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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서귀포 하례리 농업기술센터 예기소 망장포 예촌망

by 구석구석 2008.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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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감귤따기 체험 '농업기술센터'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탐스런 감귤은 제주의 가을을 대표하는 명물중의 하나다. 껍질만 벗겨도 새콤달콤한 향이 가득 퍼져 나와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실컷 먹으면서 직접 따볼 수 있는 체험장이 있어 소개한다.

 

현재 이곳은 농업기술센터라는 딱딱한 이름보다는 농업생태원이라는 체험학습장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전국 제일을 목표로 지난 2001년부터 사업추진에 들어간 이후 타지역 관광객은 물론 초중고교 학생들이 즐겨찾는 관광지 및 체험학습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단순히 농민을 대상으로 한 기술보급 차원을 뛰어넘어 일반인을 포함한 친환경 교육과 생태체험, 특산물 판매 등 1차와 3차산업의 연계를 꾀했다.
따라서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많은 학생들에게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감귤수확기인 11월에 감귤따기 체험이 빠지면 말이 안되겠죠^^

 

체험기간은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농업생태원의 총면적이 3만평이라면 그중 9천평이 체험공간으로 활용되는 감귤원이기 때문에 여유가 넉넉한 편이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설인 만큼 체험비도 2천원으로 저렴하다.
1인당 2천원만 내면 실컷 따먹고도 한 사람이 1-2kg를 가져갈 수 있으니 그야말로 공짜나 다름없다. 어린이가 있는 도시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데, 먹어보고 맛이 너무 좋아 오히려 택배로 감귤을 보내달라고 주문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감귤 따는데 특별한 요령이나 기술은 필요없다. 감귤수확할 때 사용되는 가위로 귤을 따서 봉지에 집어 넣으면 끝이다. 단 한가지 주의할 점은 귤을 두 번에 걸쳐서 딴다는 것이다. 1차로 꼭지에서 약간 여유있게 잘라낸 후 손에 들고 꼭지위로 바싹 자르면 된다. 나무와 과일 둘다를 보호하기 위해서...
먹을때도 가위로 잘라낸 후 껍질을 벗겨 먹어야지 가지에 달려있는 귤을 손으로 잡아채듯 따먹어선 안된다. 그 점만 주의하면 나머지는 맘대로~

 

 

중요한 비밀 한 가지 공개하자면...

이곳에서 재배되는 모든 작물은 한번도 농약을 치지 않은 그야말로 청정수확물이다. 감귤, 가지, 호박, 수세미, 콩, 옥수수, 고추 등등. 그 때문에 감귤껍질에 검은 반점이 있고 외형적으로 너무 못생겨서 상품가치가 떨어져 보인다. 그러나 맛을 보면 다르다. 신선하고 높은 당도를 유지한 과즙이 입안 가득 넘쳐난다. 먹어보지 않으면 아무도 그 맛을 모른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이곳의 농작물은 농약을 치지 않아 열매는 작고 못생겼지만 맛을 보면 상당히 달고 맛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물로 씻지 않아도 되고, 흙이 묻었다면 슥슥 바지에 문지르면 끝이다. 웰빙식품은 바로 이런 농산물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이곳으로 날아드는 벌과 나비, 새들도 늘었다고 한다. 농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자연 해충이 늘었는데 이것을 잡아먹는 새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자연생태계가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방증인 셈이다.

체험이 끝나면 뭘할까?

 

우리나라 전체 감귤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감귤 최대 주산지인 서귀포.
농업생태원 방문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건물이 바로 감귤판매전시관인데 감귤과 관련된 모든 의문사항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전시관 외관은 감귤을 자른 모양을 형상화한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곳으로 감귤따기 체험을 끝냈다면 아이들과 함께 들러봐도 좋겠다.(물론 무료)
주요 시설로는 1층에는 서귀포의 청정 농특산물, 가공제품 전시공간과 함께 현장판매, 전자상거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감귤주스, 잼, 차 등을 먹을 수 있는 감귤카페가 운영되고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즉석 쇼핑도 가능하다.

 

농업생태원 내 또다른 명물 하나를 소개하자면 다름아닌 미로원.
미로원의 규모는 2천㎡로 12m 높이의 전망대가 있으며 미로는 감귤의 중간을 절단한 모형으로 연장이 5백50m다. 미로원의 전망대는 2층 콘크리트 구조물로 주변과 조화를 이룬 제주자연석이 부착되어 있으며 미로는 제주송이석으로 조성되어 있다. 또 수벽나무는 아왜나무·애기동백·홍가시 등 3종 1천70그루로 꾸며져 있다.
미로원을 빠져 나오는 코스는 A코스, B코스 2종류가 있다. 울타리는 자라면서 무성하게 가지를 뻗는 아왜나무와 애기동백 으로 선정됐고 전망대 담벼락엔 담쟁이를 심어 조만간 녹색바위로 변모할 예정이다.

