을 즐겨보자. 목욕을 마치고 나면 온천 부근의 식당에서 청국장이나 파전 등의 토속적인 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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