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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정선 정선읍-덕우리 여탄리 북동리 덕산기계곡

by 구석구석 201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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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서 덕산기 계곡으로 접근하려면 월통에서 여탄리를 거쳐 들어가는 길과 동면 오산에서 문치를 넘어 북동리로 접근하는 두 가지 코스가 있다. 계곡을 왕복하려는 팀은 하류인 여탄으로 접근하는 것이 편하다. 여탄으로 가려면 정선 읍내에서 정선1교를 건넌 뒤 동면쪽으로 좌회전 한다. 새로 난 도로를 따라 4km쯤 진행하면 자그마한 월통휴게소가 보인다. 이곳 직전 20m 지점에서 좌회전해 여탄으로 들어간다. 여탄리로 들어가는 갈림길은 까칠터널을 빠져나와 800m 정도 진행해 오르막이 시작되는 곡선지점이니 초행길에는 유심히 살펴야 한다.  다리를 건너 만나는 삼거리에서 여탄 방향으로 우회전해 조금 가면 다시 조그마한 다리를 만나고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 여탄 농산물집하장이 있다. 창고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좁은 농로를 타고 진행해 다리를 건너면 넓은 아스콘포장도로가 시작된다. 계속해 다리 두 개를 더 건너 진행하면 차량통제용 차단기가 나온다. 트레킹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덕산기계곡

 

마을, 산, 계곡, 강, 도로들에는 저마다 어울리는 지명을 갖고 있다. 덕산기 지명은 이들 중 어느곳과도 연결되지 않는 신비로운 지명이다. 고양산을 끼고 도는 덕산기는 수량의 변화에 따라 고립된 오지마을, 산, 강, 계곡, 도로도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덕산기가 태고의 신비를 가진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말은 태초부터의 자연의 변화를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인것 같다. 덕산기는 총연장 12km로 100m이상되는 층암절벽 병풍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중간부에 은둔에 땅인 덕산기마을, 대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상류는 100m이상되는 울창한 낙엽송지대와 바위너래지대를 형성하며, 옥빛 자갈위로 맑고 깨끗한 물이흐르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

 

 

 

한여름 계곡을 가득 메운 눈이 부시도록 투명한 계곡물에서 족대질과 물놀이로 여름날의 추억을 쌓다보면 어느새 계곡에 물이 줄어드는 가을, 겨울이 돌아온다. 덕산기는 거대한 자갈밭을 형성하며 황량한 사막으로 옷을 갈아입고 트레킹, 사륜오프로드, 야생을 회치는 메니아들을 유혹한다.

 

 

덕산기계곡 트레킹

 

북동천의 한 구간인 덕산기 계곡은 주변을 둘러싼 깎아지른 절벽과 화려한 산세가 일품이다. 길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지만 물이 불면 차량은 물론 사람도 다니기 어려운 곳이다. 전형적인 오지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계곡으로 때 묻지 않은 자연이 볼거리다.


덕산기 계곡은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산속과는 다른 곳이다. 구불구불한 계곡 한쪽에 의외로 넓은 땅뙈기가 붙어 있어 사람들이 그곳에 정착해 살고 있다. 계곡을 걷다보면 간간히 민가가 나오고 사람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덕산기는 사람이 살고 있는 산속의 오지마을인 것이다.

 

 

정선군지(旌善郡誌)에도 덕산기는 경치가 수려하고 물이 맑은 오지 마을로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특별한 역사나 전하는 유래가 전무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깊은 산골이었다. 지금은 덕산기 계곡 상류의 북동 마을까지 포장도로가 나 있고, 하류부도 어느 정도까지 포장이 끝난 상태다.

 

덕산기 계곡은 전형적인 석회암 지형으로 강수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맑은 물이 가득 차서 흐른다. 하지만 가을 이후 갈수기로 들어서면 물은 지하로 빠져버린 건천으로 변한다. 덕산기 계곡 트레킹의 참맛을 느끼려면 여름철 비가 내린 직후에 찾는 것이 좋다.

 

덕산기 계곡 트레킹은 하류나 상류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큰 차이는 없다. 양쪽 다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에 차를 세워두고 반대편 끝까지 다녀오는 패턴의 트레킹이 알맞다. 굳이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면 하류인 덕우리 방면에서 접근하는 편이 낫다. 경치가 좋은 구간이 하류에 밀집해 있고 북동리 보다는 접근도 쉽기 때문이다.

