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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부산광역시

부산 강서구-녹산동 봉화산

by 구석구석 2008.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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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의 지형변화를 실감하는 봉화산

낙동강 하구, 정확하게는 서낙동강 하구변에 자리 잡은 봉화산(烽火山·329m)은 부산시 강서구의 향토색 짙은 산으로, 녹산동의 모산(母山)이며 강서팔경에 속한다. 낙남정맥이 지리산에서 남진하다가 장유 불모산의 용지봉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이룬 지맥의 끄트머리에 솟아 낙동강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길목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어 좋다.

하단에서 진해 방향 2번 국도를 따라 용원으로 가다보면 성고개란 지명과 함께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고, 고갯마루에 내리면 왼편에는 금단곶보성지비가 서 있다. 이 일대는 본래 금단곶으로 조선 세종15년(1433)에 국가 관리 목장을 만들어 군마를 사육 조련했던 곳이다. 또 왜선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으로 성종 16년(1485)에는 석보를 쌓아 군관이 머물며 지켰던 석성(石城)의 옛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산행 시작점 왼편에는 레스토랑 ‘산에 언덕에’ 건물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시작은 능선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르지만 곧장 산길이 나타난다. 오른쪽은 배수로가 있고 처음부터 약간 경사도가 느껴진다. 10여 분쯤 오르다가 오른편 산길로 접어들고, 얼마 후 다시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오른다. 무덤 7~8기가 자리 잡고 있는 능선에 서면 제법 시야가 트인다.

능선을 올려다보고 걸음을 옮기다가 전망이 뛰어난 바위에서 잠시 낙동강 하구 주변을 조망한다. 지형이 변해버린 녹산공단 너머로 진우도, 신지도, 대마등, 장자도가 모래톱을 이루고 있다. 내륙에서부터 강물에 휩쓸려온 흙과 모래로 형성된 새로운 삼각주들, 지형조차 변해버린 낙동강 하구는 쉼 없이 살아 꿈틀거리는 땅이라는 사실을 실감케하는 광경이다.

이제부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이 완연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이나 가을이면 무성한 억새풀로 뒤덮이지만, 요즘 계절에는 야생화도 눈에 띈다. 이 산은 억새가 절정인 10월이면 산행의 운치가 한껏 더해지기도 한다.

264m의 구치봉을 지나면서 불규칙적인 바윗길이 나타나고, 때로는 가시나무 넝쿨이 발목을 잡기도 한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에 바위지대도 만난다. 짧은 구간이지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빠져나오면 송전탑이 솟아 있다. 얼마간 숲길로 걷다가 주변이 트인 갈림길에서 왼편 길로 얼마 못가면 체육공원이 나온다. 간이 운동시설이 갖춰져 있는 이곳은 봉화고개(봉오지고개)로 봉화산 안내도가 그려진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 산행에 참고로 하면 될 것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입간판 옆 계단으로 오르다가 키를 넘는 산죽밭에서 왼편 길로 빠져나오면 헬기장이다. 바로 뒤편에는 봉수대가 있는 봉화산 정상이다. 산정에는 1991년 복원한 봉수대가 있고, 바로 옆에는 정상표석이 서 있다. 표석에 새겨진 이 산의 높이(277.8m)는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봉화산 봉수대는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의하면 ‘성화례산(省火禮山)의 봉수로서 남으로 웅천현 가덕도와 북으로 분산(盆山)에 응한다고 했으니, 가덕도의 천성봉에서 연결을 받아 김해의 분산봉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전한다. 고종 35년(1898)에 전국의 봉수제도가 폐지될 때 이곳 봉수도 함께 폐지된 것이다.  

주변의 굴암산, 옥녀봉, 천마산은 물론이고 멀리 신어산을 비롯한 낙남정맥의 산들과 시원한 김해평야,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너머의 부산시가지와 승학산도 시야에 또렷하게 들어온다. 강물이 흘러드는 하구에는 변화된 모래톱이 형성되고, 녹산공단과 부산신항으로 인해 바뀌어버린 지형이 낯설기만 하다. 가덕도와 섬 중앙에 솟은 연대봉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봉수대에서 동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하산길로 잡는다. 산길 중간에는 체육시설과 벤치가 설치돼 있고, 길은 다시 내리막에 급경사 계단길이다. 안부인 녹산고개를 지나 올라서면 274m봉이다. 밋밋한 봉우리를 넘으면 사거리 갈림길인 생활고개에 닿는다. 오른편으로 100여m 내려가면 샘터가 있다.

곧바로 직진해 올라서면 생곡과 장락마을 사이의 의성봉(265m)이다. 산정주변은 산불 흔적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 너머로 봉화산이 까마득하다. 두 갈래 길에서 오른편으로 오르다가 방송국 송신탑이 나오기 전의 왼쪽 길로 10여 분 진행하면 소불등고개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편 성산마을 건너편의 노적봉을 내려다보고 직진하면 녹산농협 성산지소 앞으로 내려서게 되고 녹산수문을 만나면서 산행은 끝난다.

녹산수문은 1934년 준공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큰 개폐식 수문이다. 낙동강 하구의 바닷물이 김해평야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강 상류에서 흘러드는 물을 조절해 김해평야를 경남의 곡창지대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일제시대 수탈정책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수문 위의 녹산교를 건너면 노적봉이다. 수문공사 전에는 강 가운데에 있던 독뫼로, 녹두만큼 작은 섬이란 뜻의 녹도(菉島)라 불렸다. 임진왜란 때 이 섬을 노적가리로 위장하기 위해 짚으로 둘렀다 하여 노적봉으로도 부른다.  

#산행길잡이
봉화산은 시내에서 지하철과 시내버스로 연결되는 교통의 편리함도 있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륙색에 물과 간식을 챙겨 넣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산이다. 산행시간은 성고개에서 시작해 구치봉~봉화산~274m봉~의성봉~녹산수문까지 2시간30분 정도면 끝난다.  

#교통
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서 5번 출구로 나와 용원행 58번 시내버스를 타고 산행 들머리인 성고개에서 내린다. 하산 후에는 노적봉 능엄사 입구에서 58번 시내버스나 6, 7, 12, 16번 마을버스를 타면 하단 지하철역까지 나올 수 있다.

노적봉 건너편에는 민물장어구이집 장룡수산(051-971-8077)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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