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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고흥 동강면-15번국도-첨산 두방산

by 구석구석 2008.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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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도로 순천 나들목~벌교~15번 국도~동강면 운동·택촌(첨단산장)·당곡

 

고흥의 수문장…송대립 의병장 순절한 첨산

말의 명당자리가 있어 말봉산으로도 불린 두방산(斗傍山·489m)은 옛날 귀절암이 있었기에 귀절산으로도, 임진왜란 때는 낙안군수와 송득운 장군을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서산으로도 불렸으며, 향토사에는 지내산으로도 기록돼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모 방(方)을 쓰는 산이름이 일제 때 곁 방(傍)으로 왜곡됐다.

 

첨산(尖山·313m)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서 김범우의 눈을 통해 필봉, 또는 신비로운 산으로 묘사되고 있다. 고흥의 수문장처럼 문턱에 자리 잡고 있어 주민들이 신성시하고 함부로 오르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는 산으로, 그런 산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도 아름다운 일일 거라고 표현했다.

 

 

마륜(馬輪)은 선비들이 마차 타고 넘나드는 마을이고, 과거보러 한양이나 전라감영이 있던 전주를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고개가 바로 뱀골재다. 선량한 선비는 미녀가 길을 인도하여 과거급제를 한 반면, 부도덕한 선비가 고개를 넘을 때는 큰 뱀이 고개에 진을 치며 길을 막아 과거에 낙방하게 했다는 전설이 흥미롭다. 탐관오리나 부도덕한 사람을 고흥땅에 들지 않게 하려는 조상들의 재치가 엿보인다.

 

첨산은 정유재란에는 임진왜란 때 이 충무공의 막하로 활동했던 송대립 장군이 의병을 모아 분전하다가 순절한 곳이다. 주민들은 이 첨산을 숫첨산, 순천 동송리의 첨산을 암첨산으로 일컫는다.

 

산줄기는 호남정맥 존제산을 지나 동쪽으로 가지 친 고흥지맥이 태봉과 장군봉을 지나면 동쪽으로 두방산, 병풍산, 비조암, 첨산의 산줄기를 내려놓고 고흥으로 줄달음친다. 행정구역은 고흥군 동강면 대강리, 마동리, 한천리에 걸쳐있다. 

 

두방산 들머리는 15번 국도의 고인돌공원, 동강면 당곡 마을과 한천리 운동 마을 등에서 4시간 정도 소요되나, 두방산에서 첨산까지 답사하려면 제1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등산안내도와 효부 경주이씨 비문을 지나면 당곡 마을 삼거리에 이정표(용흥사 0.75km, 두방산 1.85km)가 마중나온다. 대형 버스는 15번 국도변에 주차해야하나 도로공사와 주차시설이 완료되면 마을까지 대형 버스 진입이 가능해진다.

 

당곡 마을 우측 용흥사 방향으로 오르면 두방산이 삼각추처럼 다가서고 대나무숲이 무성하다. 당곡저수지를 지나면 이정표(북쪽 용흥사 0.4km, 서북쪽 두방산)가 산객을 맞는다(국도에서 20분 거리). 이곳에서 용흥사와 서북쪽 산길로 갈라지며 두 길은 해조암터의 귀절암 아래 삼거리에서 만나게 된다.

 

동강면에서 등산로를 정비하고 이정표를 설치해서 산행이 편리하고, 화정산악회와 동강라이온스산악회 리본이 친절하게 안내한다. 임도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오르면 급경사가 시작되며 인내력을 시험한다. 다리쉼하며 뒤돌아보니 전망이 탁 트여 바둑판같은 농경지와 잿빛으로 반짝이는 벌교 앞바다인 여자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너덜길을 오르면 대문바위가 불시검문하고, 시누대가 무성한 해조암터 거대한 귀절암 아래에 3개 동굴이 반겨준다(국도에서 50분 소요). 좌우 동굴에 물맛 좋은 석간수가 있는데, 좌측 동굴이 더 크고 양도 많다. 북쪽엔 병풍산, 북동쪽엔 유난히도 뾰족한 첨산, 동쪽엔 여자만이 시원스럽게 다가오며, 가슴이 탁 트인다.

 

더 오르면 능선 삼거리 이정표(병풍산 1.8km, 용흥사 1.1km)에 닿는다. 남쪽의 너럭바위 전망대를 정상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두방산은 북쪽 병풍산 방향으로 가야한다.(국도에서 1시간15분 소요). 동강면 들녘과 득량만, 여자만이 한눈에 잡히고, 팔영산과 운암산이 고개를 내민다.

 

 

삼거리로 되돌아와 북쪽을 향하면 암릉이 천혜의 성벽처럼 다가오고, 동쪽은 암벽이 병풍을 첩첩이 둘러친 것처럼 보이는 병풍산이 다가온다. 두방산 정상이 가까워오자 신선이 머무를 것 같은 신선대에 장군바위가 우뚝 솟았다. 장군바위는 누운 여자의 속눈썹에 해당돼 눈썹바위라고도 하는데, 흔들려서 흔들바위라고도 한다.

