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골 무안의 청계와 몽탄을 동서로 구획하는 승달산(僧達山·317.7m)은 예부터 풍수지리상 고승이 제자들을 모아놓고 불공드리는 노승예불(老僧禮佛) 지세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승달산은 목동과 황소가 절터를 잡았다는 목우암(牧牛庵), 불법이 샘솟는다는 법천사(法泉寺), 옛적에 건물이 90여 동이나 있었던 거찰 총지사터를 품었고, 호남의 8대 명당 중 제1 명당이라는 유명세 때문인지 산줄기에 유난히 무덤이 많다.
승달산은 목포 유달산과 쌍벽을 이루며, 북쪽의 무안 남산~연징산~마협봉, 남쪽 국사봉~유달산으로 이어지는 영산기맥의 끝자락 산줄기 중 가장 높고 계곡이 깊으며 수림이 울창하다.
승달산 정상에 서면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과 은빛으로 빛나는 서해바다가 환상의 장면을 연출하며 산객의 발길을 잡는다. 게다가 운암반도와 압해도 섬들에 둘러싸인 서해바다가 마치 호수처럼 느껴지고, 북으로 봉대산과 모악산, 북동으로 금성산과 가야산, 동으로 안의산. 덕룡산. 국사봉, 동남으로 월출산과 흑석산, 남으로 유달산이 조망된다.
무안의 주산인 남산에서 연징산으로 이어지는 등산코스도 각광받는다. 한국지명총람과 무안문화원 박성배 국장(061-452-8648)에 의하면 남산은 무안읍성의 못 연(淵), 맑을 징(澄)을 쓰는 연징산 주변은 용샘을 비롯한 물 맑은 연못과 샘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무안과 나주의 젖줄인 몽탄강(夢灘江)은 고려 태조 왕건과 견훤의 격전지로 유명하다. 후백제 견휜의 인해전술을 감당하지 못해 포위당한 왕건이 꿈속에 나타난 백발노인의 도움을 받아 영산강을 건넌 후 화공법으로 대승을 거뒀고, 견훤은 겨우 목숨만 부지하여 도망갔다. 왕건이 현몽으로 여울을 건넜다는 의미로 몽탄강으로 불렀다는 설화다.
산줄기는 호남정맥 내장산 까치봉 어깨를 지나 순창새재에서 서쪽으로 가지 친 영산기맥이 영산강을 가르며 정읍 입암산, 고창 방장산과 문수산을 지나 남쪽으로 내달리며 영광 불갑산, 함평 군유산, 무안 연징산, 마협봉, 승달산을 거쳐 목포 유달산에서 서해로 숨어든다. 물줄기는 영산강에 살을 섞은 뒤 서해에 골인한다.
/ 월간산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상근부회장
산행길잡이
○제1코스 무안 남산(백제모텔 맞은편)~(3.1km)~연징산~대치령~(3.2km)~마협봉~(3km)~구리봉~깃봉~(2.7km)~하루재~(1.3km)~승달산~(0.5km)~깃대봉~(0.5km)~남릉~(2.5)~목포대 정문 <16.8km, 점심시간 포함 7시간 소요>
○제2코스 목포대 정문~(1.3km)~매봉~(1.5km)~깃봉~사자바위~하루재~(4km)~승달산~(1.2km)~하루재~안부~(2km)~목포대 정문 <10km, 4시간 소요>
○제3코스 법천사 석장승~(0.7km)~승달산~(1.2km)~하루재~목포대 생활과학대~(2.8km)~정문 <4.7km, 2시간 소요>
맛집
무안의 5미(味)인 무안갯벌 세발낙지, 명산 장어구이, 도리포 숭어가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긴다(문의 무안군청 061-450-5319). 특히 게르마늄이 다량으로 함유된 무안갯벌에서 잡히는 발이 가는 세발낙지는 맛이 뛰어나다. 영산강 하류인 몽탄면 명산리는 장어구이로 유명하며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아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다. 도리포는 낚시꾼들이 즐겨 찾으며 갓 잡은 자연산 숭어회가 일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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