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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영덕 옥계리 옥계계곡 바데산 동대산

by 구석구석 201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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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계계곡은 바데산을 최고의 여름산행지로 만드는 방점이다

 

 

산행코스는 옥계계곡 매표소~산행로 입구 이정표~무덤~전망바위 2개~바데산 정상~전망바위~곰바위봉~비룡폭포~호박소~69번로~옥계계곡 매표소의 원점회귀 코스. GPS 상의 도상 이동거리는 8.6㎞에 이른다. 휴식 포함 4시간30분가량 소요.

도로에서 산행 들머리인 옥계계곡 매표소를 지나면 곧바로 옥계계곡이 시작된다. 콘크리트로 된 보 위를 건너가 오른쪽으로 계곡을 보면서 시멘트길을 걸어가는 것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15분가량 침수정을 비롯한 옥계계곡 하류의 절경을 눈에 담는 것으로 워밍업을 충분히 해 둔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교각과 마주치는 지점 왼쪽으로 이정표와 함께 등산로가 보이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시작하자마자 둥근 나무를 이용해 계단 모양으로 정비해 놓은 산길이 제법 가파르다. 곧바로 능선에 올라붙었을 것으로 보이는 옛 산길이 왼쪽으로 곳곳에 보이지만 정비해 놓은 산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에둘러 능선까지 올라간다.

능선 날등에 올라붙었을 것으로 보이는 지점에 두 번째 이정표. 바데산 정상까지 2.2㎞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 보인다. 바로 앞의 무덤 2기를 지나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심장이 터질 듯한 된비알은 아니지만 여름철 땀깨나 쏟도록 만드는 가풀막이 제법 오르는 맛을 더한다.

8분 뒤 축대가 쌓여 있는 지점을 지나면서부터 길이 조금 평평해지는 듯하다 다시 오르막을 만난다. 15분이 지난 지점에서 돌길이 나타나면서 더욱 가팔라진 길은 등산로에 밧줄이 매어져 있을 정도로 좀처럼 등산객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8분가량 그렇게 숨가쁘게 오르고 나면 마침내 또 다른 이정표가 등산객을 반겨 준다. 바데산 정상까지는 1.2㎞. 벌써 1㎞를 올라왔다는 사실에 놀라며 약간 내리막으로 변한 등산로를 따라 길을 재촉한다. 15분 뒤 다시 오르막으로 변한 길을 따라 5분가량을 더 가면 왼쪽으로 전망이 탁 트인 바위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모르고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좋은 전망을 제공하는 이 바위 옆에는 또 다른 전망바위가 놓여 있다. 어디를 올랐다 가더라도 훌륭한 전망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전망바위에서 5분을 더 간 지점에서 왼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보이지만 바데산 정상을 가려면 10분가량 너덜지대를 지나 마지막 된비알을 올라야 한다. 마침내 바데산 정상. 정상석 대신 표지판이 놓인 이곳을 지나 계속 전진하면 4분 뒤 무덤을 지나고 다시 7분을 더 가면 옥계계곡이 눈아래 내려다 보이는 전망바위에 이른다. 산행팀이 찾은 날은 짙은 안개로 바로 앞조차 구별할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내리막길을 따라 12분을 더 갔을 때 나오는 이정표가 바로 곰바위봉이 자리잡고 있는 지점이다. 곰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곰바위봉에서 길을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직진하는 길은 동대산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이보다 더 완만한 길에도 밧줄을 주렁주렁 매어 놓은 영덕군이 이 지점부터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약간은 아쉽다.

 


25분 만에 경방골을 만나면 개울을 건너 산으로 조금 더 올라간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비룡폭포가 반겨준다. 비룡폭포 감상이 끝나면 다시 내려와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한다. 5분 뒤 물침이골과 경방골이 만나는 지점을 지나 7분을 더 가면 조그만 연못모양의 호박소가 나온다. 호박소를 지나면서부터 길은 수차례 계곡의 오른쪽과 왼쪽을 건너다니며 외길로 이어진다. 미끄러운 바위 구간은 발을 제대로 밟을 수 있도록 깎여 있어 큰 위험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25분 뒤 69번로를 만나면 산행은 막바지 수순을 밟는다. 오른쪽으로 5분가량만 걸어가면 첫 번째 이정표가 있던 산행로 초입 구간이 나타난다.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2, 박영태 산행대장 011-9595-8469.

글·사진=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산행이 원점회귀 코스이므로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두 차례 마주치는 옥계식당(054-732-3801)은 일반 닭보다 1.5배 이상 큰 토종닭 200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곳으로 닭요리가 일품이다.
푸짐한 토종닭 백숙을 먹기 위해서는 산에 올라가는 길에 미리 주문을 해 놓는 것이 좋다. 닭 이외에도 파전과 묵 등 하산 후 입맛이 당길 만한 먹을거리가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 온 식당의 내공을 짐작케 한다.

 

현장르포Ⅲ》동대산(東大山), 그 곳에 올라보니

식물도감 펼친 듯 … 발 아래 동해 바다가 펼쳐지고

 

산천의구(依舊)란 말이 정말 옛시인의 허사였던가. 상옥댐이 생기려는 지금 동대산을 두고 보니 정녕 그 말이 허사임을 알겠다.

