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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남 섬

완도 완도읍-77번국도-대신리 상황봉 숙승봉

by 구석구석 201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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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왕 장보고' 그 꿈 좇아 가련다

 

 

완도는 1천200년 전 동아시아의 드넓은 바다를 호령한 장보고의 해상왕국(청해진)이 건설됐던 곳이다. 숙승봉은 바로 이 해상왕국을 둘러싼 천연의 울타리였다. 실제로 이 봉우리에 올라보면 청해진(해군·무역기지) 본진이 있었던 장도는 물론,1만여명의 병사가 기거했던 완도와 주변의 부속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은 이 봉우리를 포함,완도를 대표하는 5개의 봉우리를 죄다 둘러볼 수 있는 남북종주코스로 잡았다. 5개봉은 숙승봉을 비롯,최고봉인 상황봉(644m),심봉(598m),백운봉(601m),업진봉(544m)이다. 구체적 산행경로는 완도읍 대신리 대구미마을~오봉능선~심봉~상황봉~백운봉~업진봉~숙승봉~완도청소년수련원 순이다. 들머리를 대구미마을로 잡은 것은 산행 전에 청해진 촬영세트장이 마련돼 있는 대신리 소세포를 둘러보기 위함이다. 신라방(군외면 불목리)은 하산길에 자연스레 둘러볼 수 있다.

 

이 코스는 또 코스 자체로도 산행의 묘미가 오롯하다. 남도의 섬 산 특유의 시원한 조망이 압권이다. 다도해 쪽빛 출렁임 속에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정말 아름답다. 동백과 후박의 상록 난대림은 남다른 감동을 전한다. 함박눈이 내린 최근 순백과 짙은 푸름의 앙상블은 가히 황홀하다 하겠다.

 

부담없이 산길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이 코스의 장점이다. 심봉으로 오르는 초반부와 하느재로 내려와 백운봉으로 오르는 된비알에서 약간 힘들지만 그외 구간은 비교적 평탄해 크게 어렵지 않다. 길도 완도군청에서 손질을 잘해 놓아 이정표만 제대로 따라가면 길 찾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이 코스를 답사하는데 걸린 시간은 걷는 시간만 3시간10분쯤이었다. '해신' 촬영세트장 2곳을 둘러보고 휴식시간까지 포함한다면 4시간30분에서 5시간쯤은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행초입은 대구미마을 새동백수퍼다. 수퍼는 대구미마을 버스정류소 맞은편에 있으며 그 수퍼 왼쪽으로 마을표지석과 등산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새동백수퍼와 표지석 사이 시멘트 포장로를 따라 150m쯤 올라가면 길 왼쪽에 한국전력공사에서 세워놓은 등산안내도를 만난다. 본격적인 산행은 등산안내도 왼쪽으로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무덤군을 지나 다소 가파른 능선 길을 15분쯤 올라가면 조망이 터지는 전망바위가 나온다. 이후 전망바위는 3차례 더 나온다. 첫번째 바위봉우리인 심봉은 들머리에서 60분쯤 걸려 닿는다.

 

완도의 최고봉인 상황봉은 심봉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정상은 큰 볼품이 없지만 조망은 한결 시원하다. 동,서,남 3면으로 아름다운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동쪽으로 고금도 조약도 신지도가 발 아래로 보이고 그 너머로 금당도가 쪽빛 실루엣으로 일렁인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고 한다.

 

상황봉을 내려오면 하느재까지 경사가 다소 급하다. 하지만 길은 완도군에서 잘 정비해놓아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다만 상황봉에서 내려와 곧 만나는 갈림길에서 이정표 지시대로 왼쪽길을 따라야 한다. 오른쪽으로 잘못 들어서면 관음사터 방면으로 내려설 수 있다. 상황봉에서 25분 소요.

 

임도가 지나가는 하느재는 주변에 전망대 공사가 한창이다. 백운봉 방향은 하느재에서 직진의 능선길이다.너럭바위가 있어 쉬어가기 좋은 백운봉은 하느재에서 25분쯤 걸린다. 백운봉에서 15분쯤 걸려 닿는 업진봉 역시 넓다란 암봉과 시원한 조망이 자랑이다.

 

숙승봉은 헬기장과 임도를 지나 안부로 잠시 내려온 뒤 다시 벼랑을 타듯이 급경사로 오른다.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면 왼쪽의 우횟길을 따르면 된다. 스님이 고개를 숙여 잠을 자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의 숙승봉은 북서면을 제외한 삼면이 깎아지른 벼랑이다. 불목리 저수지쪽으로 내려다보면 원불교 시설내 신라방 촬영세트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업진봉에서 25분 소요.

 

숙승봉에서 완도청소년수련원으로 내려서는 길도 환상적이다. 동백나무 군락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별유세상을 걷는 맛이다. 꽃이 만발할 2월말과 3월 사이에 찾으면 더욱 환상적일 것 같다. 수련원까지 35분 소요.

 

해신촬영장

 

완도의 '해신' 촬영세트장은 2곳이다. 그중의 하나인 청해포구마을은 대신리 소세포에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어촌마을 풍경과 저잣거리, 바다위에 띄워놓은 상선들이 볼거리다. 또 다른 촬영세트장인 신라방은 대신리와 반대편인 북쪽의 불목리에 있다. 청해포구마을과 마찬가지로 신라방 역시 규모나 시설면에 있어서 일반의 상상을 초월한다.

 

말이 세트장이지 건물의 크기나 전시된 각종의 비치물들이 실물과 다를 바 없이 크고 화려하다. 특히 거리를 가로지르는 운하나 다리,그리고 그 다리 밑을 다니는 작은 배들은 이 세트장을 1천200년전의 재당 신라촌의 거리로 바꿔놓고 있다.

 

[산행문의 051-461-4097,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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