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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봉화 35번국도 백천계곡 청옥산자연휴양림 솔개발목이봉 진대봉

by 구석구석 2007.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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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속도로 영주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영주~봉화를 거쳐 소천면소재지까지 진입한 다음 현동 삼거리에서 좌회전, 31·35번 국도를 타고 늦재를 넘어서면 내리막길 오른쪽에 휴양림 입구가 나타난다. 

내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에서 자동차 전용도로화되어 있는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까지 진입한다. 영월~태백간 38번 국도도 4차선 자동차도로로 확장된 구간이 많아 예전에 비해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태백에서는 황지천변을 따르는 31·35번 국도를 타고 남행, 30km쯤 내려서면 늦재 오르막에 접어들어 도로 왼쪽으로 휴양림 입구가 보인다.

자연휴양림에서 태백시까지는 약 30km 거리(30분 소요)이며, 태백시 통리역 삼거리에서 427번 지방도를 따라 풍곡을 거쳐 동해안 호산까지는 50km 거리로 약 1시간 걸린다.

청옥산(1,276m)과 비룡산(1,129m) 사이에 길게 형성된 타랭이골 안에 조성돼 있는 청옥산 자연휴양림은 경북 북부 산간지방 특유의 짙은 수림과 한여름에도 손이 시릴 만큼 차갑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인기가 높은 휴양림이다.

수십 년생의 아름드리 낙엽송이 울창하고, 삼림욕 효과가 높다는 잣나무 숲에 산막이 들어서 있고, 야영장도 짙은 숲그늘이 드리워진 데다 찻길에서 가까워 편리하다. 해발고도가 700m대여서 한여름에도 서늘한 곳이라 여름철로는 야영장도 만원이 되곤 한다.

시설물 예약은 인터넷(www.foa.go.kr)에 한해 가능. 전화 054-672-1051.

춘양에서 소천면 현동리를 지나  태백으로 가는 길을 따라 14㎞정도 올라가면 늦재가 나온다. 늦재에서 한숨 몰아쉬고 내리막길로 조금 내려가면 "청옥산자연휴양림"이라고 쓴 목각 표지판을 만나면 청옥산 자연휴양림 입구다. 자연휴양림은 해발 896m로 대관령보다 4m 높은 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우리나라 자연휴양림중 가장 넓은 곳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이곳에는 수령100년도 넘는 아름드리 잣나무, 소나무, 낙엽송이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고 기이한 모양의 바위와 나무들 사이를 뚫어놓은 산책로를 따라 은은한 나무향에 취해 걷다 보면 출렁다리가 나온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머리위의 빽빽한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지저귀는 산새들로 흡사 원시숲속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봄이 되면 곳곳에  야생초가 피고 계곡주변에는 산목련이 활짝펴 꽃잔치가 벌어진다.

휴양림 안에는 물놀이장, 다목적용수댐, 어린이놀이터, 체력단련장, 운동장 및  캠프 파이어장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물놀이장은 자연적인 계곡을 막아 만들어 물이 맑고 차며 수련장은 청소년들이  심신을  단련하고 호연지기를 기르기 좋다.

둘이 걷기엔 좁고, 혼자 걷기엔 왠지 아쉬운 길은 스펀지처럼 폭신하다. 하늘은 울창한 숲으로 덮여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적당한 오름과 내리막은 걷는 재미를, 길 곳곳에 피어난 야생화는 보는 즐거움을 준다. 길의 중간, 작은 나무다리 위에 서서 듣는 계곡의 물소리가 고단한 모든 것을 잊게 한다.

땅은 떨어진 낙엽으로 어느새 늦가을이다. 계곡은 이끼로 가득하다. 나무, 돌, 나무 의자에까지 이끼가 소복이 앉아 무공(無空)의 깨끗함을 보여준다. 복잡한 세상사, 알고 싶지 않은 마음이 절로 든다. 그러나 길은 언제나 끝나는 법. 하룻밤 쉬고 싶은 펜션이 보이면 다시 숲 밖 세상이다. 길이 끝나는 순간 벌써 길이 그립다.

청옥산 자연휴양림은 전국 최대 면적의 자생식물관과 단체를 위한 야영장 등을 갖추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나무와 꽃 도감을 챙기는 것도 좋겠다. 시간이 더 있다면 영주까지 둘러보길 권한다. 은행나무로 유명한 부석사와 선비의 정신이 깃든 소수서원의 가을 역시 아름답기 이를 데 없다.

