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국도는 경부선을 따라서 이어져 영동-노근리-황간-추풍령-봉산-김천으로 이어진다
조령, 죽령과 함께 한양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었던 추풍령은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과 경북 김천시 봉산면을 잇는 높이 221m의 고갯길이다.
추풍령은 나라가 관리하는 관로라 예전부터 길이 잘 닦여 있었다. 하지만 과것길의 선비들은 애써 더 멀고 험한 김천시 대항면과 영동군 매곡면 사이의 궤방령을 이용했다. 추풍령은 낙방을 뜻하는 추풍낙엽(秋風落葉)을 연상시키고, 궤방령의 방(榜)자는 합격자 발표 때 붙이는 방(榜)과 같은 글자라는 게 이유였다.
경사가 완만해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면 언제 추풍령을 넘어왔는지 모르지만 한양을 오가는 선비들이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야 할 만큼 도로사정이 나쁘던 시절에는 주막거리로 흥청거렸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충북만 통행금지가 없을 때 통행금지 시간이 되면 경북 쪽에서 추풍령으로 술 마시러 오는 술꾼들이 많았다는 얘기도 역사 속에 사라진 지 오래다.
백두대간의 고갯마루인 추풍령은 예로부터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자 영남과 중부지방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였다.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장 장지현이 의병 2천여 명으로 왜군 2만여 명을 물리쳤으나 다시 밀려온 4만여 명의 왜군에게 패해 전사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지금은 경부고속도로의 중간지점으로 추풍령휴게소가 유명하고, 4번 국도가 추풍령 소재지를 지나며, 경부선 철도의 추풍령 역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신축된 역사의 웅장함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작은 가게들과 부조화를 이루고 있어 아쉽다.
추풍령 역에서 추풍령 IC 방향으로 가다보면 60년 전통의 추풍령할매갈비(봉산면 광천리/054-439-0150)
를 만난다. 충청도 시골에 있는 작은 갈비집이지만 한번 맛본 사람들은 다시 찾게 해 항상 손님들로 넘쳐난다. 남녀를 불문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목청이 커 경상도와 이웃하고 있다는 것도 실감한다.
고추장 양념을 한 돼지갈비는 1인분(200g)에 6000원이라 값이 저렴한데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다. 특히 잘게 썰어져 나온 오돌뼈를 숯불에 구워 오도독오도독 씹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할매갈비는 전국 체인점을 모집할 정도로 미식가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추풍령 최고의 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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