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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정선 가리왕산~숙암리~백석봉~나전리

by 구석구석 201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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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목이골은 가리왕산 북쪽으로 어은골만한 길이로 내리뻗은 원시계곡을 말한다. 지형도를 보면 이 계곡 동쪽 바로 옆 계곡이 초입으로부터 약 500m 상류에서 서로 이어질듯 좁아지고 있는데, 흡사 장구의 목 형상이다. 장구목이골이란 지명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장구목은 두 계곡의 합작품(?)이지만 등산로가 난 서쪽 계곡만을 장구목이골이라 부르는 것은 이 계곡이 사람과 한결 더 친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장구목이골 바로 옆 계곡도 아마 들어가 보면 장구목이골 못지않은 절경일 터이지만 간단히 들어서기가 어려운 어두컴컴한 기운을 내비치고 있었다. 이 계곡은 입구부터 족적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장구목이골은 북향이고 수량이 풍부한 습한 계곡이어서 두터운 이끼로 뒤덮여 있다. 그래서 주민들은 장구목이골을 아예 이끼계곡이라 부른다. 정선군은 올해 초 이 이끼계곡의 등산로를 정성들여 정비해 놓아 등산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편하게 되었다. 계곡을 오르는 동안 햇볕은 단 한 줌도 쬐지 못했을 만큼 숲이 울창했고, 갈수기인 6월 초순임에도 굵은 물줄기가 소리져 흘렀으니 장마 지난 뒤 한여름 이 계곡은 피서 산행지로 적격이라 할 것이다.

 

장구목이골 입구는 작으나마 승용차 몇 대 정도 세울 만한 도로변 공터가 있고 정성들여 조각한 커다란 장승들과 장구목이골 계류로 돌아가는 물레방아 등으로 장식돼 있다. 골짜기 오른쪽의 옛 산판길을 다듬은 등산로를 따라 계곡 안으로 들어서자 곧 자동차 소리는 잦아들고 세찬 계류 소리가 대신한다. 아직 갈수기인데도 수량이 이러하니 장마철이 지난 뒤면 대단할 것이다.

 

바위들을 가지런히 깔거나 아니면 계단을 지은 길은 곧고 길게 뻗어오른 수목들 사이로 별 굴곡 없이 편안하게 이어졌다. 경사도 아직은 완만하게 누웠고 숲기운은 서늘하여 땀도 별로 흘리지 않으면서 산행을 이어갔다. 계곡 중간쯤에 이르러 이끼계곡다운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계곡 가운데의 바윗돌들이 초록의 두툼한 이끼로 뒤덮여 있다.

 

길바닥의 바윗돌들엔 아이젠 발톱 자국이 무수했다. 겨울에도 이 계곡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다.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쪽과 달리 1인당 입장료 1,000원씩을 내지 않아도 되기에 이 장구목이골로 찾아드는 등산객 숫자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해발 800m대를 넘어서면서 이윽고 주목이며 마가목 등 고지대 수목들이 뵈기 시작한다. 더불어 계곡의 이끼도 점점 짙고 두터워진다. 이윽고 길이 계류를 떠나 왼쪽 능선으로 붙기 직전, 이끼계곡은 이끼 풍치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저 상류 어딘가에서 스며들었을 물이 복류를 마치고 다시 지상으로 솟아나와 흘러내리는 지점부터 아래쪽으로 약 5m 일대가 진초록의 부드럽고 두터운 이끼의 융단을 이루고 있다(좌표 N 37 28 21.1 E 128 34 09.4).

 

이곳의 이끼 풍치를 즐기라는 뜻인지, 계곡가엔 둥그렇게 돌로 쉼터까지 꾸며두었다. 이끼 융단 앞에는 또한 길쭉한 바위가 가슴 높이로 누워 있어 삼각대가 없이도 정밀 촬영이 가능하다. 이끼 속으로 스며 흐르는 물을 수통에 담은 뒤 다시 길을 떠났다. 계곡이 갑자기 고요 속에 잠긴다. 계류가 완전히 하상 저 속으로 잦아든 것이다. 더불어 길도 다소 가팔라졌다. 다리가 뻐근해지고 숨결도 거칠어질 즈음 앞이 훤해진다. 임도 가까이 온 것이다. 등산로는 임도를 그대로 가로질러 맞은편 산비탈로 이어지고 있다.


