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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봄여행

한국관광공사-3월에 가보는 한옥마을-군자마을 구림마을 예담촌 천년한옥 모평마을

by 구석구석 2010.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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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 한옥에서 하룻밤

 

3월이 열렸다. 칼바람이 부드럽게 바뀌는 이즈음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남녘의 보리는 키가 한 뼘 쯤 자라 초록을 더하고 개울가 버들강아지도 보드라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 했다. 초봄의 여정으로 기품 있는 한옥체험은 어떨까. 흙돌담 너머 사각사각 대숲소리가 들려오고 매향이 그윽하게 퍼지는 고택에서의 하룻밤은 또다른 운치가 있다.

 

때마침 한국관광공사는 '온 가족 한옥에서 하룻밤'이라는 테마로 2010년 3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600년 조상의 숨결을 느끼다, 안동 군자마을(경북 안동)', '월출산 기암절경 자락에 자리한 영암 구림마을(전남 영암), '이른 봄 매화향기 그윽하게 퍼지는 산청 남사예담촌(경남 산청)', '대숲소리와 흙돌담이 어우러지는 천년 한옥마을(전남 함평)' 등 4곳을 선정, 발표했다.

 

▶대숲소리와 흙돌담이 어우러지는 천년 한옥 '모평마을'(전남 함평)

함평군청 문화관광과(061-320-3364)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상곡리에 자리한 모평마을은 파평윤씨의 집성촌으로 조선 세조 때 윤길(尹吉)이 개촌(開村)했다. 해보천이 흐르고 임천산이 감싸안은 아늑한 마을로 야생차밭과 왕대밭 사이를 훑고 지나는 바람소리가 청초하다. 흙돌담을 따라가면 100년 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평헌과 아직도 송진이 배어나는 130년 전통의 오윤열 가옥, 귀령재(歸潁齋) 현판이 멋들어진 파평윤씨 종가 등 기품 있는 한옥들이 모여 있다. 소풍가, 풍경소리 등 현대식 시설을 갖춘 한옥까지 어우러져 마을의 운치는 물론 온 가족이 한옥에서의 하루 밤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옥의 매력에 푹 젖어들 수 있는 즐길거리도 쏠쏠하다. 대청마루에 앉아 장구한 세월 동안 맑은 물이 솟아나는 안샘을 길어다 녹차 시루떡을 만들어도 좋다. 또 부채에 민화를 그려넣고,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영양재(潁陽齋)에 올라 시상을 떠올리는 것도 근사하다. 미식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함평 한우는 최고의 별미가 된다. 

/ 스포츠조선 2010.3 김형우 기자

 

▶매향 그윽하게 퍼지는 고가마을 '남사예담촌'(경남 산청)

산청군청 문화관광과(055-970-6421)

 

이른봄 운치 있는 고택을 추천하라면 단연 남사예담촌을 꼽을 법하다. 지리산이 빚어낸 청정고을,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에 자리한 전통 고가마을 '남사예담촌'은 고혹한 매화향기 속에 한옥의 기품에도 젖어들 수 있다. 경북 안동에 '하회마을'이 있다면 경남 산청에는 '남사마을'이 있다고 할 정도로 남사예담촌은 양반마을, 전통 한옥마을로 유명하다. 남사예담촌의 '예담'은 예스런 담이란 뜻을 가진 말이지만 그 안에는 담장 너머 숨어있는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 또는 옛날 선비들의 기상과 예절을 발견해보라는 뜻도 담겨 있다.

 

특히 초봄이면 마을 안에 7백년 된 원정매의 후손 매화나무가 꽃을 피워내 봄날의 정취를 더한다. 고풍스런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단속사지의 정당매, 산천재 앞뜰의 남명매까지도 만나본 뒤 대원사, 내원사, 구형왕릉 등 문화유적지를 둘러보노라면 청정 여행지 산청의 매력에 푹 젖어들게 된다.

/ 스포츠조선 2010.3 김형우 기자  

 

▶600년 조상의 숨결을 느끼다 '안동 군자마을'(경북 안동) 054)852-5414 / http://www.gunjari.net


안동은 고택의 고장이다. 농암종택, 지례예술촌, 수애당 등 곳곳에 운치 있는 고택이 있다. 그중 군자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경북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에 자리한 군자마을은 1970년대 중반 안동댐이 건설되며 광산 김씨 예안파가 600여년 동안 살았던 외내마을의 건축물을 옮겨 조성한 유적지이다. 본격적인 숙박체험은 2007년부터 이뤄졌는데, 200~500년 된 고택 5채(10실)와 근자에 지은 한옥 1채에서 묵을 수 있다.

