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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서귀포 무릉리 곶자왈 구남물

by 구석구석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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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  064-792-2333 

학교를 리모델링한 곳 중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몸소 느끼고 과거 제주인들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 있다. 1994년 폐교된 대정읍 무릉리 무릉동초교를 방문하면 제주의 자연과 생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새롭게 변신한 체험공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환경전문지 기자출신인 강영식씨가 무릉동초교를 임대해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로 문을 연 것.


보는 관광에서 즐기는 관광, 체험하는 관광으로 패턴이 바뀐 지금, 더욱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관광이라면 살아있는 현장교육을 위해 하루 또는 반나절 일정으로 들려볼만 하다.


이곳에선 제주의 식물, 곤충, 야생조류, 해양 동식물 등 다양한 생물의 생태를 한 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다. 또 요즘 아이들이 거의 접해보지 못한 농경문화 체험을 위해 마련된 300평 규모의 텃밭에선 각종 농작물 심기 체험을 하며 농사짓기의 어려움을 실감해 본다. 이런 체럼을 통해 아이들은 식탁에 올라온 밥과 반찬들이 농부들의 땀과 수고에 의해 경작됐음을 진실로 느끼게 될 것이다.


제주 돌담쌓기, 장작패기, 농작물 도리깨 타작, 귤 따기 등 제주 조상들의 생활상과 놀이도 시기별로 직접 경험해 보도록 체험장도 준비해 놓고 있어 우리의 고유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곳으로 딱이다. 체험에 필요한 카메라, 쌍안경 등과 염색체험 활동 시 흰 옷 또는 흰 천을 준비하면 체험이 더 즐겁다. [보보스제주 강은정기자]

 

■무릉2리 무릉곶자왈

 

제주에는 숲에 대한 생각과 숲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 바꿔놓는 곳이 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의 ‘환상숲 곶자왈 공원’이다. 곶자왈이란 고유 제주어로 숲을 뜻하는 ‘곶’에다 나무와 넝쿨이 엉클어진 덤불을 뜻하는 ‘자왈’이 합쳐진 말이다. 과거에는 돌무더기로 이뤄진 쓸모없는 땅으로 치부했으나, 물을 품고 있으며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천혜의 숲을 이뤄 생태계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소중한 곳이다.

 

2021.12 출처 노컷뉴스 이인기자

진입로에 들어서면 느긋하면서도 시원한 공기가 ‘생태’ 숲임을 감지하게 했다. 이내 가지를 한껏 늘어뜨린 복분자 나무 군락이 찾아오는 이를 반긴다. 겨울을 맞이해 노랗게 변한 잔디 곁으로 거무튀튀한 화산암반이 군데군데 섞여 있다.

 

무릉곶자왈은 제주에서 가장 긴 한경-안덕곶자왈지대 중 일부다. 그동안 이곳은 40년 넘게 가시덤불과 풀들로 우거진 채 있었다. 지난 10월 강영식 촌장을 비롯한 마을 청년회가 이곳을 정비하면서 옛 숲은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대거 토해냈다.

 

평평한 들판이 펼쳐진 목장길을 따라 좀 더 걸었다. 백 보도 채 걸었을까. 무성한 나무들이 손을 맞잡은 듯한 숲터널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이 숲길은 환경단체 생명의 숲과 산림청이 선정한 ‘올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에 선정된 바 있다.숲길 안으로 들어서니 종가시나무와 녹나무가 대부분 군락을 이루며 하늘을 덮는다. 희끗희끗 들어오는 태양빛만이 푸르름에 선명함을 보탰다. 이곳은 쭉쭉 위로 뻗은 나무들이 아닌 그루터기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뻗어 만들어진 맹아림지대다. 마을 주민들이 연탄을 사용하기 전까지 땔감이나 숯을 구하는 데 이 곶자왈이 이용돼 왔음을 알 수 있었다.

 

2021.12 노컷뉴스 이인기자

걷다보면 희귀식물인 밤일엽 군락과 자금우가 살포시 고개를 내밀며 건강한 숲임을 자랑한다. 향이 너무 강해 천리까지 간다는 백서향, 빨간 열매가 주렁 달린 마삭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나무 군락 틈으로 양치식물들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밧검질 이틀 매민, 논 검질 하루민 맨다’라는 속담이 이곳에서 나온게 아닐까. 숲 터널을 지나 길따라 10여분을 걸으면 ‘정개왓’이라고 일컫는 평지가 나온다. 초가에 사용되는 볏짚을 구하기 힘들던 제주에서, 주민들은 띠(새)를 이곳에서 경작했다. 밭을 일구기 위해 크고 작은 돌멩이들을 방사탑처럼 쌓아 놓은 머들이 서너군데 보인다. 제주인의 땀이 서린다. 땅을 조금이라도 개간하기 위해서 ‘빌레’(너럭바위) 위에 그 머들을 올렸음에 틀림없다.

