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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기도

이천의 가을철 농촌체험여행

by 구석구석 200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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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볼거리, 쌀문화축제가 있는 이천 농촌체험여행


 

여성동아 2008.10 글·김민지 기자 / 사진·성종윤‘프리랜서’

 

 

▲1 경기도 이천 설봉공원에 자리한 도자와 철로 만든 야외 전시물 ‘소리나무’. 바람이 불면 도자 잎사귀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아름답게 울린다. 2 창경궁의 건축양식을 본떠 만든 이천시립박물관 전경. 3 다도 예절을 배울 수 있는 설봉공원 내 전통 다도 한옥교실.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할 쌀을 생산하던 경기도 이천은 깨끗한 자연과 맑은 물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시골마을 풍경과 농촌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체험여행지로 제격인 이천을 다녀왔다.

 

논밭 가득 곡식이 익어가는 수확의 계절 가을, 우리 농촌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어떨까. 진상미의 생산지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은 방아찧기·송아지 여물 먹이기 등을 할 수 있는 자채방아마을, 재래 방식으로 술을 빚는 부발양조장 등이 있어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좋은 곳이다. 매년 10월이면 쌀문화축제가 열려 우리나라에서 첫손에 꼽히는 이천쌀밥을 맛보고 무지개가래떡도 만들며 거북놀이 등 다양한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우리 농업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이천시립박물관 031-644-2946~7 www.icheon.go.kr/newIcheon/org/museum

 

이천 여행은 설봉산 자락에 자리한 설봉공원에서 시작한다. 높이 80m의 고사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쏘아올리는 설봉호수, 세계 유명 작가의 조각작품이 전시돼 있는 설봉국제조각공원, 이천도자기축제 행사장인 이천세계도자센터 등이 모여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곳에서 빼놓지 말고 들를 곳은 우리 농업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이천시립박물관. 창경궁의 외관을 본떠 만든 건물 안에 옛 농기구 등을 전시한 농업역사실·향토유물실 등이 있어 농촌체험여행의 출발지로 삼기에 좋다. 이천 시민이 기증한 옛 물건을 모아 전시한 기증유물실에는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술을 7할 이상 채우면 모두 흘러나가게 만든 술잔 계영배, 옥새의 전통 제작기법을 전수한 민홍규 선생이 조선 옥새를 복원한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는 없다.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 추석과 공휴일 다음 날은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방문인원이 5명 이상이면 박물관 안내도 받을 수 있다. 

 

아름다운 시골마을에서 즐기는 농사·전통놀이 체험~ 자채방아마을

031-634-4283, 016-665-4822(김길재) http://banga.go2vil.org

 

 

자채방아마을은 재래종 ‘자채벼’ 생산지로 유명했던 마을이다. 자채벼에서 나온 쌀로 지은 밥은 희다 못해 푸른기가 돌면서 기름이 흘렀다고 한다. 임금에게도 진상됐다. 아쉽게도 자채벼는 한 톨 남김없이 사라져 이제는 그 맛을 짐작만 할 뿐이다. 자채벼를 키우며 부르던 ‘자채방아’ 농요는 아직도 전해온다.

 

요즘 이 마을은 전통 농촌문화 체험장으로 다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 2002년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된 이후 매년 5000여명이 방문했다. 마을대표 김길재씨는 “하루 평균 200명이 마을을 찾는다”고 했다.

 

요즘 마을 체험 하이라이트는 쌀이다.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햅쌀을 수확한다. 쌀을 방앗간 정미기에서 바로 찧어서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 밥을 지어준다. 가마솥에 고구마도 쪄준다. 햇 고구마가 밤처럼 포실포실하고 달콤하다. 마을 어른들이 방문객들을 데리고 다니며 벼가 쌀로 변하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이 된다. 옛날에 사용하던 물레방아, 연자방아, 디딜방아 등 방아시설을 볼 수 있고, 원통형으로 생긴 구식 탈곡기에 벼를 털어보는 등 농사체험도 가능하다.

 

▲1 트랙터 타고 마을 한 바퀴를 도는 자채방아마을 트랙터 타기 체험. 2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했던 ‘자채벼’가 익어가고 있는 황금빛 들판. 3 마을에 있는 메타스쿼이아 숲을 걸으면 시원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체험 프로그램은 계절별로 다양하다. 아이들은 ‘미꾸라지 잡기’<사진>를 가장 재미있어 한다. 지난 13일 자채방아마을을 찾은 이천시 송정초등학교 3학년 학생 50여명은 논두렁 옆 웅덩이에서 첨벙첨벙 걸어다니며 그물로 미꾸라지를 잡느라 정신 없었다. 힘 좋은 남자 아이들은 ‘떡메치기’를 하면서 즐거워했다. 활쏘기, 장치기 등 민속놀이도 해볼 수 있다.

