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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울진 서면-전곡리 신송천년송

by 구석구석 2008.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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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높은 암벽 위 낙락장송 두 그루 낙동강 천년송

낙동강의 발원지 강원도 태백 황지에서 강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경북 봉화군과 울진군 경계를 이루는 낙동강 최상류 오지마을 전곡리가 있다. 이 울진군 서면 전곡리에 신송(神松) 두 그루가 천 년 세월을 지키고 있다.

 

보호수인 이 소나무들은 낙동강변 높은 암벽 위에 낙락장송이 되어 천년 풍상을 견디며 살아났다. 다정하게 마주보고 서 있는 ‘할배 소나무’와 ‘할매  소나무’다. 할배 소나무는 둘레 5m로 원래 키는 상당히 컸는데 벼락을 맞아 윗부분이 날아가 버렸고, 밑동에는 불이 붙어 새카맣게 탄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수십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고도 이렇듯 살아남았으니 그 생명력이 경이롭다. 아직도 기상이 대단한 소나무다.

 

아담하게 잘 생긴 할매 소나무는 둘레 5m, 키 15m에 몸집이 우람하다. 주름살이 깊이 파이고 ‘근육’이 울룩불룩하게 생겨 기가 넘치는 소나무다. 수령은 두 나무 다 천 년을 넘겼다. 낙동강의 암벽 위라는 악조건에서 이렇게 자라 노거송이 되었으니….

 

절벽 밑으로는 낙동강이 도도히 흐르고 있다. 강 건너에는 시골 기찻길이 있는데, 조그마한 기차가 장난감 같이 천천히 조는 듯 지나가는 풍경이 낭만적이다. 한 편의 동시(童詩)다.

 

나는 작년에 최상의 조건에서 이 소나무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 두메산골에서 2주일을 보냈다. 나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곳에서 살면서 작업한다. 백두산 사진을 찍을 때도 한두 달씩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 수술 전, 천 년 세월의 풍상이 그대로 배어 있던 할매 소나무.

금년 1월 눈이 엄청나게 많이 왔을 때 이 신송들을 다시 찾았다. 눈이 1m나 쌓여 차로는 접근이 불가능하여 2시간을 걸어 찾아갔다. 연인 만나러 가듯 가슴 설레며….

 

 
수술 후의 할매 소나무. 썩은 곳은 콘크리트로 메워버리고 죽은 가지는 전부 잘라냈다. 밑둥 둘레 5m, 키 15m의 거목이다.

 

할매 소나무는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대수술을 받았다. 썩은 곳은 콘크리트로 메워버리고 죽은 가지는 전부 잘라내어 깨끗해졌으나 자연스러운 멋은 없어져 버렸다. 작년 가을 수술치료 전문가가 할매 소나무에 올라가 수술을 하다가 40m나 되는 낙동강 절벽에서 추락, 생을 마쳤다고 한다. 신령스러운 신송이 노했던가.

신목은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된다. 소나무가 늙으면 노송(老松)이 되고 오래 되면 고송(古松)이 되고, 초송(超松)에서 신송이 된다. 마을사람들이 보호하는 이런 신목을 해치면 화를 당한다. 문경 농암면의 반송(천연기념물)의 경우처럼 ‘해치면 죽는다’는 속설이 얽힌 신송도 있다.


경북 봉화와 현동 지나 울진으로 가다가 광비 정류소 근처 ‘광희1리ㆍ구암사’ 이정표에서 좌회전, 광희초등학교 앞을 지나면 ‘울진 쌍천리 배나무(천연기념물)’ 표지판이 선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해 ‘전곡리’이정표에서 5km쯤 내려가면 전곡리 마을회관을 지나서 언덕 위에 소나무가 보인다.

천년송 옆 주민 전화 054-782-2501. 월간산 466호 2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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