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경찰청 뒤편 27년전통의 '뚜껑집' 02)392-0405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휴무/주차 절대불가 30분 2000원/모둠구이(베이컨·소시지·스테이크)와 부대찌개
우선 뚜껑집의 매력은 철판에 올린 모둠의 질서정연함. '부대'찌개집이니만큼 군대 용어를 빌리자면, 오(伍)와 열(列)을 맞춰 정연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베이컨·소시지·스테이크의 배열이 예술이다. 함께 놓은 양파와 감자까지 군기가 잡혀 있다. 두 번째 매력은 이 집을 운영 중인 할머니 세 자매의 카리스마. 육두문자 휘날리는 욕쟁이 할머니집 계열은 아니지만, 첫인상은 무뚝뚝함 혹은 카리스마. 그러나 낯이 좀 익으면 친손자 대하듯 "이거 먹어라, 이걸 찍어 먹어야 맛있다"고 재바르게 참견한다. 따라서 툭하면 뚜껑 열려 "언제 봤다고 반말이냐" 울컥하는 스타일이라면, 출입을 재고해주시기를. 주인장 할머니의 이름은 허희진(68)씨. 목욕 다녀와 덜 마른 머리를 보자기로 감은 채 "우리 세대 이름치고는 예쁘지 않느냐"며 자찬이다. 말이 거의 없어 '침묵의 카리스마'로 불리는 큰언니가 옆으로 와 한마디 툭 던진다. "밥 위에 베이컨 얹고, 김치 한 조각 올려놓고 먹어봐." 밥 한 공기가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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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메뉴는 부대찌개와 존슨탕(부대찌개+쇠고기)만 주문받고, 저녁에는 모둠구이도 먹을 수 있다.
메뉴는 이렇듯 단출하지만, 이 단출한 메뉴를 먹는 방법은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일단 스테이크는 미디엄으로 구워 스테이크 소스에 찍어 먹고, 짠물을 뺀 소시지와 베이컨은 데우기만 해서 겨자 소스에 찍어 먹는다는 것이 다수설. 하지만 '큰언니'가 개발한 방식대로 밥·베이컨·김치 조합이나 밥·소시지 조합, 혹은 김치까지 구워 먹는 '40대 한국아저씨 스타일'의 조합도 가능하다. 할머니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또 하나의 변주가 있다. 적당량을 구워 먹은 뒤 절반쯤 남았을 때 공깃밥을 시켜 김치까지 넣고 볶음밥을 만드는 방식이다. 부대찌개를 추가로 시키지 않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할머니가 투덜거리지만, 이 역시 놓칠 수 없는 맛이다. 부대찌개는 걸쭉하기보다 칼칼하고 담백하다.
어릴 적 삼촌을 따라간 시내 이름 모를 술집에서 술에 취해 노래 부르던 삼촌, 그 삼촌 옆에서 안주 주워 먹던 재미, 그런 재미도 다해서 “빨리 집에 가자”고 조르던 초등학교 시절. 그때 그 시절 술집 풍경이 남아있다. 40년을 넘겼으니, 무수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맛 검증을 받은 셈.
돼지갈비(7000원)는 잡냄새 없이 약간 달달하고 부드럽다. 갈비로 주린 배를 어는 정도 채우고 나면 본격적인 술 안주가 등장한다. 바로 돼지 껍데기(5000원). 다른 집에서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두툼하다. 달콤짭짤한 간장 양념장과 콩가루에 찍어 먹는다.
돼지 껍데기는 자칫 무미하고 질기고 퍽퍽하기 십상인데, 이 집에서는 정말 쫄깃한 별미로 만들었다.
매콤한 낙지 볶음 ‘일품’ 오키도키 02-754-3944
점심시간이면 어딜가나 사람들로 붐비기 마련이다. 느긋하게 밥을 먹는 것은 언감생심일 뿐. 아무리 맛있는 요리라도 이리저리 사람들 눈치보며 먹다보면 그 ‘맛’을 느끼지조차 못하기가 일쑤다. 이런 면에서 ‘오키도키’는 입맛과 마음의 여유를 한 번에 모두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서소문 대한항공 건물에서 조금 더 올라가 우측 골목길로 빠지면 바로 지하에 위치한 ‘오키도키’를 찾을 수 있다. 내려가는 계단 길목에서부터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며 식욕을 돋운다. 이 곳 메뉴는 낙지볶음과 제육볶음, 돈까스, 김치 볶음밥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강 국장은 매콤새콤한 낙지볶음을 손꼽는다. 빨갛게 버무려진 양념이 미각과 후각 모두를 자극한다. 하얀 쌀밥에 슥슥 비벼 먹는 맛이란. 역시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식사 후에는 느긋하게 후식까지 즐길 수 있다. 커피, 홍차, 사이다 등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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