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도 : 부산일보
충북알프스 상학봉~묘봉(873.2m)
백두대간이 충북 땅에 빚은 산들 중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은 충북인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산이지만 특히 충북인의 속리산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문장대로 널이 알려진 우람한 산세는 어디에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충북 보은과 경북 상주의 경계를 이룬 속리산은 삼파수의 정점이자 ‘종갓집산’으로 명산 중의 명산이다.
속리산은 산등성이뿐 아니라 지능선 곳곳에 무수히 많은 기암들을 얹어 놓아 화려한 산세를 음미하면서 스릴 넘치는 산행을 기대하게 되지만, 이름난 산답게 탐방로가 너무 잘 닦여 있어 기대한 만큼 아기자기한 암릉산행을 경험하기 어렵다. 이런 아쉬움을 충족시켜주는 속리산 암릉이 문장대에서 백두대간과 갈라져 북서쪽으로 뻗은 서북릉이다. 활목재까지 이어지는 서북릉은 도상거리가 10km에 이르며 암릉이 굴곡이 심하고, 암봉이 연이어져 스릴 넘치는 산행을 원하는 산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묘봉에서 활목재 방향으로 가다보면 옛날 어떤 사람이 돈을 몰래 만들었다는 주전봉, 학들이 살았다는 상학봉, 산세가 미남형으로 생겨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미남봉을 비롯하여 감투바위, 농바위, 덤바위, 말바위, 병풍바위, 애기업은바위, 장군석, 치마바위 등 기묘한 암석으로 형성된 바위들이 묘봉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산행기점이 되는 신정리 바윗골은 옛날 외적이 쳐들어 왔을 때 주민들이 외적을 피해 병풍바위 동굴속으로 숨었으나 외적들의 공격에 마을주민들이 위험에 처하자, 병풍바위 아래의 큰바위 하나가 갑자기 갑옷과 투구를 쓴 장군으로 변하여 큰칼을 휘두르며 개미떼처럼 몰려오는 외적들을 물리쳐 마을 주민들을 구한 후 부터 이곳 마을 이름이 ‘바위골’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실제로 국립공원에 해당되는 문장대~묘봉(874m) 구간은 산행을 금지되어 있어 국립공원과 경계를 이룬 신정리를 기점으로 하는 활목재~묘봉, 신정리~애기업은바위~묘봉 구간 등이 원점회귀형 산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 구간은 보은군이 99년 군 관광사업 진흥을 위해 속리산 주능선과 구병산 능선을 이어 ‘충북알프스’로 지정한 바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상학봉~묘봉~애기업은바위 구간은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져있어 암벽등반 경험자을 동반하는 것이 좋다.
신정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1km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도로는 비포장으로 바뀐다. 이 길을 따라 또다시 1km쯤 오르면 ‘상학봉 2.2km, 묘봉 3.7km, 애기업은바위 3.4km’라 표시된 안내판이 있는 주차장에 이른다. 주차장에서 임도를 따라 5분쯤 오르면 ‘묘봉 3.4km, 상학봉 1.9km’ 안내판이 서 있는 갈림길이다. 여기서 왼쪽 길을 따르면 상학봉 서북능선으로 올라서고, 계속 임도를 따르면 애기업은바위 능선로 올라선다.
산행은 대개 왼쪽 길을 따라 상학봉을 거쳐 묘봉 방향으로 운행한다. 상학봉 산길 초입은 계곡으로 시작된다. 지능선 넘어 무명폭포가 있는 계곡으로 내려섰다가 산길은 다시 능선 안부로 이어진다(약 30분소요). 안부는 용화 방면과 활목재 방면 길이 뚜렷한 사거리다. 부드럽게 이어지던 숲길은 안부 이후 급경사를 이룬다. 첫 번째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내려섰다 두 번째 봉으로 올라서려면 10여 미터 로프가 매달린 급경사 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이 바위를 넘어선 다음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는 토끼봉 갈림길에 다다르면 속리산 서북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문장대까지 이어지는 능선에 솟구친 암봉 하나하나 기운차고, 바위 절벽 또한 험난하기 그지없는 없는 모습이다. 이 지점을 지나자마자 20여 미터 높이의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바위 절벽에 로프가 매달려 있지만, 직벽에 가까워 웬만한 힘으로는 오르기가 쉽지 않아 오른쪽 V형 좁은 침니를 이용한다. V형 침니를 빠져나온 다음 역시 로프가 매달린 바위턱을 넘어서면 커다란 바위가 지붕을 이룬 자연동굴이 나온다. 다시 산길은 바위 사면을 왼쪽으로 틀어 올라서면 등성이가 넓은 암릉이다.
상학봉에서 문장대~천황봉~구병산으로 이어지는 충북알프스 능선과 청화산에서 희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빼어난 곳이다. 이곳에서 육산 능선을 따라 10여 분 가면 상학봉 정상이다. 철다리로 오를 수 있는 상학봉 정상 역시 조망이 빼어나다.
상학봉을 지나면 잠시 전형적인 육산 능선이 이어지다 또다시 험난한 바윗길이 나타난다. 이번에는 칼날 같은 바위를 잡고 오른 다음 슬랩바위가 잠시 긴장케 하지만, 로프가 있어 누구든 무난히 오를 수 있다. 이 구간을 지나면 육산 능선이 묘봉,·애기업은바위 삼거리로 이어진다. 묘봉 가는 길은 0.3km 표지석이 있는 삼거리에서 문장대 방면으로 급경사 암벽구간을 로프와 나무사다리를 이용해 내려섰다가 잠시 능선으로 이어진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묘봉 정상을 오르는 길은 로프가 설치된 암벽구간과 겨울철이나 초보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왼쪽 우회로 두 곳이다.
하산은 묘봉 정상에서 뒤돌아나와 표지석이 있는 삼거리에서 남릉을 따르면 애기업은바위 능선이다. 애기업은바위 직전 안부에서 산길은 두 가닥으로 나뉜다. 계속 능선을 따르면 애기업은바위로 향하고, 오른쪽 계곡으로 떨어지면 임도로 내려선다. 애기업은바위 능선 길에도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상학봉~묘봉~애기업은바위로 이어지는 스릴만점의 암릉종주가 가능하다.
나무사다리로 마당바위처럼 넓은 애기업은바위에 올라서면 활목재에서 상학봉을 거쳐 문장대로 연결되는 속리산 서북능선의 파노라마가 한눈에 가득 찬다. 애기업은바위에서 0.3km을 내려서면 812봉과 임도로 내려서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임도 상단 주차장까지는 0.7km. 이곳에서 산행기점 상의 주차장까지는 약 1km 거리다.
레저토피아 김웅식
신정리 기점에서 상학봉~묘봉 삼거리~애기업은바위를 돌아 신정리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은 5시간 정도 걸린다.
숙식
신정리 마을 입구의 청소년수련관인 신정유스타운(542-5454. www.sjtown.com)은 4인 기준 40,000원. 취사는 가능하다. 식당에서 백반(1인분 5,000원), 해장국 등의 식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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