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의 자연풍을 이용한 '냉풍욕장'
더운 여름을 못견뎌 산과 바다를 찾는 사람들. 하지만 내려 쬐는 햇볕에 쉽사리 더위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어디 한번 냉풍욕장을 찾아 가보자. 산과 바다, 계곡의 시원한 물살에서도 씻기지 않던 더위가 말 그대로 차가운 바람 목욕탕에 들어선 듯 삽시간에 물러갈 것이다.
갱도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길 역할을 하는 유도터널/여행작가 정철훈
냉풍욕장은 폐광 갱구에 연결된 허름한 비닐하우스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여름 한 순간의 멈춤도 없이 내뿜는 오싹한 냉풍은 과학의 신비 그 자체다. 에어컨을 무색케 한다.
과연 무엇 때문에 찬바람이 솟구쳐 나오는 걸까. 원리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간단하다. 바람 공기는 차가운 쪽에서 더운쪽으로 이동한다는 원리에 따라 땅굴의 찬바람이 땅굴 밖 더운 공기를 향해 나오는 것이다. 때문에 외기온도가 섭씨 15도 이상이 되면 폐갱구 4~5km 지점의 차가운 공기가 초속6m 정도의 바람이되어 밖으로 불게 된다. 그 온도는 섭씨12~15도 정도로 반팔 차림으로는 채 10분을 버티기도 힘들다.
당장이라도 몸을 얼려버릴 듯한 그 오싹한 냉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최장기록은 20분이라고 하니 추위에 자신있는 이라면 기록경신에도 한번 도전해 볼 일이다.
냉풍욕장에서 나온 물이 흘러드는 광장 옆 물길도 놓칠 수 없다.
탁족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이곳에선 누구나 발을 담그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한여름 무더위가 몇 걸음 뒤로 물러선 듯하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에서 관리하는 보령냉풍욕장은 지난 1995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사실 이곳 갱도는 1989년 석탄합리화 조치에 의해 폐광된 이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13℃ 내외의 냉풍을 이용해 여름철 양송이를 재배하는 양송이 재배단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이 지역에선 냉풍욕장으로 개방하는 갱도를 포함해 모두 17개의 갱도를 활용해 양송이를 재배하고 있다. 덕분에 주변에서 양송이 회 무침에서 양송이 부침개까지 다양한 양송이 음식을 먹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송이를 구입할 수도 있다. 인근 농가에서 판매하는 양송이는 2kg에 1만원.
냉풍욕장과 어깨를 마주댄 식당에서는 폐광의 자연풍을 이용해 재배한 양송이버섯전을 팔고 있다. 냉풍욕장 인근양송이 재배농가에서 수확한 양송이 버섯으로 그 맛이 타지역 양송이에 비할 바가 못된다. 냉풍욕을 마치고 냉풍욕장 주위에 마련된 휴식공간에서 청천저수지를 바라보며 휴식을 즐기는 맛도 일품이다.
보령냉풍욕장은 7월과 8월, 두 달간만 일반에 개방하며 이용 가능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는 무료다.
개장기간외 방문을 원하시는 분은 사전에 보령시농업기술센터 농촌관광담당에게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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