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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북도

순창 안정리 회문산

by 구석구석 2008.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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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호남고속도로 태인 나들목~30번 국도~옥정호~27번 국도(순창 방면 10km)~삼거리~안심(3km)~회문산 휴양림의 순서로 찾아간다.

광주·대구에서는 88고속도로 순창 나들목~27번 국도~암치고개~삼거리~안심~회문산 휴양림 순으로 진입한다.

 

빨치산 남부군 사령부 주둔한 회문산

회문산자연휴양림은 구림면 안정리의 회문산자락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이다. 회문산은 북서쪽에 장군봉(780m)과 북쪽 중앙에는 회문봉(837m)으로부터 남서쪽으로 뻗은 산줄기를 따라 크고 작은 암석군이 형성되어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회문산은 6.25때 빨치산이 머물던 곳으로 유명한데, 영화 <남부군>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노령산맥의 숱한 산봉우리들 중 하나인 순창 회문산은 구한말 의병들의 본거지이자 한국전쟁 당시에 빨치산 전북도당사령부가 자리잡았던 역사현장이다. 회문산 자연휴양림이 문을 연 뒤로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오늘날에도 아픈 역사의 흔적들은 곳곳에 남아 있다. 

 

증산교에서는 모악산을 어머니 산으로, 회문산을 아버지 산으로 여겨 도인들이 자주 찾아 기도하고 있으며, 인근의 여분산은 갱정유도의 발상지다. 또한 구한말 면암 최익현 선생과 임병찬, 양윤숙 의병대장이 왜군과 치열한 투쟁을 벌였다. 6.25 당시 남부군 사령부가 있어 700여 명의 빨치산이 주둔했던 비극의 현장이기도 하며, 현재는 양민학살위령탑과 비목공원(빨치산 사령부)과 회문산 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있다. 1846년 천주교 병오박해 때 김대건 신부의 삼족이 멸망하는 화를 면하기 위해 동생 김란식과 조카 김현채가 이 산으로 찾아들어 기거했고, 그들의 묘소가 현존하고 있다.

 

 

회문산자연휴양림입구인 노령문

매표소를 지나 올라가자 노령문이 제일 먼저 나그네를 반긴다. 노령문은 휴양림 개설 당시 큰문턱바위를 출렁다리와 연결하면서 만들어진 문으로 회문산이 노령산맥의 줄기에 해당되어 붙은 이름이다.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산허리를 자르면서 양 옆에 돌을 길게 이어붙여서 성벽처럼 만들어진 문이다.

 

휴양림 방향으로 걷다보면 갈림길 오른쪽 산기슭에는 무학대사가 이태조의 등극을 기원한 곳이자 수려한 산세에 취했다는 무학바위를 지난다. 직진하면 휴양림 임도를 따라 주차장 가는 길이고, 왼편 등산로는 남릉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제1코스인데, 두 길이 능선 위 주차장에서 만난다. 숲속에 잔디광장과 야영장, 벤치, 쉼터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삼림욕하기에도 좋다.

 

회문산자연휴양림은 이처럼 분단과 이념대립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적 현장에 조성되었다.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울창해진 숲에는 숲속의 집·산림문화휴양관 등의 숙박시설을 비롯해 정자, 전망대, 잔디광장, 산책로, 출렁다리, 야외교실, 물놀이장, 어린이놀이터, 약수터 등의 각종 편의시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휴양림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계곡에는 사시사철 맑은 계류가 흘러내린다. 울창한 숲과 맑은 물, 그리고 쉼 없이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방문객들로 하여금 한없는 평화와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 구룡폭포 위로 문턱바위를 연결하는 구름다리.

 

▲ 회문산 기슭의 비목공원. 빨치산이 주둔했던 비극의 현장이다.
30분쯤 걸어 안부를 거쳐서 남릉에 닿으면 묘소들이 즐비하고, 서쪽 장군봉과 북쪽 정상이 다가온다. 헬기장과 주차장을 만나면 휴양림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는 길과 합류하게 된다. 여기서 북쪽으로 오르면 경관이 좋은 곳마다 무덤이 많으며, 20분쯤이면 두 번째 헬기장을 거쳐 고스락에 닿는다. 이 주변에는 돌무더기가 많은데, 이는 과거 빨치산의 근거지였기 때문이다.

 

 

키 작은 조릿대로 잔디를 가꾸어 놓은 묘소가 눈길을 끈다. 서쪽의 장군봉은 장군이 투구를 쓴 모습이라서 일명 투구봉이고, 동쪽의 천마봉은 장군이 말을 타고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다.  
 

6.25때 빨치산 전북도당의 사령부와 정치훈련원인 노령학원, 세탁공장이 있었던 곳으로 당시의 모습을 복원해 놓았다.

 

입구에는 땅속으로 연결된 두 개의 문이 있는데, 안으로 들어서면 빨치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환자를 간호하는 모습, 총기를 수리하는 모습 등이 마네킹으로 재현되어 있으며, 당시 사용된 물통, 모자, 찬합, 모포 등이 전시되어 당시 상황을 잘 말해준다.


회문산 최고 볼거리로 음기가 가장 강하다는 음문(陰門). 석굴 옆 암벽에는 천근월궁(天根月宮)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인체의 24마디와 12경락, 남녀의 생식기, 삼라만상을 표현한다고 한다. 이 글은 동초 김석곤씨가 1900년 초 모악산 무량굴과 함께 새겼는데, <완산고을의 맥박>의 저자 고 조병희씨에 의해 그는 정읍시 태인 사람으로 밝혀졌다.