 

오천리가 군자리라 불리게 된 것은 입향조인 김효로의 종손과 외손 7명이 '오천 7군자'라 불린 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모두 퇴계의 제자로 유림들은 오천마을을 두고 '오천 한 마을 군자 아닌 사람이 없다'고 감탄해마지 않았다. 7군자 가운데 대표적 인물로는 후조당 김부필(1516~1577)을 꼽을 수 있다. 퇴계가 극진히 아꼈던 수제자로 군자마을 정면에 자리한 고택이 후조당 종택(중요민속자료 제227호)이다. 퇴계 선생은 자신이 아끼는 제자를 위해 손수 현판을 써 주었는데, 별당 대청에는 퇴계의 친필 현판이 당시 모습 그대로 걸려있다.  

 

군자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후조당과 함께 오천 7군자로 불리는 탁청정(濯淸亭) 김유의 종택(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6호)이다. 1541년 세워진 이 건물은 조선후기 화재를 당한 후 중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까지도 김유의 후손들이 종가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김효로의 둘째 아들인 김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책 '수운잡방'의 저자이기도 하다. 요리비서로 알려진 이 책에는 안동식혜를 비롯해 16세기 안동지방의 다양한 전통 음식에 대한 조리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종택 옆에는 김유의 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탁청정(중요민속자료 제226호)이 자리해 있다. 개인 정자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 곳이다. 중후한 멋이 살아있는 팔작지붕과 널찍한 누마루가 인상적인 탁청정에선 봉래 양사언, 추사 김정희와 함께 조선시대 삼대명필로 알려진 석봉 한호가 쓴 현판 글씨도 감상할 수 있다.

 

후조당과 달리 탁청정 종택과 탁청정에선 숙박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탁청정 누마루나 두 칸짜리 아담한 온돌방은 얼마든지 둘러볼 수 있다. 군자마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처럼 어느 곳에서도 '출입금지'라는 푯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주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경우에는 가급적 출입을 삼가하는 게 좋다.

 

운치있는 정자에서의 하룻밤을 원한다면 탁청정 옆 산남정을 권할 만하다. 탁청정만큼 널찍한 누마루는 없지만 한 가족이 함께 하기에 적당한 아담한 방과 방을 감싸듯 'ㄱ'자로 돌아가는 툇마루가 매력적인 공간이다. 군자마을에서는 이외에도 최근 새로 지은 군자고와 등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개량한옥으로 지어진 군자고와는 앞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그릴을 무료로 빌려준다. 물론 이곳 외 다른 공간에서는 그 어떤 취사행위도 불가하다. 식사를 원할 경우 사전에 예약을 하면 군자고와에서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군자마을 고택 체험
- 후조당 : 15만원(큰방, 작은방, 대청마루)
- 후조당 사랑채 : 20만원(큰방, 작은방, 마루)
- 읍청정 : 15만원(큰방, 작은방, 마루)
- 산남정 : 10만원(큰방, 마루)
- 군자고와 : 규수방 12만원, 송죽방 8만원, 군자방 10만원 (식사제공 시 1인 6천원 추가)

▶기암절경이 병풍처럼 펼쳐진 월출산 자락 고택 '구림마을'(전남 영암)
영암군청 문화관광과(061-470-2224)

 

월출산일출 / 정찬호

남도의 대표적 전통마을인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은 일본 아스카문화의 시조인 왕인박사와 풍수지리 대가인 도선국사를 배출한 유서 깊은 곳이다. 구림마을은 거대한 기(氣)덩어리인 월출산을 병풍삼아 기품 있게 자리한 마을. 고택에서 뜨끈한 구들장을 지고 하루 밤을 묵는다면 오묘한 산의 정기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을 듯한 곳이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되어라'라는 뜻의 '안용당'은 340년 역사를 지닌 전통 한옥민박집. 이 집의 서까래와 황토구들장을 보면 소박한 한옥의 정취에도 매료 된다. 장독대, 산책로, 호수가 울창한 숲과 함께 어우러져 근처가 거대한 삼림욕장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450년 동안 대동계의 집회장소인 대동계사는 단정하고 규모가 커서 단체여행객이 머물기에 적합하다. 왕인박사유적지, 도갑사가 가까이 있어 답사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짱뚱어탕, 갈낙탕 등 맛깔스런 남도별미는 이른 봄 영암으로의 맛있는 여정을 담보해준다.

/ 스포츠조선 2010.3 김형우 기자

 

월출산자락 구림마을의 가장 큰 자랑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다수결 투표 등 민주적인 원칙으로 450년간 전통을 이어온 주민자치조직인 대동계다. 대동계의 집회장소인 대동계사는 도시인에게 한옥체험의 기회를 주기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마당이 넓고 3개의 방을 하나로 연결해 교육강당으로 활용할 수 있어 단체여행객이 머물기에 그만이다.

 

현대식 욕실과 입식 취사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반듯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대동계사의 자랑이다. 사전예약(체험문의:010-4472-0939)시 종이공예, 전통혼례, 떡메치기, 짚풀공예 등 전통체험까지 가능하다. 고택 옆 육우당정자의 현판은 명필 한석봉의 글씨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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