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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영암 영암읍-월출산 구정봉

by 구석구석 2008.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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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하늘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  영암 월출산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에 접해 있는 월출산(月出山, 809m)은 산세가 웅장할 뿐만 아니라 기묘하게 생긴 바위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많아 예로부터 영산(靈山)으로 불렸다. 천황봉을 주봉으로 장군봉, 사자봉, 구정봉, 향로봉 등이 이어지면서 장엄하고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감동이 온몸에 밀려드는 아름다운 산이다. 

월출산 천황봉 일출

신라 시대에는 월나산(月奈山), 고려 시대에는 월생산(月生山)이라 부르기도 했던 월출산. 탁월한 문장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김시습이 "달은 하늘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고 노래하며 월출산을 예찬한 것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꼭 한 번은 찾고 싶은 산이었다.

 

그래서 산 중턱에 걸려 있는 하얀 달의 낭만적 풍경을 그리며 웅장한 바위들과 어우러진, 한 폭의 한국화 같은 월출산의 아름다움을 늘 내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 지난 2일, 나는 마침 그곳으로 산행을 떠나는 '마운틴 M 산악회' 사람들을 따라 전남 영암으로 산행을 나설 수 있었다.

 

월출산국립공원 개신리 천황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께. 사자봉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천황사를 거쳐 계속 오르막을 올라갔다.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이 있어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암벽 위를 잠시 올려다보기도 했다. 내가 엄두조차 못 내는 일을 용감히 도전하고 있는 그 사람이 부럽다.

 

1시간이 채 안 되었을까, 월출산의 명물로 매봉과 사자봉(510m)을 잇는 늘씬한 구름다리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78년에 세운 다리가 시설이 노후하고 너비가 좁아 재시공을 하여 2006년 5월 12일에 개통되었다. 길이 54m, 너비 1m, 지상고 120m로 땅에서 다리까지 높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그러나 올 5월에 경북 봉화군 청량산에 세워진 하늘다리에 비하면 길이가 짧고 너비도 좀 좁은 편이다. 한꺼번에 200명이 건너가도 끄떡없다는 월출산 구름다리에는 등산객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그래서 구름다리 건너 천황봉 쪽으로 나 있는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려면 줄을 서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

 

 통천문 그곳에서 천황봉 정상까지는 한마디로 멀고 먼 길이었다. 오르막도 많고 계단도 많고 사람들도 많았다. 사자봉을 지나고 경포대 삼거리를 거쳐 통천문 삼거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40분께였다. 거기서 천황봉 정상까지는 0.3km 거리이다. 통천문(通天門)은 천황봉에서 동북쪽으로 약 100m 아래에 위치한 바위굴로 월출산 최고봉인 천황봉에 이르는 문(門)인 셈이다.

 

그런데 통천문을 통과하자마자 바로 천황봉 정상이 눈앞에 펼쳐지리라 여겼던 기대와는 달리 또 계속 걸어가야만 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게다가 자꾸 머리가 어지럽고 갑자기 심장이 멎는 듯하면서 숨이 콱 막혀 그대로 계단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고 물도 마시며 기운을 다시 차려서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올라갔다.

 

그렇게 해서 천황봉(天皇峯) 정상에 이른 시간은 오후 2시께. 천황봉 정상에는 300여 명이 앉을 수 있다는 평평한 암반이 있어서 그럴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등산객들이 그곳에서 점심을 먹는 바람에 정말이지, 반찬 냄새가 코를 찔렀다. 더욱이 정상 표지석 앞에서 끊임없이 포즈를 취하는 등산객들 때문에 표지석 사진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는 일마저 포기해 버리고 나는 구정봉 쪽으로 내려갔다.

 

오후 3시가 넘어 남근바위를 구경할 수 있었다. 남성을 상징하는 바위로 봄이 되면 그 바위 상단에 철쭉꽃이 피어난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문득 충북 제천시 동산(896.2m)의 우람한 남근석이 떠올랐다. 높이가 3m 정도의 그 남근석이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우뚝 서 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나는 바람재 삼거리를 지나서 구정봉 정상 쪽으로 올라갔다. 얼마 후 굴의 깊이가 10m 정도로 굴 내부의 모습이 마치 여성의 국부를 연상하게 하는 베틀굴에 이르렀다. 베틀굴이란 이름은 임진왜란 때 그 부근에 살던 여인들이 난을 피해 이 굴로 숨어들어 베를 짰다고 하여 붙여졌다.

 

그것이 남근바위를 향해 있어 기묘한 자연의 조화라는 베틀굴의 표지판 글이 나를 빙그레 웃게 했다. 전남 장흥군 천관산 산행 때 남자 생식기를 닮은 양근암의 표지판 글 내용과 비슷해서였다. 구정봉 정상에 오르는 길에는 바위 틈새로 들어가는 재미도 있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어린아이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 몹시 신이 난다.

 

구정봉 하산길에서

구정봉(九井峯, 738m) 정상에는 아홉 개의 웅덩이가 패어 있다. 풍화작용으로 생성된 것으로 그 모양이 가마솥 같기도 하고 우물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럴까, 구정봉 정상에는 왠지 이야깃거리가 많을 듯하게 보인다. 가뭄에도 웅덩이 물이 마르지 않는다 하더니 많이 말라 버렸다. 심지어 담배꽁초까지 던져 놓은 웅덩이도 있어 보기에 안타까웠다.

 

구정봉 서북쪽 암벽에 있는 마애여래좌상(국보 제144호)을 보러 가고 싶었지만 왕복 1km 거리라 아쉽게도 가지 못하고 곧장 도갑사 쪽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미왕재 억새밭을 거쳐 지난해 늦가을에도 한 번  들렀던 도갑사(전남 영암군 군서면 도갑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께였다.