 

문의:064-733-2802

 

감귤상식

알칼리성 식품이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며 피부와 점막을 튼튼히 하여 감기예방에 효과가 있다. 비타민 C의 작용으로 피부미용과 피로회복에 좋으며 칼슘의 흡수를 도와준다. 바로 감귤을 일컫는 설명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과일은 단연코 감귤이다. 한때 ‘대학나무’라 불릴 정도로 농가마다 큰 기쁨을 안겨주었고 몇 년 전부터는 북한 동포들에게 까지 무료로 나눠주며 돈독한 우애의 정을 쌓고 있으니 제주감귤의 역할은 실로 대단하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평화대사’의 역할까지 맡고 있는 제주감귤. 삼국시대 이전 감귤 원산지에서부터 도입돼 발전해 왔으나 현재 남아 있는 품종은 일제시대 일본에서 도입된 온주감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제주의 대표과일이자 상징이 돼버린 감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예를 들어 맛과 향기가 일품인 한라봉의 경우 꼭지가 배꼽처럼 반드시 튀어나와야 한라봉일까? 아니다. 튀어나온 것은 물론이고 전혀 튀어나오지 않고 평평한 것도 한라봉이다.

보보스제주 /강은정기자

 

 

 

 

하례2리 예기소

서귀포는 곳곳마다 아름답다. 정도의 차이만이 존재할 뿐이다. 나날이 거대하고 치장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에 곡예다. 후자를 택했다. 초라하거나 보잘 것 없다 할지라도 무언가 진솔함이 묻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걸면서.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북측 삼거리에서 밭으로 이어지는 소로를 따라 500m 진행하면 왼편에 있다. 감귤밭 바로 너머로 거칠게 내려앉은 나무들과 무성한 풀들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됐음을 보였다. 날 것 그대로인 효돈천의 일부다.

 

이곳은 서귀포의 ‘한때의 영광’을 상징한다. 조선시대, 서귀포는 대정현과 정의현 관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일찌감치 소외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1467년(세조 12년), 대정현과 정의현의 중심인 이곳에 관리들의 숙박 장소인 ‘영천관’이 생겼다. 그곳에 묵던 관리들을 접대하던 장소가 바로 이곳, 예기소다.

“한때 절제사가 국마로 쓸 말들을 점검하러 올 때 ‘잘 봐주십사’하고 시중하던 곳이죠. 경관이 빼어난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기 위해 절벽을 잇는 밧줄을 매달고, 기녀(예기)로 하여금 그 위에서 춤을 추게 했어요. 그러다 기생이 발을 헛디뎌 떨어져 죽은 후로 관리들의 향연은 금지됐고, 사람들은 여길 ‘예기소’라 불렀답니다.”

 

 

한 기생의 슬픈 이야기가 아름다움 너머에 서린다. 깎아지른 절벽은 권력에의 야망을, 깊게 고인 물은 주민들의 애환을, 굽이굽이 펼쳐진 하천은 세월의 무상함을 넌지시 담는다. 비록 영광은 가버렸지만 빼어난 자태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벼랑의 높이는 30미터는 족히 돼 보인다. 그 위로 상록활엽수림들이 하천을 사이에 두고 몸을 부대낀다. 이 일대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지만, 예기소만큼은 물이 잔잔히 고여있다. 그 위로 한 줄기 햇빛이 나무 잎사귀 그림자를 만든다. 

 

영천관은 예기소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서 터만 남아 있다. 이곳에 머물던 제주목사 이약동(1470년, 성종 1년)은 주위의 운치를 탐복하며 노래했다.

서귀포신문 김경덕

 

하례1리 망장포

 

 

제주도는 섬이라는 이점 때문에 어느 지역을 가든 풍경이 수려한 바다를 볼 수 있다. 특히 서귀포 지역은 중문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등 잘 알려진 곳 이외에도 각 마을마다 저마다의 포구가 있는데 이들 또한 수려한 자연환경을 뽐내고 있다. 남원읍 하례1리에 위치한 망장포 또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풍경이 수려한 곳 중 한 곳이다.  

 

지금의 망장포는 고려시대 말엽 제주도가 몽골의 직할지였을 당시 이 포구를 통해 제주도에서 세금이란 명목으로 거둬들인 물자와 말(馬)등을 원(元)나라로 수송했던 포구라는 데 연유해 ‘전세포’라고 불리웠다.

 


이후 일제강점기 당시 ‘강장포’라고도 바꿔 불렀는데, 구전에 의하면 이곳이 바닷가 마을로 그물을 많이 쳐 고기를 잡던 대표적 포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예전에 왜구의 침입이 잦았을 당시 이곳에서 왜구의 동태를 살펴 봉화를 올리는 등 방어시설이 있었던 데서 지금의 ‘망장포’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곳 망장포 바로 옆에 살고 있는 강모씨(50)는 “옛날 어른들이 지금의 망장포는 해방 이후부터 불려진 이름”이라고도 말한다. 