 

 

▲ 회문산 정상 남쪽의 음문(陰門) 석굴 옆 암벽에는 ‘천근월궁(天根月宮)’ 넉 자가 새겨져 있다.

 

정상인 회문봉(큰지붕)에는 산불감시초소와 전북산사랑회가 설치한 이정표가 있다. 그런데 지형도마다 산높이를 830m로 나와 있는데, 휴양림에서는 GPS로 측정한 837m로 표기했다. 아무튼 관계기관에서는 정밀측정을 통해 지도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남으로 강천산, 추월산, 무등산, 서로는 영취산과 장군봉, 북으로 백련산과 모악산, 동쪽 천마봉과 깃대봉, 지리산 줄기가 아스라하다. 정상에서 하산은 동릉을 따라 휴양림(2km)으로 가는 코스와 깃대봉을 거쳐 덕치로 가는 코스가 있고, 서쪽의 장군봉(775m)은 왕복 1시간이 소요된다.

 

 

▲ 등산로 좌측에 있는 음기가 가장 강하다는 음문(陰門)

 

동릉을 15분쯤 가면 휴양림과 깃대봉의 분기점이고, 곧이어 사거리다. 남쪽은 휴양림과 구룡폭포 하산코스고, 북쪽은 희어터로 가는 길이다. 초목이 우거진 산길의 쉼터를 지나면 키를 넘는 산죽이 발길을 잡는 힘겨운 오름길에서 30여 분 수고해야 깃대봉과 나란히 솟아있는 천마봉에 닿는다.

천마봉에서 깃대봉까지는 15분쯤 소요되며, 억새밭이 잠시 펼쳐지다가 산죽 숲이 계속된다. 깃대봉은 나라에 공을 세운 조평선생사패지(趙平先生賜牌地)라는 깃대가 세워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달리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깃대를 꼽고 측량하던 곳도 깃대봉으로 불리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곳은 헬기장과 넓은 평지가 있어 휴식하기에 좋고 전망이 훌륭하다. 동쪽으로 내려가면 갈림길인데, 우측은 일중리 코스다. 좌측 약수터 표지판을 따라 묘소로 지나면 오른편에 약수터가 있는데 수풀이 무성하고 이물질이 많아 먹을 수가 없어 아쉽다.

내림길을 가다보면 삼거리고, 북쪽 안부와 급경사길을 지나면 삼림욕을 즐기던 예전의 송림은 간 곳 없고 벌목된 벌거숭이산이라 등산로 찾는 데 신경을 쓰게 만든다. 게다가 전주-순창간 4차선 도로개설 때문에 이 산자락이 깎여 나갈 예정이란다. 황량한 산길과 토사로 오염된 계곡이 산꾼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농장이 들어선 밤나무단지와 시멘트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큰 느티나무를 거쳐 마을 안길을 걸어 덕치지서에 다다른다. 산행시간은 정상에서 3시간20분, 깃대봉에서 1시간10분쯤 소요된다. 

 ⓒ 2008 OhmyNews 김정수/월간산 김정길 전북산사랑회 회장

 

산행안내

○제1코스  매표소-왼쪽 안부-남릉-능선 주차장-작은지붕-정상-동릉-천마봉-깃대봉-안부-송림(벌목지대)-덕치리-덕치지서 <11km, 4시간30분 소요>
○제2코스  매표소-구름다리-물놀이장-깃대봉 갈림길-장군봉-정상-휴양림-임도-헬기장-정상-장군봉-깃대봉 갈림길-동북 능선-안부-휴양림-매표소 <5.5km, 3시간 소요>

 

숙박&먹거리

장승산장가든(대표 박정하·063-652-8384)  회문산 휴양림 매표소 아래에 있는 식당 겸 민박으로, 자연산 물고기가 유명하며 메기탕 30,000원, 겨울이면 ??탕 35,000원, 토끼탕 50,000원에 즐길 수 있다. 토종닭, 오리는 30,000원이고, 숙박은 30명 15만원, 12명 8만원. 

회문산구룡포가든(대표 송은주·063-652-1104)  회문산 휴양림 매표소 아래에 위치해 산과 계곡이 어우러졌고 산채밥, 천둥오리전골, 보신탕(1인분 7,000원), 송어회(4인분) 30,000원에 즐길 수 있고, 민박은 10명 50,000원.

큰바위가든(대표 이기봉·063-652-8861)  회문산 입구에 있으며, 마당 앞의 큰 바위가 눈길을 끈다. 다슬기탕(1인분 5,000원), 자연산 메기탕(50,000원), 토종닭(30,000원)에 즐길 수 있다.

회문산특산물판매장(대표 이화자·063-652-9392)  회문산 특산물인 고사리, 취나물, 다슬기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 회문산 입구 안정리 민속체험마을은 고추장, 간장. 된장을 직접 담글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회문산 자연휴양림  빨치산들의 활동무대인 87만 평에 휴양림이 조성됐고, 정치간부 정치훈련장이였던 ‘노령학원’자리가 이제는 삼림욕장으로 가꾸어졌다. 주요시설은 산림문화휴양관(5실), 야외교실(2개), 물놀이장(1개), 야영장(1개), 주차장(6개), 숙박(9개) 등이다(063-543-4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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