길은 한결 가팔라지며 걷기가 힘들어졌지만, 수림상은 뛰어나게 좋아졌다. 특히 피나무 거목들이 자아내는 풍치가 그만이다. V자로 커다랗게 팔을 벌리거나 하나의 뿌리에서 대여섯 가닥의 팔을 내뻗은 듯 굵은 줄기들이 자라난 거목도 있다. 마침 안개가 몰려온다. 숲속 저 깊은 곳에서, 흡사 사람 시선을 피해 슬몃 몸을 숨기는 듯한 검은 거목 줄기들-. 안개가 흐르며 숲은 살아 생동하는 것 같다.

 

길가 샘터 팻말을 따라 왼쪽으로 30m쯤 들어가자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좌표 N 37 27 45.9 E 128 33 56.7). 지금 이 정도라면 연중 물을 구할 수 있어뵈는 자리다. 다만 이곳 주변도 멧돼지들이 사정없이 파헤쳐버렸다. 그것도 금방 파헤친 듯 뒤집어진 흙이 채 마르지도 않았다. 이곳 가리왕산은 멧돼지가 수십 마리씩 떼지어 다니기도 한다니 조심할 일이다. 그 후 정상 능선까지 멧돼지가 풀뿌리를 캐먹고자 파헤친 흔적은 두려움이 일 정도로 깊고 광범위했다.

 

거목들과 신기한 풀과 꽃들에 눈길을 주며 오르다보니 어느새 주능선 위다. 옆으로 줄기가 퍼져서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신갈나무 거목 아래에서 먼저 오른 단체산행객 10여 명이 앉아 도시락을 들고 있다. 능선 숲속으로 난 뚜렷한 길을 따라 정상에 올랐다. 삼거리에서 10분을 채 걷지 않아서 다다른 정상은 넓은 평지다. 정상임을 알리는 돌탑이 안개 속에 희미하다. 그러나 바람이 불고 있지 않은가. 역시, 오래지 않아 바람은 일거에 안개를 걷어내며 정상 서쪽 사면에 만발한 철쭉꽃밭과 고사목, 운해에 절반쯤 잠긴 중왕산 일대까지 초여름 풍경을 펼쳐보였다. 그간 숱하게 가리왕산 정상에 올라보았지만 오늘이 그중 최고라면서 나병기씨는 엄지를 치켜든다.

 

장구목이골 산행은 해발 1,561m라는 높이에 비추어 지레짐작했던 것보다 쉬웠다. 아마도 이끼계곡 특유의 좋은 경치와 울창한 숲 분위기에 매혹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산로로 잡은 성황골은 장구목이골에 비해 수림상이나 경치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차를 둔 곳으로 최대한 가까이 내려설 수 있는 등산로는 이것뿐이니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만약 정상 너머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으로 누군가 차를 가져올 수 있다면 어은골 하산도 괜찮다. 

/ 글 안중국 차장 사진 이경호 기자

 

숙암계곡

숙암계곡은 장전계곡을 지나 정선땅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숙암이란 이름은 옛날 어느 원님이 하룻밤을 묵어갈 민가조차 없어 바위에서 노숙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뱀처럼 굽은 도로를 따라 10km 남짓 달리면 길은 평창을 지나 정선으로 접어든다. 경계지점에 장전계곡 진입로가 보인다. 계곡에서 오대천으로 쏟아 내는 물줄기가 거침없다. 장엄하기까지 하다.

 무슨 사연을 그리도 많이 담고 있기래 저리도 물살이 세찰까 궁금해진다. 물줄기가 거센 장전계곡을 지나 계곡을 굽이돌면 숙암리 소나무터에 이른다. 솔밭휴게소가 있는 곳으로, 길옆으로 소나무가 울창해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여기서 2km 가량을 지나자 숙암리 우면주마을이 나타난다. 숙암리의 소재지 마을인 우면주는 마을 지형지세가 오대천 주위에 난풀을 소가 뜯어먹고 잠을 자는 형국이라고 하여 부르기 시작한 이름이다. 오대천변에서 가장 넓은 평지를 이룬 마을로 가호수가 아직도 많으며, 마을 가운데에는 숙암분교가 있다.