[자료 - 글 오마이뉴스 2008 김연옥]

 

개신리 449-1천황사 061-473-3790

 

영암군 읍내에서 해남, 강진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 가다가 월출산 쪽으로 들어오면 월출산 국립공원 입구 매표소가 있다. 여기에는 영암아리랑 노래비가 있으며 노래비를 지나 대나무 숲 사이로 500m 거리에 천황사가 있다.

 

월출산 사자봉 아래에 자리잡은 대한 불교법화종 사찰이다. 천황사는 월출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천황봉(해발 804m)의 이름과 같아 월출산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월출산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무위사, 서쪽에는 도갑사 그리고 동쪽에는 천황사가 월출산을 호위하고 있다. 문헌에 의하면 월출산에는 50여개 이상의 사암(寺庵)의 이름이 전하며, 속전으로는 99암자가 있었다고 전한다.

 

월출산의 사자봉(해발 700m)과 장군봉이 굽어보는 위치에 자리한 천황사는 사자봉의 웅대한 흐름을 견제하는 자리에 서있는 의미 깊은 사찰이다. 화재로 단 하나의 전각이던 천황사는 소실되고, 등산객들에게 마지막으로 먹을 물을 제공하던 돌로 된 석조(石槽)만이 남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갖게 하고 있다.

 

잘 조성된 등산로 돌길에도 사지(寺址)에서 가져온듯한 석재들이 놓여있어 재건과 정리가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자봉 정상에서 내려온 협곡을 따라 옆에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면적이 좁아 자연환경과 지형에 순응하여 대지를 조성하고 소규모 산지사찰이 설립되었다. 등산로 입구에서 약간 오르면 다소 급한 경사지에 3단의 대지가 있는데 그 맨 앞의 대지에 천황사가 있고 다른 단 위에는 건물지와 탑지가 좌 · 우에 있다.

 

절은 신라 말 고려 초 무렵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창건에 관련된 기록은 전혀 없지만 절에 남아 있는 유적과 유물을 통해 그렇게 추정하는 것이다. 특히 1995년 12월에서 1996년 1월에 걸친 목탑지 발굴 때 ‘사자사(獅子寺)’가 새겨진 통일신라시대의 명문 기와가 발견되어 천황사의 전신인 사자사가 이곳에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고려시대의 연혁은 알 수 없지만 목탑지가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그 법통을 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임진왜란 때 절이 폐허화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절에서 ‘순치병술년(順治丙戌年)’명문기와, 곧 1646년(인조 24)에 해당되는 연도가 새겨진 암막새 기와가 발견되어 그 해에 중창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영조 대(1725~1776)에 다시 중창되었는데 이 무렵 한 때 ‘칠산사’로 대칭되었다 한다. 그 뒤 20세기에 들어와서 1906년에 중창되면서 다시 지금의 절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1947년에는 영암군 무궁청년단에서 지어 수련장으로 쓰던 건물을 절에 기증하여 법당으로 만들었으며, 1953년에 법당 기와 불사가 있었다.

 

월출산 애련바위

구림한옥체험관(471-2333), 녹색농촌체험마을방문자센터방문자센터(471-7233 ), 천황사 시설지구 일대에 민박집들이 있다. 산악인의집 061-473-3778, 바위식당 473-3784, 산장식당 473-4918, 월출산민박 471-3313. 영암읍내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월출산이 조망되는 곳에 자리한 월출산온천관광호텔(061-473-6311)에서 숙식이 가능하다. 4인 기준 96,800원. 비수기와 평일에는 30% 할인. 군청 앞에 영진장여관(061-473-0788), 영암여고 앞에 월출파크장여관(061-471-0693) 등이 있다.

 

영암에는 세발낙지로 요리하는 연포탕, 갈락탕이 유명하다. 그린식당(472-4128), 금호관(471-1232 ), 낙지일번지(472-4115 )가 대표적인 맛집으로 꼽힌다. 짱뚱어탕, 추어탕을 하는 경인식당(462-9400)도 소문이 났다. 산행을 마치고 강진으로 내려왔다면 월출산 설록다원과 무위사에도 꼭 들러보라고 권한다. 무위사 극락보전은 소박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월출산온천관광호텔(061-473-6311)의 온천은 600m 지하의 월출산 맥반석 암반대에서 올라오는 천연 온천수를 사용한다. 온천수는 약알칼리성 식염천으로 각종 광물질이 함유되어 원적외선 방사량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월출산 온천은 피로회복과 신경통, 피부질환 등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월출산이 그림처럼 조망되는 온천탕은 1,500명 동시 수용이 가능한 대형 시설로 매그넘탕, 히노키탕, 유수기류탕, 약탕, 서늘한 바깥 공기를 맞으며 온천욕을 할 수 있는 노천탕, 그리고 핀란드식, 쑥찜, 안개사우나 등의 시설이 되어 있다.


입욕료는 어른 5,000원(단체 30명 이상 할인), 소인 4,000원. 영업시간은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다. 영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종 방면 군내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 10분 소요.

 

 영암읍 개신리 숲이랑장어랑 061)473-3776

월출산 천황봉 아래 숲 속에서 자란 무항생제 장어의 담백한 맛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담백하고 느끼한 맛 없는 장어구이(1kg 37,000원)가 유일한 메뉴다.

 

장어의 비릿한 맛을 제거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이 집 최고의 자랑이다. 장어는 녹차농축액을 먹여 키운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장어이며, 천황봉아래 600여평의 양식장에서 직접 키운다. 

 

식전에 제공되는 고소하고 담백한 장어육수가 식욕을 자극한다. 장어뼈 외 부산물을 암반수로 삶은 장어육수는 생강, 양파 등을 가미해 6시간 이상 푹 삶아낸 진국이다. 정력보강에 특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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