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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거제 옥포동 옥포만 옥녀봉

by 구석구석 2008.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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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장군 최초 승전의 기쁨이 쪽빛바다에 펼쳐진다

 

육지와 인접한 강화도, 진도 등 우리나라의 여느 섬들과 마찬가지로 거제도 역시 예전에는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었던 진짜 섬이었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에 육지와 다름없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은 1971년 거제대교가 생긴 다음부터이다. 

 

1999년에는 왕복 4차로의 신거제대교까지 개통되고, 최근에는 거제도의 입구인 통영까지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이제는 부담 없이 탐방할 수 있는 섬이 되었다. 통영에서 거제대교를 넘어가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는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로 꼽히는 견내량 해협인데, 이는 한산도대첩 때 왜군을 유인했던 전술상 중요한 바닷길이었다. 

 

거제도를 넘어가는 해협과 거제도 주위 바다는 온통 400여 년 전 이 산하를 짓밟으려는 일본 수군의 선단과 기울어가는 국운을 되살리려는 충정과 수적 열세를 극복하려는 지략이 응축된 이순신장군 휘하의 조선 수군이 숨 막히는 접전을 펼쳤던 호국의 현장인 것이다. 

 

거제대교를 건너 14번 국도를 따라 거제의 동쪽으로 25km 정도 들어가면 번화한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인 거제시 옥포동에 진입한다. 세계적 선박 제조업체인 대우 옥포조선소가 있어 시가지가 형성된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마을이다.

 

 

▲ 기념공원 전시관 / 여행작가 최정규

 

옥포동에서 좌회전하여 바다 쪽으로 2km 정도 진행하여 언덕을 넘어가면 ‘옥포대첩 기념공원’이 나온다. 어느 전투와 승전인들 치열하지 않고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않은 경우가 없겠지만 옥포대첩은 임진왜란의 여러 전투 중 특히나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승전보를 올린 곳이다.

 

 

1592년 4월 13일, 21만의 병력으로 조선을 침략한 왜군은 부산진을 함락시키며 상륙을 시작하여 보름 만에 한양까지 정복하며 파죽지세로 점령지를 넓혀갔다.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육지와 해상에서 승승장구하며 순식간에 전 국토를 쓸어버릴 것 같았던 왜군은 5월 7일, 뜻밖의 첫 패배를 경험하게 된다. 

옥포대첩 승전행사

바로 이 곳, 거제도의 옥포 앞바다와 인근의 합포, 적진포 등지에서 경상우수사 원균의 구원요청에 의해 출전한 전라좌수사 이순신 함대에게 40여척의 왜선이 연이어 격파당한 것이다. 고작 40여척이라 생각할지 모르나 해상 병선의 전력은 병사 수백을 합친 것보다 더 중요했으므로 그 승리의 가치는 엄청난 것이었다. 또한 옥포의 승전보는 이후 20여 차례의 전투 모두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왜군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순신 함대의 위력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었던 것이다.

 

옥포대첩 기념공원에는 임진왜란의 개요와 전개, 이순신장군의 활약상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념관이 있어 당시의 전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기념관의 옆에는 장군을 기리는 사당이 있어 잠시 추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이순신장군 사당 : 여행작가 최정규

 

 사당 참배 후에는 계단 아래로 내려오지 말고 오른쪽 산길로 빠져보자. 100m가 채 안 되는 짧은 길이지만 솔숲의 운치가 아주 좋은 산책길을 지나게 되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옥포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전망의 옥포루와 기념탑, 참배단이 나온다.

 

조형물과 함께 30m 높이로 솟아있는 기념탑과 참배단을 한 바퀴 돌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전망 좋은 벤치나 옥포루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고 쉬어가자. 당시의 격렬한 전투와 짜릿한 승전의 함성이 퍼졌을 옥포 앞바다를 지금 내려다보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매출을 자랑하는 대우옥포조선소가 있어 그 거대한 규모를 눈대중해볼 수 있다.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와 용광로처럼 역동하는 바다가 공존 아주동 옥녀봉

 

 

원점회귀가 안 되지만 기점인 근로자가족복지회관과 종점인 거제문화예술회관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자가용을 이용해도 별 무리가 없겠다.

거제 옥녀봉에는 옛날 옥황상제의 옥녀가 내려와 사슴과 놀다가 목욕을 했다는 전설이 서려 있지만, 풍수지리의 형국론에 따라 전체적인 산의 모습이 여인이 머리를 감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된다. 옥녀봉 동쪽 봉수대에서 정상을 바라보면 양옆으로 쏟아져 내릴 듯 비껴 그은 마루금이 흑단색 고운 머리를 풀어헤친 여성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거제근로자가족복지회관을 출발해 체육공원~안부~정자쉼터~헬기장~옥녀봉~조망바위~임도사거리~봉수대~거제애광학교를 거쳐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끝을 맺는다. 총 거리 9.6㎞에 순수 이동시간 3시간, 휴식까지 포함하면 4시간 30분쯤 걸린다.

 

옥녀봉 정상에는 산꾼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지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1910년에 설치된 대삼각점이다. 일본 대마도의 아리아케(有明山)를 여점으로, 옥녀봉과 가덕도의 대삼각점을 이어 국가기준점으로 삼았다. 하지만 당시의 측량술이 지금처럼 정밀치 못했던 탓에 오차가 적지 않아 거가대교와 침매터널 시공 때는 양쪽에서 동시에 작업해 만나는 중간 지점에서 고도차가 37㎝나 발생해 공사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등산로

* 안골배수지- 광구멧등(15분/0.5km)- 무지개골(30분/1km)- 임도(60분/2.1km)- 정상(15분/0.6km) 총 2시간/4.2km 소요
* 아주보건지소- 복지회관(15분/0.5km)- 선바우(10분/0.3km)- 정상(20분/0.7km) 총 45분/1.5km 소요
* 대우조선 정문- 옥련암(15분/0.5km)- 새벽양지(20분/0.7km)- 정상(30분/1km) 총 1시간5분/2.2km 소요
* 대우조선 동문- 새벽양지(20분/0.7km)- 정상(30분/1.2km) 총 50분/1.7km 소요
* 옥림APT- 마진고개(25분/0.8km)- 새벽양지(35분/1.2km)- 정상(30분/1km) 총 1시간 30분/1.7km 소요
* 동양주유소 입구- 새벽양지(25분/0.7km)- 정상(30분/1km) 총 55분/1.7km
* 아름드리목공소 입구- 이진암(약수터)(10분/0.3km)- 정상(30분/0.9km) 총 40분/1.2km 소요
* 소동뒷마을- 명돌바위(45분/1.5km)- 정상(15분/0.4km) 총 1시간/1.9km 소요

 

먹을거리

종점 인근의 장승포항에는 게장식당이 밀집해 있다. 게장 백반을 시키면 돌게로 만든 양념게장과 간장게장, 된장찌개,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등이 함께 나온다. '싱싱게장(055-681-5513)', '예이제 게장백반(055-681-1445)' 등이 이름나 있다. 1인분에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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