 

2021.12 제주 환상숲 곶자왈공원 / 노컷뉴스 이인기자

곶자왈 내에서 제주인들이 돌로 땅을 다듬은 흔적은 또 있다. 바로 돌담이다.  

 

무릉곶자왈을 관통하여 무릉2리와 신평까지 쭉 뻗은 길 양 옆으로 돌담이 쌓여 있다. 물론, 나무와 풀들로 무성해 세심히 봐야 한다. 옛 우마차가 다니기 쉽도록 충분한 여유를 뒀다. 40분여 걷는 동안 자연뿐만 아니라 생활문화 유산들도 도처에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보존 그 이상의 의미를 환기했다.

 

흔히 곶자왈을 ‘제주의 허파’라 불린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제주인들과 무수한 삶을 함께 호흡해왔기 때문이다. 누구나 곶자왈에 다가서면 제주 속 제주라는 묘한 세계에 접어든다. 인간에게서 ‘쓸모’가 사라진 무릉 곶자왈이 인간에 의해 또다시 문을 열었다.무릉곶자왈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무릉2리 마을 안길에서 인향동마을회관과 구남물을 지나는 농로를 따라 500m 쭉 걸어 갈림길이 보이면 우측 방향으로 가면 된다.

[글 서귀포신문 김경덕기자]

 

■무릉2리 구남물

 

구남물은 대정읍 무릉2리 인향동 한 가운데에 자리한 연못이다. 제주 지역 안에 마을을 이루던 수 많은 물통 가운데 하나다.진작 구남물은 물맛이 좋기로 유명했다. 대정읍 상·하모리 지역에 방목하던 소들을 여기까지 몰고 와서 물을 먹이기도 했다.

 

홍창옥 노인회장은 “가뭄 때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제주시 저시, 산양, 청수에서 여기까지 와서 길어 갔다”고 일렀다. 상수도가 공급된 전까지만 해도, 구남물은 식수로 사용됐다. 또 멱도 감고, 빨래도 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구남물 앞에 나란히 놓여 있는 돌확 2기다. 여성들은 돌확 위에다 물을 붓고 빨래를 했다. 소들이 먹는 물이 비눗물로 오염되지 않도록 한 주민들의 배려다. 돌확 안에는 구멍을 뚫어 놓아, 빨래 쓰던 물을 다시 비울 수 있도록 했다.초록빛 구남물 주변에는 아름드리 팽나무가 연못을 향해 한껏 몸을 늘어뜨렸다. 이곳 주변에 팽나무는 모두 세 그루다. 이중 두 그루는 수령이 300년도 훌쩍 넘는다. 모두 원시림들이다.

 

무릉2리는 지난해 가을, 이 연못을 생태 공간으로 가꿔 나가려 정비했다. 연못 한 가운데 수면 위로 봉긋하게 올라 온 동산에는 백일홍 한 그루를 심어 놨다. 이 연못 주변엔 여러 종류의 식물과 새, 곤충들이 서식해 자연생태 학습장으로도 활용된다. 누구건 잠시 노닐다 갈 수 있도록 돌 의자들도 마련했다.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구남물’의 유래는 오랜 기간 한 자리에 묵은 ‘큰 나무’가 있어 훗날 ‘구남’으로 불렸다는 설도 있고, 군낭(구낭, 꾸지뽕나무)이 무성한 까닭에 생겨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현재 연못 앞에는 ‘잉어 양식장’이라 쓰인 안내판을 내걸고 있지만, 그 쓰임을 잃은 지 오래다. 대신, 주민들이 밭일 와중에 단잠을 즐기는 달콤한 공간이자, 담소를 나누는 광장으로 거듭났다. 찾는 길은 어렵지 않다. 무릉2리 인향동사거리에서 위치한 식당 옆 아스팔트 길을 따라 800m가량 올라가는 지점에 있다.

[서귀포신문 2009.10 김경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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