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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밀양 산내면-가인리 봉의리 가인계곡 북암산

by 구석구석 201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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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는 봉의저수지 옆에 있는 인골산장에 주차해도 좋으나 주차면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 인곡마을회관 인근에도 주차공간이 있다.

산행의 기점은 산내면 가인리 인곡마을복지회관이다. 버스로 접근할 경우는 마을 앞 '인곡' 버스정류소에서 하차해서 700m를 걸어오면 된다. 회관에서 사과밭을 치고 올라 저수지의 왼쪽으로 입산. 구만산의 동쪽 능선에 올라탄 뒤 억산 방향으로 죽 가다가 가인계곡 물소리를 따라 하산하는 길이다. 오를 때는 제법 거친 경사를 헤쳐내야 하지만, 하산길은 계곡 산행의 묘미를 즐기는 원점회귀 코스다. 10㎞를 걷는데 6시간 정도 걸렸다.

 

봄 산행은 여인네를 달뜨게 하는 꽃. 가을 산행은 남정네의 가슴을 적시는 단풍. 겨울 산행은 살을 에는 추위도 녹이는 온천. 그럼, 여름 산행은? 역시 시린 물속에 몸을 담글 수 있는 계곡이 으뜸이다.

수량이 풍부해 연중 마르지 않는다는 가인계곡을 끼고 솟아 있는 북암산(해발 806m)

산행 코스는 인곡마을회관~인골산장~전망바위~북암산 정상~전망바위~문바위 정상석~가인계곡~봉의저수지를 지나 인골산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걷는 시간만 4시간30분가량 걸린다.

인곡마을회관에서 시멘트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인골산장이 나온다. 본격적인 등산로는 인골산장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무덤이 놓인 산비탈을 올라가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초입부터 된비알이 시작돼 겁을 먹게 되지만 날등을 타고 오르는 길은 지그재그로 나 있어 그리 불친절하지 않다. 나무도 제법 많이 우거져 바람이라도 조금 불라치면 콧노래를 부르며 올라갈 수 있을 정도.

오른쪽으로 무덤이 보이고 더 올라가면 가지런하게 돌이 쌓인 뒤로 무덤군이 형성된 널찍한 공간이 나타나며 길은 평평해진다. 무덤군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직진하자 소방구조표지가 있는 곳에서 길이 오른쪽으로 꺾인다. 너덜을 지나 사면 길을 더 가자 또다시 소방구조표지. 계속 직진하면 무덤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왼쪽으로 길을 꺾어 다시 날등을 타고 오른다. 여기서부터 상당히 체력을 요하는 된비알이 시작된다.

땀을 흠뻑 쏟으며 가풀막을 오르면 뒤로 전망이 탁 트인 전망바위에 다다른다. 불안정한 장마철 날씨 탓에 안개가 자욱하지만 않았다면 괜찮은 조망 포인트가 됐을 듯.

▲ 가파른 암릉 구간은 사람 하나 겨우 올라갈 정도여서 줄을 지어 조심스레 올라가야 한다.

여기서부터 북암산 정상까지는 등산복을 흠뻑 적실 각오를 해 놓는 게 좋다. 곳곳에 흙길 앞을 가로막고 선 바위들은 때론 두 손을 써 가며 올라가야 할 정도로 가파르다. 이런 능선을 타고 오를 때는 알파인 스틱이 거추장스러울 수 있으니 미리 접어놓는 것도 괜찮은 산행 방법이다. 그렇게 30분가량을 올라가면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며 평평해지는 지점을 만난다. 이곳은 왼쪽 삼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치는 갈림길.

갈림길에서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오른쪽 길을 따라 5분만 더 가면 돌무더기와 함께 새까만 북암산 정상석이 놓여 있는 지점이 나온다. 정상을 다 왔다고 맘을 놓기는 이르다. 산행의 보너스인 본격적인 경치 구경은 지금부터이니까.


정상석을 뒤로하고 길을 재촉하길 5분여. 갑자기 앞이 탁 트이며 멀리 기암괴석이 눈에 들어온다. 문바위가 아닌데도 문바위 정상석이 놓여 있다는 그곳은 '여기가 경남 밀양 언저리의 산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멋진 자태를 자아낸다. 문득 저곳에 있다는 정상석을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 순간 발길은 이미 그곳을 향하고 있다.

주능선을 타고 중간 중간 암릉에 올라 경치를 구경하며 넘어가기를 20여분.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 지점이 나온다. 왼쪽은 가인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문바위 정상석이 놓인 암릉으로 올라가는 길.

 

곧바로 가인계곡으로 가도 되지만 이번 산행에서 가장 뛰어난 조망 포인트를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워 오른쪽 암릉에 올랐다 가기로 했다. 갈림길에서 암릉까지는 6분가량. 역시 새까만 문바위 정상석이 보이는 암릉에 조심조심 오르자 발 아래로 능선들이 마치 뱀꼬리처럼 꿈틀대는 장관이 펼쳐진다.

▲ 암릉 구간은 비가 올 경우 미끄러우므로 넘어가는 동안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눈 요기를 실컷 하고 나면 아까 올라왔던 갈림길 방향으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이 제법 가파르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20여분 뒤 갑자기 앞에 절벽을 만난 듯 길이 끊어진다. 난감해 하지 말고 암릉 왼쪽으로 조심스럽게 길을 내려가면 가파르기는 하지만 충분히 내려갈 수 있을 만한 산길이 보인다. 조심조심 알파인 스틱을 적절히 짚어가며 가파른 내리막 산길을 밟아 내려가자 마침내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한기가 느껴지는 가인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물을 건너 왼쪽으로 계곡을 보며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큰 너덜지대가 보이고 여기서 다시 10분을 더 간 곳에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은 억산에서 구만산 방향 능선을 타고 오다 내려오는 산길과 마주치는 지점. 이곳에서 조금 더 가면 보이는 왼쪽의 큰 바위를 넘어 계곡물을 다시 건너간다. 여기서부터 오른쪽으로 계곡물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길은 외길이다.


억산에서 내려오는 또 다른 길과 마주치는 지점에서 이정표를 만나고 오른쪽으로 봉의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 지점에서 등산로가 시작됐던 인골산장까지는 약 15분가량 소요된다.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2, 박영태 산행대장 011-9595-8469.

 


글·사진=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되는 인골산장(055-353-6531)은 등산기점이기도 하지만 입에 착착 감기는 먹을거리가 있어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된다. 냉동고기를 일절 취급하지 않는다는 이곳은 살아 있는 오리를 직접 잡아 손질한 뒤 특별한 양념으로 버무린 오리불고기로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한다. 야채를 일절 섞지 않고 고기 그 자체만으로 요리를 함에도 전혀 느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생고기 특유의 쫄깃함에 젓가락질을 쉽게 멈추지 못한다. 수년간 숙성시킨 묵은지도 일품. 밥상 크기의 스테인레스 판 밑에 착화탄을 넣어 야외에서 직접 구워먹는 맛도 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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