 

하류의 덕우리로 가려면 정선에서 동면 방향으로 진행하다 월통에서 여탄리로 찾아들어가야 한다. 초행길이면 찾기가 쉽지 않은데, 월통휴게소를 기점으로 삼아 찾으면 된다. 여탄리 입구의 삼거리에서 우측 길을 따르다 다리를 건너면 덕우리로 진입하게 된다. 덕산기 계곡 하류의 1.5km 구간에는 이미 넓은 포장도로가 나 있다.

 

차량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포장도로 끝에서 트레킹이 시작된다. 기암절벽이 특징인 덕산기 계곡에는 이곳 주민들이 다니는 생활도로가 나 있다. 군데군데 시멘트로 포장을 하긴 했지만 거의 대부분이 비포장이다. 이 도로를 따라 걸어가며 오지에 사는 이들의 삶을 느껴보는 것이다. 이곳은 건기에 물이 많지 않아 사륜구동차량은 계곡 끝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초반부는 시멘트도로가 깔려 있다. 계곡과 거의 같은 높이의 길로 물이 불면 자동으로 잠겨 계곡이 된다. 인공시설이지만 자연과 호흡하려는 설계자의 의도가 숨어 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물굽이를 돌면 건너편에 민가가 보인다. 지도상에 도사곡이라고 표시된 곳이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일품인 곳이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자갈밭이 나타난다. 이 길은 계곡을 직접 거슬러 오르기도 하고 옆으로 떨어져서 이어지기도 한다. 계곡을 둘러싼 산줄기는 점차 덩치를 키우며 하늘을 가린다. 가파른 사면에 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숲이 푸른 장막처럼 신선하다. 가끔씩 검붉은 바위를 드러낸 벼랑은 세상의 끝이라도 본 듯 아찔한 느낌을 준다.

 

장마철 수량이 많아지면 덕산기 계곡은 더욱 장관이다. 바닥을 흐르는 깨끗한 물이 장딴지까지 차오르고 숲과 계곡은 생동감이 넘쳐난다. 여기저기 바위 벼랑에서 쏟아지는 폭포수까지 더해지면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계곡 중간쯤에 다다르면 남쪽 사면으로 널찍한 농토와 여러 채의 민가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덕산기 마을이다. 지금도 주민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생활의 터전이다. 이 마을을 지나 한 굽이 돌면 덕산기 계곡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깊고 짙은 계곡에 옆으로 한껏 높아진 벼랑이 까마득하게 둘러선다. ‘정선 산골짜기 하늘은 세 뼘밖에 안 된다’고 한 옛 사람의 표현이 가슴에 와 닿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상류쪽으로 1km 구간에 덕산기 계곡의 전형적인 절경이 펼쳐진다. 천천히 발길을 옮기며 오지계곡의 진면목을 감상하도록 하자. 이곳을 지나면 분위기는 다시 평범하게 변한다.

 

 

▲ 덕산기는 길이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차가 가면 길이고 걸어가도 길이다. 걸어가면 계곡을 25번 건너야 하고 차로 가면 오프로드 차량도 자주 고장 나는 불편한 길이다.

 

북쪽에서 지계곡이 합류하는 지점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바닥을 시멘트 콘크리트로 포장한 묘한 분위기의 계곡을 통과한다. 갈수기에는 도로 역할을 하다가 물이 흐르면 계곡이 되는 재미있는 곳이다. 이곳을 통과하면 물이 크게 줄어들어 계곡은 실개천 수준으로 변신한다. 간간히 보이는 민가를 지나 물굽이 몇 개를 돌면 콘크리트포장도로가 시작되는 하북동에 도착한다.

 

트레킹은 이곳에서 마무리하고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간다. 트레킹 시간을 줄이고 싶은 사람은 덕산기 부근의 절경지대를 반환점으로 삼는 것도 무난하다. 그 이후 상류부는 덕산기쪽에 비하면 경관이 그렇게 좋지 않기 때문이다. 

 

덕산기 트레킹 코스는 약 6km로 성인 기준으로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중간에 식사를 하면서 쉬어간다면 4시간가량 잡아야 한다. 계곡을 왕복한다면 6시간 정도 걸린다. 