 

마을에 와서 농촌체험을 하겠다고 예약만 하면 마을 주민들이 알아서 체험코스를 짜주고 안내해주니 편리하다. 3끼와 1박이 포함된 ‘1박2일 체험’(어른·아이 모두 3만5000원), 1끼만 포함된 ‘당일 체험’(어른·아이 모두 1만2000원) 중 하나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자채방아마을은 이천시 대월면 군량리에 있다. 서울에서 찾아오려면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서이천IC에서 빠져나와 3번국도를 타고 이천시 방향으로 달린다. 이천시청과 하이닉스반도체를 지난 뒤 모가·설성 방향으로 우회전해 7㎞쯤 달리면 대월면 군량1리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자채방아마을이다. 좌회전 지점이 언덕바지라 약간 위험하니, 반드시 반대 방향을 미리 확인한다.

 

 

전통 막걸리·한과 맛보는~ 부발양조장·단드레 한과

 

막걸리·한과는 쌀과 더불어 이천을 대표하는 특산품. 이천에는 지금도 전통방식 그대로 막걸리와 한과를 만드는 곳이 남아 있다. 대를 이어 막걸리를 빚고 있는 부발읍 부발양조장에 가면 입구부터 술이 발효되는 시큼한 냄새가 풍긴다. 이곳에서는 밥솥에 쌀을 넣고 찐 다음 말린 것에 누룩·물을 섞어 밑술을 만든 뒤 이틀 정도 상온에 내놓아 막걸리를 만든다. 재래 양조장을 구경하고 나면 어른들은 즉석에서 만든 막걸리를 맛볼 수도 있다. 문의 031-632-5006

 

단월동 단드레마을에서는 단드레 한과공장에 꼭 들르자. 아주머니들이 옹기종기 앉아 한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단드레 한과는 이천쌀과 황기·참깨·오미자·쑥 등 토속 원료에 꿀과 물엿을 더한 뒤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들여 빚는다. 호박·체리·땅콩 등을 넣은 한과도 판매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땅콩강정은 볶은 땅콩을 설탕시럽에 졸인 뒤 땅콩이 쫀득쫀득하게 되면 사각 틀에 놓고 엎어 굳힌 뒤 적당하게 썰어 만든다.

 

한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본 뒤에는 막 나온 한과를 먹는 재미도 함께 누릴 수 있다. 한과 제작과정을 보기 위해서는 방문 전 전화로 문의해야 한다. 문의 031-633-5898 www.2000ddl.com

 

 

무지개가래떡 만들기, 맛있는 쌀밥짓기… 이천쌀문화축제

 

 매년 가을, 경기도 이천에서 열리는 쌀문화축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촌축제다. 올해는 10월23일부터 4일 동안 설봉공원 곳곳에서 진행된다. ‘풍요의 땅, 생명의 씨앗’이라는 주제 아래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는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축제 개막일에 열리는 ‘무지개가래떡 만들기’. 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함께 600m 길이의 무지개가래떡을 뽑아 먹으며 쌀의 소중함을 깨닫고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이벤트다.

 

 이천시 12개 읍·면에서 출전한 쌀밥 짓기의 달인들이 밥짓기를 겨룬 뒤 가장 맛있는 밥을 지은 사람을 선발하는 ‘이천쌀밥명인전’도 눈길을 끈다. 이천시는 축제기간 중 하루 한 명씩 쌀밥명인을 선발한 뒤 마지막 날 4명이 최고의 명장 자리를 놓고 겨루게 할 계획이다.


대형 가마솥에 2천 명분의 밥을 지어 관람객과 함께 나눠먹는 ‘가마솥이천명이천원’ 외에도 축제기간에는 조선시대 임금에게 쌀을 진상하던 모습을 재현한 진상행렬 구경, 조상들이 추석을 축하하며 즐기던 거북놀이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축제는 공원 내에 마련된 풍년마당·쌀문화마당·동화마당·햅쌀거리·놀이마당·기원마당·쌀밥카페·주막거리 등에서 진행되는데, 축제장 입구에서 관광객에게 배포한 응모권에 7개 이상의 기념 스탬프를 찍은 뒤 응모하면 매일 추첨해 이천쌀을 경품으로 지급한다. 문의 031-644-4121 www.ricefestiva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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