 

망장포는 서귀포시에서 효돈을 지나 일주도로 동쪽으로 1km 정도 가면 길 오른쪽 망장동을 가르키는 안내판을 따라서 600m 정도를 해안으로 내려가면 망장포에 이른다. 망장포는 바닷가 해안 절벽아래에 위치한 작은 포구로 해안절벽이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 양쪽 방파제를 쌓아서 만든 포구다.


이 포구는 60여년 전에 순전히 사람손으로 만 돌을 날라서 만든 포구로 지난 1959년 유명한 사라호 태풍 때에도 거의 피해가 없었을 정도로 단단하게 축조됐다. 포구의 방파제는 보기에도 무척 견고해 보이고, 포구 바로 뒤쪽 해안절벽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망장포의 배를 매어둔 선착장의 동쪽, 해안절벽의 중간에는 작은 가건물로 지어진 신당이 있다. 망장포 돈지할망당이다. 이곳은 망장포의 이 마을 어부와 해녀들이 찾는 당으로 안전과 풍어를 위해 매달 초하루에 제를 지낸다고 한다.

 

 

 

 

예전자료에는 이 신당이 위에는 조리밥나무를 지붕삼아 돌담으로 둘러쳐져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블록을 두루고 그 위에 슬레이트를 덮었고, 건물내부에는 신패를 모시는 함과 제를 지낼 때 쓰는 양조와 지전 등이 있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관광객들도 유명한 관광지 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곳들을 둘러보는 것도 제주를 더 알차게 즐기는 방법이 될 것도 같다.

서귀포신문 김승범기자

 

하례리 예촌망 주상절리 / 굽이진 과수원 길 끝에 펼쳐진 신세계

서귀포시 중문 대포 주상절리가 웅장하고 화려한 신비함이 매력이라면 남원읍 하례리 예촌망 주상절리는 조용한 소박함으로 그에 대적한다. 타원형의 해안을 따라 나지막히 서 있는 해안절벽, 해안 절벽에 부딪치며 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왔다 갔다를 반복하는 파란 파도, 가파른 절벽을 이웃한 초록의 해송.

 

 

 

감귤과수원이 끝나면 비닐하우스가 이어지고, 다시 감귤과수원이 펼쳐지기를 몇 번. 비경의 기대를 포기하기 직전 만난 해안절경이니 신세계가 따로 없다.

과거에는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을, 지금은 효돈과 하례를 구분짓는 효례천 다리를 지나자마자 오른쪽 냇가를 따라 나있는 농로를 따라 들어가면 나타나는 땅 끝, 바다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의 육지가 바로 예촌망이다.

 

"쉽게 오름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하례리 일대를 지금은 예촌(禮村)이라고 부르지만 옛날에는 호촌(狐村) 또는 호아현(弧兒縣)이라고 했기 때문에 호촌봉(狐村峰)이라고도 해요." 방류해 둔 전복 등 해산물을 몰래 채취해 가지 못하도록 마을어장 감시를 나왔던 현모씨(64)가 일러준다. 

 

 

전문가들은 용암원정구인 해안절벽은 서귀포시 앞바다의 범섬, 문섬, 숲섬과 제지기 오름으로 이어지는 조면암질의 용암돔과 같은 시대의 분출산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예촌망에 봉수대가 있어서 과거 마을명칭, 호촌에 봉수를 의미하는 봉(烽)자를 더해 호촌봉(狐村烽)이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당시 호촌봉은 북동쪽으로 자배봉수, 서쪽으로 삼양봉수와 교신하는, 일명 망을 보는 망오름이었단다.

현인철 하례1리 이장은 "마을에서는 동쪽 봉우리를 큰망, 서쪽 봉우리를 족은망이라 부르고 있다"면서 "이 오름에 있었던 봉수대는 1960년대 이후 감귤원이 조성되면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족은망과 큰망 사이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 해안단애는 낚시객 사이에서 알아주는 장소다. 낚시객이 아니라고 소외될 필요는 없다. 배낭 하나 메고 디지털카메라 하나 벗 삼은 유유자적  여행객이라면 예촌망은 대환영이다.

 

발끝으로 몽글몽글 자갈을 느끼고 가다 걸리면 둥그런 바위를 걸터앉아 물 한 모금 마시며 쉬어갈 지어니. 쉬어 갈 때는 천천히 고개를 180도 돌려 자연이 그려낸 수채화 한 편 감상하면 그보다 더 가슴 뿌듯한 일도 없다.

서귀포신문 2009. 2 한애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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