 

옛적에 이 능선에 100개 바위가 늘어서 있었는데, 산 뒤쪽 보성 주민들이 바위가 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99개를 쓰러트렸으나 장군바위를 쓰러트리려고 할 때 마른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쳐서 남았다는 전설이 있다.

 

신선대를 올라서면 두방산 정상이다(1시간35분 소요). 삼각점(순천 24)이 마중 나오고 사방이 막힘없는 조망대다. 서쪽 득량만과 작은 오봉산, 서북쪽 제암산과 일림산, 북쪽 금전산과 제석산, 북서쪽 호남정맥의 고동산과 존제산, 남쪽 여자만과 팔영산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두방산에서 병풍산 가는 암릉은 천혜의 성벽을 걷는 기분이다. 암릉을 지나 산벚나무 아래서 오찬을 즐기는 산벗들의 행복한 모습이 좋다. 용흥사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코재에 닿으면 쥐똥나무 꽃이 향기를 내뿜는다(두방산에서 40분 소요). 이정표(두방산 0.9km, 병풍산 1.9km)가 가리키는 병풍산으로 향하면 오름길이 한바탕 땀을 쏟게 한다. 고스락을 내려서면 뾰족한 첨산과 새가 나는 형상의 비조암이 눈앞에 성큼 다가선다.

 

병풍산에 닿으면(두방산에서 1시간 소요) 홀로 선 이정표(용흥사 1.4km, 비조암 0.8km)가 나온다. 비조암과 첨산, 그리고 남해가 한눈에 보인다. 형제봉을 내려서면 우회로를 만나고 6개 나뭇가지가 서로 짝짓기를 하듯 2개씩 붙은 나무를 보니 금산사 부도암 위의 사랑나무가 생각난다. 능선을 걸으면 마치 부처손처럼 생긴, 6개 가지를 친 팽나무가 눈길을 잡는다.

 

100명쯤 머물러도 됨직한 여러 너럭바위로 이루어진 비조암에 올라서면 한 마리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두방산에서 1시간25분 소요). 주변 마을과 남해가 한눈에 보이는 조망대다. 하산은 두 갈래로, 북동쪽은 고인돌공원과 운동 마을(1km), 첨산은 동쪽으로 이어진다.

 

첨산은 다가갈수록 붓끝처럼 뾰족하고 우람하다. 너덜길을 지나면 나무를 칭칭 감고 영양분을 흡입하여 고사시키는 마삭줄이 하얀 꽃을 곱게 피우고 향기를 선물한다. 칭찬해야할지 미워해야할지 갈피를 못 잡겠다.

 

산줄기가 뚝 떨어지다가 잘록이에 이르면 원매곡과 택촌을 잇는 사거리를 만난다. 다리쉼을 하고 잘 정비된 등산로를 오르면 남쪽으로 원매곡제에서 오는 삼거리에 닿는다. 흙길이 갑자기 바윗길로 변해 급경사를 이루며 인내력을 시험하고, 매곡저수지와 원매곡 마을이 다가온다.

 

마지막 힘을 다해 첨산에 닿으면 사방이 막힘없이 좋다(두방산에서 2시간30분 소요). 두방산, 비조암, 병풍산이 의좋은 삼형제처럼 사이좋게 다가온다. 암릉을 내려가면 육산으로 바뀐다. 묘소와 택촌 마을 앞 전신주로 만든 다리를 지나 시멘트길을 걸으면 모내기를 끝낸 들녘이 파란 옷으로 단장했다. 안터가든(833-4974) 안내판을 지나 벌교와 동강을 잇는 15번 국도변의 첨단산장에 닿는다(첨산에서 40분 소요).

 

○제1코스  15번 국도~(1.4km)~당곡~(1.3km)~전망대 능선~(0.6km)~두방산~(2.2km)~병풍산~(0.8km)~비조암~(2.3km)~첨산~운동~15번 국도(첨산산장) <10km, 점심시간 포함 5시간 소요>
○제2코스  15번 국도~(1.4km)~당곡~(1.8km)~용흥사~(0.7km)~전망대능선~(0.6km)~두방산~(2.2km)~병풍산~(0.8km)~비조암~(2.1km)~운동 <7.6km, 4시간 소요>

 

/ 월간산 김정길 전북산사랑회 회장

 

 

문난갈비탕집(061-833-2052) 순천에 가면 한정식, 벌교에 가면 꼬막이 지역 음식을 대변하듯 동강면에 가면 33년 전통의 소문난갈비탕집이 유명하다. 동강의 5일장이 서면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는 좋은 소갈비를 재료로 밤새 푹 고아 육수를 우려내는 담백한 맛이 비결이다. 일반 예식장에서 먹는 갈비탕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일식당(857-1672) 벌교우체국 후문 옆에 있는 이 식당은 꼬막정식 1인분 15,000원, 짱둥어탕 5,000원에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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