 

숙암계곡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숙암리 우면주 마을은 다양한 여행객의 심신을 어루만지는 요소를 두루두루 갖췄다. 마을에서 민박을 청하고 주인에게 사연을 물으면 이야기보따리가 술술 풀려 나온다. 재미있는 전설이 있고, 오염되지 않은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에 마을은 풍성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가족 단위 피서객이 즐기기 좋은 청정 계곡을 품었고, 가리왕산으로 가는 등산로도 잘 돼있다.

 

계곡은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로 꼽힌다. 울창한 숲이 머금은 계곡엔 늘 서늘한 '얼음물'이 흐른다. 너럭바위에 앉아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한여름 뙤약볕은 남의 일. 피서뿐만 아니라 '피인(避人)'까지 꾀할 수 있는 원시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숙암계곡은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지명인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단임계곡, 졸드루 등 물 맑고 경치 좋은 계곡과 바위들을 거느리고 있다. 바쁜 발걸음을 더디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숙암리 숙암계곡 철쭉제

정선 나전에서 평창 진부로 이어지는 지방도 33호선을 따라 흐르는 오대천 변에는 철쭉이 연분홍으로 물들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철쭉꽃이 만개하자 숙암리 새농천 건설단은 주민화합과 관광소득 증대를 위한 한마당 잔치 ’숙암계곡 철쭉제’를 마련했다.

 

숙암계곡 철쭉제는 3일간 철쭉꽃을 테마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이날 축제 첫날 오전에는 마을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꽃길 걷기에 이어 오후에는 전야제인 주민 한마당 잔치가 마련됐다. 이어 둘 째날에는 꺽지낚시대회, 통나무 장작패기, 감자떡 만들기, 야간 물고기 작살체험 등 본행사가 열리며 마지막 날에는 마을 초등학생들을 위한 철쭉꽃 그림 그리기 대회가 개최된다.

행사장에는 메밀묵, 인절미 등 먹거리 장터도 준비되며 숙암계곡 주변에는 민물매운탕, 황기 토종닭 등 봄의 입맛을 돋우는 먹거리도 풍성하게 준비됐다. / 연합뉴스

 

오대천 졸드루 야영장 / 아담하지만 강변 풍광은 일품
졸드루 야영장은 오대천 하류부의 마지막 피서지로 정선 숙암샘터 2km 하류에 위치한다. 부광주유소 옆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강변길을 따라 들어가면 끄트머리에 졸드루 마을관리휴양지가 나온다. 졸드루는 강원도 말로 작다는 뜻의 졸과 평지라는 뜻의 드루의 합성어로 작은 뜰이라는 의미다.

 

오대천을 끼고 자리한 이 휴양지는 말 그대로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일품인 곳으로, 가족단위 캠핑객들에게 멋진 환경을 제공한다. 진입로가 좁은 것이 흠이지만 호젓한 강변 풍광이 아름다운 장소다.

 

마을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면 매표소가 보이고, 정면에 널찍한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다. 그 주변은 소나무, 포플러 등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며 휴식처를 제공한다. 소나무숲과 잔디밭에서 야영이 가능하다. 야영장 입구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급수대, 화장실, 공중전화 등의 시설이 되어 있다. 이 곳에서 물놀이에 적당한 곳은 다리 상류 일대. 잔잔한 자갈 하상에 물이 조용히 흘러 안심하고 놀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다리를 건너 졸드루 야영장에 이르기 전 길가에 서구풍의 숙박시설 갤럭시모텔(033-563-5642)이 서 있다. 방 2칸에 주방 시설, 샤워장 겸 화장실이 딸린 방이 1박 30,000원이며 1인 추가에 5,000원씩 더 받는다. 모텔 아래층은 깔끔한 분위기의 카페로서, 원두커피, 홍차, 맥주 등을 판다.