필자는 어쩌면 댐이 가로막혀 갈 수 없게 될 지도 모를 동대산을 글과 사진 속에 담기 위해 그 곳에 올라가 보았다. 마치 식물도감을 펼친 듯한 때묻지 않은 산. 정상에 올라보니 장사에서부터 병곡까지 영덕의 해안 53㎞가 한 폭의 그림 같은 파노라마로 발 아래 펼쳐지고, 아름다운 동해가 하늘과 저 사이에 보일 듯 말 듯한 푸른 선을 살짝 그어 수평선을 만든다.

동대산(東大山)은 영덕과 포항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동대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옥계계곡에서 출발해야 한다. 먼저 침수정(지방문화재호)이 있는 옥계계곡에서 왼쪽으로 길이 난 국가지원지방도 69호선을 따라 1.4㎞를 가면 두 개의 다리를 만날 수 있다. 이 곳까지 차를 타를 갈 수 있다. 두 번째 다리에서 주차한 뒤 이곳에서 다시 왼쪽으로 난 산길을 향해 시간 올라가면 동대산이다.

보랏빛, 연분홍빛 등 형형색색의 이름 모를 들풀의 환영을 받으며 오르는 길에 곳곳에 작은 소(沼)가 있다. 단, 이곳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소금쟁이들의 노니는 모습을 보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산행의 발길을 되돌리면 안 된다.

깊고 얕은 계곡마다 돌돌돌, 콸콸콸 서로 다른 물소리로 하모니를 이루면 매미와 산새가 서로 다른 울음소리로 장단을 맞춘다. 그렇게 자연의 음악을 들으며 계곡을 따라 30분을 걸어 올라가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누구나 환성을 지르며 동심의 세계로 접어들게 된다.

이름하여 마당소(沼). 마치 천지연인 듯 150평이나 됨직 해 보이는 넓은 못이 고요한 수면으로 수줍은 듯 우리를 맞는다. 누가 이 산 중턱에 이렇게 넓은 못이 있을 줄 알았으랴.

필자 일행은 나이도 잊고, 자신도 잊은 채 마냥 즐거운 동심으로 돌아가 납작한 돌멩이를 수면위로 던져 튕겨 굴리는 두 대빵, 세 대빵의 돌팔매질 놀이에 시간 가는 것을 잊었다.

못의 정면은 낮은 절벽이 일직선으로 서있고, 그 한가운데로는 작은 폭포가 못에 물을 보탠다. 식사시간이 가깝다면 이 곳에서 도시락을 비우고 잠시 쉬었다 가면 좋다.

또 다시 계곡을 따라 걸어가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식물도감 속으로의 여행길에 접어들게 된다. 저승가면 옥황상제가 "저 세상 살 때 석산잎을 먹어봤냐?"고 물어볼 만큼 저승에도 없는 귀하고 좋은 풀이라는 석산잎, 세 가지가 각 가지마다 세 잎을 달고 있어 삼지구엽초라 불리는 약초, 뽀마도라 불리는 머릿기름이 나오기도 전에 우리 선조들이 그 열매를 짜서 머릿기름으로 즐겨 사용하던 원료인 동백나무, 산복숭아나무, 다래나무, 물푸레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식물도감이 따로 없다. 이곳이 바로 살아있는 식물도감이다.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면서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노란색, 주홍색, 분홍색, 보라색 등의 독버섯도 마치 예쁜 꽃인 양 뽐내며 산행에 눈을 즐겁게 한다. 점점 가빠오는 숨을 달래며 '저기가 정상이겠지' 하며 속기를 수 차례. 그렇게 정상이라고 속아가며 능선을 따라 50여분을 걷다보면 드디어 해발 791m 정상에 이른다.

그곳에서 우리가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은 정겨운 정상표지판. 나무말뚝 2개를 기둥으로 세워 나무판에 소박한 글씨체로 '동대산 해발 791m'라고 새긴 표지판이 '왜 이제서야 왔냐'고 나무라며 우리를 반긴다.

정신과 호흡을 가다듬고 앞을 둘러보니 그야말로 장관이다. 어느 산에 올라가면 영덕의 해안 53㎞가 그렇게 한 눈에 내려다보일까. 아마 필자의 생각에는 동대산밖에는 그렇게 해안 53㎞가 한 눈에, 그것도 그렇게나 잘 보이는 산은 이 곳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게 한동안을 산에서 내려다보는 동해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산의 맑은 정기에 취하고, 시원한 산바람에 취하고 난 뒤 우리는 두 갈래 산길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하나는 올라간 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대로 능선을 따라 보경사로 가는 길이다.

필자는 일단 옥계계곡과 관련해 되돌아오는 길을 선택했지만 산행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경사로 내려와도 좋다. 단, 여기서부터는 길 찾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길 안내자를 동반해야 한다.

말이 없는 동대산을 그곳에 두고 나 혼자 내려오자니 필자는 갑자기 착잡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다시 갈 수 없을 지도 모를 그 산을 모른 체 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풀이랑, 나무랑, 산짐승이랑 모두를 내버려둔 채 나 혼자서만 내려오자니 가슴이 답답하다.

머지 않은 시간 안에 동대산이 그리울 땐 그 수많은 풀이랑, 나무랑, 산짐승이랑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언제나 말없는 그 청산에 오를 수 있게 되는 그 날을 필자는 조용히 손꼽아본다.

끝으로 산행에 도움을 주신 전 영덕 달산면 이용대 부면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필자가 동대산을 찾은 날은 간간이 비가 내려 사진이 선명하게 촬영되지 못한 아쉬움을 글로 대신한다.

공보담당자 배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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