 

계곡 중간쯤 남쪽 사면에 밭과 민가 몇 채가 보인다. 덕산기 마을이다. 마을을 지나 물굽이 하나 돌면 계곡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건천(乾川)인 덕산기 계곡은 장마철 직후 수량이 늘면 더욱 장관이다. 깨끗한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고 여기저기 바위 벼랑에서 폭포수가 쏟아진다. 빅토리아 폭포의 한 부분을 떼어다 옮겨놓은 듯하다. 여기서부터 상류 쪽 1㎞ 구간에 절경이 밀집해 있다.

 

이후 분위기는 평범해지다가 지계곡 합류 지점을 지나면 계곡물이 땅으로 숨어들어 수량이 크게 줄어들고 민가 몇 채를 지나면 하북동 포장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출발지점으로 되돌아간다. 덕산기 트레킹 코스는 약 6㎞로 성인 기준으로 왕복 6시간 정도 걸린다. 덕산기 부근의 절경지대를 반환점으로 삼는 것이 좋다.

[한필석 월간산 기자/김기환 월간산 기자]


 

불편함이 영업전략인 ‘정선애인’

 

덕산기계곡 끝에는 부부가 ‘정선애인’이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 덕산기계곡에서도 제일 깊숙한 곳에 살면서 엉뚱하게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건 오지체험이 미래산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간극장 같은 TV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지만 “도시를 떠나 유유자적하게 사는 모습을 원할 텐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한다. 부인인 서선화씨는 서울시연맹 산악구조대 출신이다. 2001년 공로패를 받았을 정도로 등반에 열심이었으며, 탈레이사가르 북벽 원정에 참가했고 산악스키대회에서 3위에 올랐던 산악인이다. 절친인 여성 산악인 채미선씨와 토왕폭을 완등하기도 했다.

 

▲ 오지에서 정선애인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홍성국·서선화씨 부부. 밖에서 보면 허름한 시골집이지만 안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부부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여름에는 홍 반장이 래프팅을 해서 돈을 번다. 홍성국씨는 덕산기에서 홍 반장으로 통한다. 수입이 좋은 건 아니지만 덜 버는 만큼 덜 쓰면 된다는 게 부부의 생각이다. 그러나 손님이 너무 많은 것 또한 원치 않는다. 일반인들 아무나 와서 즐기기보다는 “오지의 가치를 알고 존중해 줄 수 있는 사람만 왔으면 좋겠다”는 게 이들의 욕심이다.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예약을 받는데, 예약을 위해선 조건이 있다.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다. 민박이라 하지 않고 게스트하우스를 고집하는 것도 단순히 방을 빌려주는 개념이 아니라 오지에서 조용히 쉬다 가는 곳이 되길 원해서다. 그래서 여러 명 와서 놀다가는 이들보다는 솔로 여행객을 더 반기고 관계 맺음을 더 중요시 여긴다. ‘놀러 오지 말고 쉬러 오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요금은 1만 원만 받는다. “여기까지 오는 것만 해도 갸륵해서”라고 한다. 손님을 실어 나르기 위해 갤로퍼를 오프로드에 맞도록 개조했는데, 대부분의 돈이 차를 수리하는 데 든다.


 

오지마을에 가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홍성국씨의 게스트하우스인 ‘정선애인(http://blog.naver.com/jshbanjang)’에 예약하는 것이다. 고속버스로 정선에 도착하면 홍성국씨가 마중을 나온다. 숙박비는 개인당 1만 원, 읍내에서 게스트하우스까지 태워주는 픽업비는 팀당 1만 원이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이나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새말 나들목에서 올 경우 거리는 짧지만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야 하므로 시간이 더 걸린다. 제천에서 영월과 정선으로 이어진 38번 국도가 고속도로 수준으로 잘 나있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차체를 높인 4륜구동 오프로드 차량이 아니면 자동차 수리비의 추억만 남는 곳이므로 차는 덕산기계곡 입구에 세워 두고 걸어가야 한다. 

 

향어백숙 할머니 횟집 033-562-0559


버스도 들어가지 못하는 비포장길 안쪽에 위치한 30년 전통의 향어백숙집. 정선군이 지정한 전통향토음식점인 ‘할머니횟집’의 향어백숙은 황기, 밤, 인삼, 대추 등 각종 약초 10가지가 들어간 음식이다. 큰 전골냄비에 누워있는 향어와 약초에서 우러나오는 국물맛이 말 그대로 ‘이런 맛 처음이야’다. TV에 소개돼 유명해진 덕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데,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사 먹는 것보다 비싸기 때문에 천리길 마다않고 찾아오게 된단다. 정선 동면 덕우 삼거리에서 200미터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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