 

바로 옆의 민박집(033-562-2608)은 20,000원부터 120,000원(20평)까지 다양한 크기의 방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야외 취사장이 따로 마련돼 있다. 갤럭시모텔 옆에는 깨끗한 숙소인 아라리모텔(033-563-8000)이 있다. 졸드루 야영장으로 이어진 다리 건너 왼쪽에는 소갈비, 송어회, 갈비탕 등을 하는 나전가든(033-562-9959)이 있다.

/ 월간산

 

졸드루 관광농원

진부에서 정선으로 오는 59번국도 숙암계곡에 있는 졸드루 관광농원은 작다는 뜻의 졸과 평지라는 뜻의 드루를 합해 작은 뜰이라는 의미로 졸드루라 부르는 곳입니다. 말로는 좁은 곳이지만 휴양지와 숙박시설주변, 강까지 합하여 한번에 수천명이 와도 즐겁게 놀 수 있는 정도이다.

 

처음에는 관광농원을 꾸며 민박도 하고, 밭에는 감자와 옥수수, 고추등을 심은것이 점점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변에 모텔을 비롯하여 민박집들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변모으며 앞에는 숙암계곡의 깨끗한 물과 바위가, 뒤쪽으로는 백석봉 등산로를 비옷한 산책로가 있어서 자연을 느끼기에 알맞은 곳이다.

 

농원앞을 흐르는 오대천은 물이 맑고 고기도 많아 놀기에 좋으나 물살이 빠르므로 어린이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셔야 됩니다.

 

백석봉

평창 진부에서 들어오는 59번국도 주변의 백석봉(1,170m)은 흰색의 큰 봉우리로 산 정상에 영천(靈泉)이 있어서 부정한 사람이 먹으면 갈수가 되고, 바위가 검게 변하면 수일내에 비가 내린다고 한다. 자장율사가 머물렀었다는 백석암 터도 남아있으며, 등산로 중간에 겨우살이 군락지와 너덜이 4곳 있다.

 

 정상에 올라 숙암계곡을 내려다보면 여울에 깔린 하얀 물거품과 파아란 물줄기가 묘한 조화를 이루어, 내려다보는 경치로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명소중의 한 곳이다.

 

등산로 입구는 2곳으로, 아름다운 숙암계곡의 졸드루 휴양지쪽 등산로와, 크고 작은 탑들이 멋진 항골계곡쪽 등산로가 있으므로 어느 방향으로 산행을 해도 멋진곳이다.

 

백석폭포는 평창군 진부면(珍富面)에서 정선군 북평면(北坪面)에 걸쳐 있는 백석봉(1,170m) 정상에서 오대천(五臺川)으로 떨어져 내리는 인공폭포이다. 길이 600m, 지름 40㎝의 관(管)을 매설한 뒤 주변의 계곡물을 끌어올려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폭포 높이는 116m이다.

 

인공폭포라고는 하지만 해발고도 1,170m의 산 정상에서 거의 수직으로 떨어져 내리는 세찬 물살은 가히 장관이다. 특히 늦은 봄 오대천을 따라 펼쳐지는 연분홍 철쭉 군락과 어울리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고, 여름 피서철에는 오대천의 맑은 계곡과 함께 무더위를 식혀 주는 청량제(淸凉劑) 역할을 한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진부면-숙암계곡(宿岩溪谷)-백석폭포-나전(羅田)삼거리-향골계곡-아우라지-자개골-오장폭포로 이어지는 코스가 유명하다.

 

그러나 가뭄이 심해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계곡 물이 말라 폭포도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폭포 자체는 별로 볼 것이 없다. 폭포 옆에는 차량 10대 정도가 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59번국도를 따라가다 북평면 숙암리로 들어서면 정선군 관광안내소가 나오고, 여기서 500m 정도 가면 백석폭포가 나온다. 나전 쪽에서는 33번국도를 타고 가다가 숙암샘터 쪽으로 4.2㎞ 정도 가면 된다. 인근에 아우라지, 가리왕산(加里王山) 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2011년 7월 백봉령을 내려와서 진부방향으로 올라가며 잠깐 쉬면서 컵라면을 먹었던 백석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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