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에는 팔공산 갓바위, 문경 책바위, 청도 운문사 사리암 등 유명 기도처가 산재해 있다. 때문에 한 해가 시작 되고, 대학 입시전형이 이어지는 1월이면 이들 지역에는 소원을 빌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 지성을 드리면 한가지 소원을 꼭 들어준다는 '팔공산 갓바위'(경북 경산시)
대구-경북권의 대표적 명산인 팔공산(1193m)은 예로부터 유명 기도처로 통하는곳이다. 그중 남쪽 봉우리 관봉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관봉 석조약사여래좌상(갓바위 부처)은 '지성을 드리면 누구나 한 가지 소원을 이루게 해 준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따라서 연중 수많은 관광-기도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요즘 같은 신년, 입시 전형철이면 합격을 기원하는 기도객들과 일출 산행객이 줄을 잇는다.
팔공산은 신라시대에는 부악(父岳), 중악(中岳) 또는 공산(公山)이라 했으며, 고려시대에는 '공산'이라고 하다가 조선시대에 들어 지금의 팔공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이 곳은 불교 문화의 중심지로서,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를 비롯한 선본사 등 수많은 사찰이 산재해 있다. 특히 사철 빼어난 산세를 자랑해 이 지역 사람들의 최대 휴식처가 되고 있다. 봄이면 가파른 기암괴석 사이로 진달래, 영산홍이 피어오르고 여름에는 울창한 숲을 지나는 계곡에 발이 시리도록 차가운 청정수가 흐른다. 또 가을이면 단풍 명산 답게 오색홍엽이 내려앉는다. 그중의 압권은 단풍 거리. 순환도로를 따라 16.3Km에 걸쳐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해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겨울철 경관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눈이 많아 내린 올겨울은 설경과 설화가 한편의 수묵화처럼 피어올라 절경을 이룬다.
보물 제 431호 팔공산 갓바위는 해발 850m의 팔공산 관봉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을 배경으로 조성된 높이 4m의 거대한 원각상이다. 두께 15cm정도의 갓 모양의 자연 판석을 올려놓았다. 두 손의 모양은 석굴암 등 8세기 불상에서 유행하는 양식이며, 근엄한 얼굴과 거대한 체구에 밀착돼 흐르는 유려한 옷 주름선이 생생한 조각으로 표현돼 있다. 산 아래 도립공원주변에서 산채비빔밥 등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 조선일보
◆ 세상사의 지든 때를 씻는다 '청도 운문사 사리암'(경북 청도군)
경북 청도군의 명산인 운문산 중턱에 자리한 사리암(邪離唵)은 '삿된 것을 여읜다(나쁜 기운을 쫓아낸다)'는 뜻을 간직한 곳으로, 세속에 찌든 때를 기도로 떨쳐 버릴 수 있다는 기도도량으로 유명하다.
운문사에서 동남향으로 약 4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사리암은 부처님의 명을 받아 미륵불이 출세할 때까지 중생제도의 대원력을 세운 '나반존자'의 기도도량이다. 세상에 묻혀 살며 물들여진 온갖 때묻은 것을 떨쳐버리고 일심으로 기도한다면 기도의 감응으로 나반존자님이 던져주는 돌을 받아 쥘 수 있다고 예부터 전해 오는 곳이다.
사리암이 창건된 것은 937년(고려 태조20)이다. 당시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와 후삼국 통일을 위해 왕건을 도왔던 보량국사가 절을 지은 것이 사리암의 시초다. 이후 세인의 이목에서 멀어져 고고한 산중 암자로만 남아 있던 사리암은 100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1845년(조선 현종11) 정암당 효원대사가 중건하고 신파스님이 천태각(天台閣)을 건립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851년(철종 2) 현재의 나반존자상을 봉안한 후 사리암은 영험있는 나반존자 기도도량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면 마주 보이는 학산이 두 날개쭉지를 너르게 편 채 하나로 뭉쳐져 마음을 푸근히 감싸주는 듯 한 형상이 펼쳐져 기도자의 심신을 위무해준다. 절집에 전해내려오는 설화 한편. 옛날에 사리암 바위굴에서는 수행하는 사람이 한 명이면 한 사람분의 쌀이, 두 사람이 공부하면 두 사람분의 쌀이, 열 사람이 도를 닦으면 열 사람분의 쌀이 나왔다.
어느날 욕심이 생긴 사리암 대중 한 사람이 막대기로 바위굴의 쌀이 나오는 구멍을 들쑤셨다. 그런데 쌀은 나오지 않고 물만 솔솔 나왔으며 그 후로는 쌀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한다. 이밖에도 조선 고종황제가 심열로 고생하던 중에 청우스님이 사리암에서 백일기도를 주관하였는데, 꿈에 선인이 나타나 임금님의 머리에 침을 꽂아주니 깨끗이 나았다는 효험담도 전해져 온다.
사리암에는 불자는 물론이고 운문산의 정취를 맛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로 늘 넘쳐난다. 특히 신년이면 한 해의 무탈을 기원코자 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운문산 입구에는 산채비빔밥, 피라미조림 등의 별미를 맛볼 수 있고, 청도역 앞의 추어탕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 지방의 미식거리이다.
/ 출처-조선일보
◆ 장원급제의 전설이 내려오는 '문경새재 책바위'(경북 문경시)
1월의 가족 여행지를 꼽자면 선뜻 경북 문경을 추천한다. 인간문화재투어, 레일바이크, 산사투어, 온천욕 등 다양한 여정을 꾸릴 수 있지만 그중 문경 새재 트레킹이 압권이다. 편평한 흙길을 따라 6km 가량 이어지는 산책길은 한마디로 멀티 기행코스가 된다. 문경새재길은 예로부터 영남사람들이 서울을 가는 관문역할을 하던 대신작로이다. 아름드리 나무가 밀생한 울창한 숲을 따라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가 하면 제 1, 2, 3관문, 책바위, 견훤의 유적지, 드라마세트장 등 곳곳에 전설이 담긴 산 교육장이 펼쳐져 있다.
문경 새재 역사문화투어 코스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책바위. 새재 제3관문 가까이에 있는 책바위는 거대한 돌무더기로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장원급제 한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때문에 한양 과거 길에 오르던 선비들은 누구라도 이 책바위 앞을 지나며 반드시 두 손을 모아 합격을 기원했다고 한다. 따라서 책바위에는 요즘 같은 입시철 말고도 연중 자녀들의 합격과 가족건강을 기원하는 이들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책바위 돌무더기 형성의 전설도 재미나다.
옛날 어느 부자집에 자식이 없어 하늘에 치성을 드려 어렵게 아들을 얻었으나 몸이 허약해 공부도 일도 할 수 없었다. 이에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 끝에 유명한 도인을 만나 물으니 집터를 둘러싼 돌담이 아들의 기운을 누르고 있어 아들이 직접 담을 헐어 그 돌을 문경새재 책바위 뒤에 쌓아두고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리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일렀다. 이말을 듣고 아들은 돌담을 헐고 삼년에 걸쳐 돌을 책바위 까지 날랐더니 어느새 몸이 건강해 졌으며 공부도 열심히 하여 장원급제를 하게 됐다고 한다.
새재트레킹을 마친 후 문경 온천에서 언 몸을 녹이고, 거정석을 먹인 '약돌돼지고기'를 맛보는 것도 별미이다. 육질이 부드럽고도 쫄깃한데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도 덜하다. 새재도립공원앞 초곡관이 맛집으로 통한다.
/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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