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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삼척 광동리 광동호 둥둥산

by 구석구석 200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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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에서 1일 8회(06:10, 07:40, 09:50, 12:20, 14:45, 17:50, 19:00, 19:30) 운행하는 조탄행 버스 이용, 조탄에서 하차하여 1.7km 걸어간다. 하장행 버스를 탔으면 노장골 입구에서 하차.

 

 

 

강원도 오지의 둥둥산

백두대간 상의 청옥산(1,402.7m) 정상에서 남릉으로 도상거리 약 8km쯤에 항상 정수리에 구름을 이고 있다고 하여 둥둥산(1,208.3m)이란 이름을 얻었으나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베일에 가려있는 산이다.

 

 

가운데 뽀족한 산이 찌걱산

 

산행 들머리나 날머리는 35번 국도가 광동호를 끼고 도는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숙암리 숙뎅이 마을 노장골로 잡았다. 대여섯 집이 사는 노장골 입구에서 세 번째 농가를 지나 왼쪽에 보이는 자그마한 지능선으로 올라가는데도 작은 키 나무들이 초장부터 태클이다. 5분쯤 올라서자 시야가 확 트이는 고랭지 배추밭이다. 짙푸른 광동호 건너편에는 쇠뿔  양으로 솟구친 찌걱산(지각산·904m)이 특이하다.

 

광동댐이 생기기 전에는 백두대간 상의 청옥산과 두타산에서 발원한 죽현천과 백두대간 상의 금대봉 검룡에서 발원한 대박산천(일제가 골지천으로 개명)이 서로 만나는 곳인데, 호수가 생긴 후 어째 옛 경치만 못하다.

 

예전에는 움푹 패인 찌걱산 아래에서 두 물줄기가 아기자기하게 합수하던 곳에 기기묘묘한 암반들에 무척 수려한 길이 있었는데, 그 길을 가던 남녀가 여기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꼭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성의 음부를 닮은 찌걱산의 깊숙한 사타구니를 향하여 건너편에 있는 조고봉(958.8m)의 산줄기는 남성의 성기를 닮아 발기한 형상으로 돌진하는 모습은 지금도 무릎을 치게 하는 기경이다. 지형도를 자세히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배추밭을 뒤로 하고 북릉을 따라가자 강릉김씨 묘를 하늘 찌를 듯이 솟은 소나무들이 에둘러쳤다. 묘를 뒤로 하고 잠시 급경사를 오르는데 전혀 길이 없어 작은 키 나무들 사이를 허리를 굽혀 각개전투 흉내를 내며 요리조리 빠져 올라가자 노장골에서 올라오는 낡은 폐임도를 만났다. 나무젓가락처럼 주욱 뻗은 쌍 소나무 사이로 남쪽 조망이 멋들어졌다.

 

▲ 폐임도를 벗어나면 하늘을 찌를 듯이 솟ㄴ은 신갈나무 숲에 길도 없는 평탄한 지형에 방향감각을 잃기 쉽다.

 

여기서부터는 사면으로 이어져 북으로 가는 폐임도를 따라간다. 말이 임도지 싸리나무와 가시가 있는 산딸기나무, 드릅나무가 사람의 키만큼 자라 옷이고 팔뚝이고 마구 긁어댄다. 그래도 뒤로는 찌걱산, 조고봉, 덕항산, 삼봉산, 시무대산, 매봉산, 대덕산 등 태백시에 솟은 산들의 조망이 좋아 팔뚝에 맺힌 핏자국을 보상해준다.

 

한동안 북으로 가던 임도가 급히 오른쪽으로 꺾으며 능선으로 올라간다. 주능선에 닿으니 절개지 너덜에 몸을 말리던 뱀들이 인간의 발소리에 슬그머니 돌틈으로 몸을 숨긴다. 뱀을 보았으니 맴이 쪼그라들어 발밑을 유심히 살피며 가시밭에 더구나 보행이 느려터졌다.

 

임도가 주능선을 따라가더니 슬그머니 없어져 버리고는 사방이 온통 가시를 지닌 식물들이 밀림을 이뤘다. 참으로 난감하다. 어물쩡거리다가 물속으로 뛰어들 듯 수해를 하며 잠시 지옥 같은 가시덩굴을 빠져나가니 강원도 고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신갈나무군락지다. 허나 펑퍼짐한 지형이라 마루금을 따라 가는 것 또한 과제다. 오미자 덩굴에는 오미자가 붉게 익어가고 산돌배나무 아래에는 새콤한 싱그러운 향이 진동한다.

 

폐임도를 잃어버리고 신갈나무 군락 능선을 따른 지 약 30여 분 지나서 바위들이 나타나는 문바위등이다.
바위지대를 왼편으로 우회하여 나간 후 다시 주능선에 올라가자 부근의 나무들을 베어버려 미역줄나무와 산딸기나무가 엉클어져 뒤범벅이 된 중앙에 삼각점(308 재설, 77.6 건설부)이 박혀있는 둥둥산 정상이다.
서쪽으로 조망이 조금 열렸을 뿐 사방이 먹통이다.

하산은 오르던 길을 되잡아 내려간다. 올라올 때는 문바위등 삼거리에서 40여 분 소요되었으나 내려갈 때는 25분 걸렸다. 문바위등을 지난 삼거리에서 왼쪽 능선으로 길을 잡는다.

▲ [좌]하산길 노장골 물가에 핀 궁궁이 꽃. [우]노장골 입구 농가 뒤로 보이는 둥둥산.

 

빼곡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 어두컴컴한 숲을 요리조리 비집고 길을 만들며 하산하기를 약 40분 소요에 지금까지 따르던 능선을 접고 무작정 오른쪽 노장골로 떨어진다. 머루, 다래, 오미자가 지천이다. 노장골에 닿으니 산판길에 어수리, 궁궁이, 개구릿대 산형과 식물들이 하얀 꽃으로 계곡을 덮었다.

 

매미소리와 소리 지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노장골을 빠져나오니 찌걱산과 광동호가 반기고 뒤를 돌아보니 두리둥실 둥둥산이 흘러가고 있다.

월간산 김부래 태백 한마음산악회 고문

 

산행길잡이 노장골~(35분)~폐임도~(1시간40분)~문바위등~(40분)~정상~(25분)~문바우등삼거리~(40분)~남동릉~(20분)~노장골 입구

 

숙식 하장의 현대식당민박(033-552-0046) 이용. 태백의 맛나분식은 배달과 산행도시락 주문(033-552-2806, 016-348-5770)이 가능하다.
태백고원 자연휴양림(033-550-2849)이나 스키마을삼계탕(033-552-0166)도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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