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론면소재지에서 시작되는 법천천을 따라 상류 쪽으로 1.5㎞ 가면 '법천사터(法泉寺址)'가 나온다. 흥원창터에서 3㎞ 정도 거리다. 과거 내륙 수운이 활발했던 시기에 남한강으로 바로 흘러 들어가는 법천천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면 법천사에 닿았다. 예나 지금이나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중심지에 종교의 중심지도 있는 법.
법천사는 남아 있는 터의 규모로 보나 지금 전하고 있는 유물·유적으로 보나 당대의 대표적인 사찰이라 할 만한 위용을 자랑한다. 지광국사 부도비(智光國師浮屠碑·국보 제 59호)가 있는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면 지금의 마을 중심부에 절 입구임을 알리는 당간지주(幢竿支柱)가 서 있는데, 이 당간지주에서부터 산 중턱까지 마을 전체라고 할 만한 곳이 모두 사찰의 영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발굴조사 중인 현장에서 상상의 나래를 한번 펴 보자.
원주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폐사지 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법천사지와 거돈사지, 흥법사지다.
폐사지에는 위세 당당했던 절집이 한 줌의 재로 스러지기까지 1000년 세월의 흥망성쇠가 남아 있다. 세 곳의 폐사지 중 꼭 가봐야 할 곳이 법천사지다. 법천사지에 있는, 용화 세상의 산과 바다, 삼족오와 토끼를 비누 조각처럼 아름답게 새긴 지광국사탑비를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정도 볼 수 없게 된다.
지광국사탑비 옆에는 고려의 가장 아름다운 사리탑이라는 지광국사현모탑이 서 있었다. 탑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돌아와 9번이나 옮겨 세워지는 우여곡절을 거쳐 경복궁 내 고궁박물관에 보존돼 오다가 최근 해체 복원 작업이 마무리됐다. 복원 작업 도중 ‘탑을 제자리로 돌려달라’는 원주시의 문화재환수운동이 벌어졌고, 결국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해체 복원 작업을 끝낸 탑을 본래 있던 자리인 법천사지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탑을 옮기려고 보니 탑비의 훼손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상태라 탑비까지 한꺼번에 해체 복원하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탑비를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옮겨 복원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짧게는 3년, 길면 5년쯤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그동안 법천사지는 텅 비게 된다.
지광국사현묘탑비(국보제59호)는 고려 선종 2년(1085)에 세워진 5.54m 높이의 석비로 고려시대 석비로서의 특징적인 양식을 보이는 걸작품으로 조각 또한 정교하다. 귀부는 넓은 지대석 위에 놓였고 밑에는 구름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용두화된 거북머리의 목은 길게 곧추서서 정면을 향하고 목에는 물고기 비늘을 표현했다. 등에는 네모 구획안에 따로 구갑문을 새겼으며 다시 그안에 '왕'자를 양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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