산림문화휴양관은 각 실마다 침구, TV, 냉장고가 구비돼 있지만, 싱크대는 2층 객실에만 있다. 그러므로 1층 객실 투숙객들은 공동취사장, 샤워장,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2층 객실 투숙객 역시 샤워장과 화장실은 공동이다.

숲속의 집에는 전기난방시설이 돼 있고, 침구, TV, 냉장고가 갖춰져 있으나, 식수는 산막 옆 간이급수대에서 구해야 하고, 화장실도 공동이다. 야영장은 정자 주변의 야영터가 제1야영장이며, 길 오른쪽이 제2야영장, 왼쪽이 제3야영장이다.

청옥산 자연휴양림은 외진 곳에 동떨어져 있으므로 일체의 먹을거리를 준비해 가야 한다.

숙박시설 숲속의집 6동/48명,숲속수련장 숙소 2동/80명ㅣ 야영장 4개소, 산림문화휴양관 14실 ㅣ 주차시설주차장 1개소/50대 (소형기준) ㅣ

숲속수련장 설치운영 수용인원 : 80명/1회 ㅣ 주요시설 : 강의실 겸 식당 1동,취사장 1동, 숙소 2동 ㅣ 시설사용료 산막 : 6동(1동/1실) : 1실 55,000원 / 산림문화휴양관 : (가족실(8실),단체실(6실)) 1실 - 55,000원 / 주차장 : 중,소형/1일 3,000원대형 5,000원 / 숲속수련장 : 어른 4,000원, 학생2,000원 / 야영장 : 텐트 2,000 ~ 4,000원

Information
●중앙고속도로 풍기 IC에서 진입하여 영주 방향 5번 국도로 접어든다. 봉화검색하기 방향 36번 국도를 타고 춘양을 지나 소천면소재지에서 좌회전해 31번 국도를 탄다. 오르막길 넛재가 나오면 서서히 속도를 줄일 것. 그렇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기왕이면 휴양림에서 머무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공기가 좋은 곳에서는 새벽녘에 눈이 떠지게 마련. 일찍 일어나 맑은 공기와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를 만끽해 보자. 그냥 둘러보는 데는 1000원, 하룻밤 묵는 데는 평균 5만5000원 선이다. ●054-672-1051
자료 - 봉화군청 문화관광 /

  editor 최갑수 writer 손미경 photographer 안천호

소천면과 석포면의 경계인 큰재(늦재)가 있어 옛날에는 교통의 분수령이 되어 큰재라는 뜻의 대현(大峴)이라고 불리었다.  

태백산과 청옥산에서 발원하여 백천계곡을 지나 31.35번 국도를 따라 석포면 육송정에서 태백. 황지못에서 발원하는 낙동강지류에 합류하는 소하천을 대현천이라 하며 대현천 상류 즉 천연기념물 제74호로 지정된 열목어서식지를 특히 백천계곡이라 부르며, 국도를 따라 흐르는 약 5km를 대현천이라고도 부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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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74호’ 봉화 백천계곡 “물이 맑고 오염되지 않아야 하며 한여름에도 수온이 20도를 밑돌아야 하고…물에 풀린 산소가 9ppm이 넘어야 하며 둘레는 숲이 울창하여 햇빛의 양과 수온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 민물고기 백 가지』 중에서)”

‘민물고기 박사’로 불렸던 고(故) 최기철 서울대 교수가 밝힌 열목어 생장조건이다. 까다롭다. 시베리아·북한 정도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드물다. 섬진강 상류 전북 진안군 백운면과 낙동강 상류 백천계곡(경북 봉화군 석포면)이 남방한계선이다.

특히 백천계곡은 열목어 서식지로는 세계 최남단. 계곡 전체가 천연기념물 74호이자 생태보전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거기다 주변 숲은 금강송이 울창한 천연림 보호구역. 이 때문에 백천계곡에선 야영·취사는 물론이고 물놀이도 안 된다. 가능한 건 오직 하나, ‘걷기’뿐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덕에 수십 년간 ‘잡티’ 하나 없는 청정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베일 속에 감춰져 있던 백천계곡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 지난해 가을. 면 사무소에서 태백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정비한 게 계기가 됐다. 대형 안내판이 들어섰고 위험 구역엔 로프도 설치됐다.

초행길에도 헤매지 않을 만큼 정비가 되자 눈 밝은 등산객들이 하나 둘 찾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첫 여름이다.

열목어는 찬물에 사는 물고기로 한 여름에 수온이 20c 이상으로 올라가면 살지 못하고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량이 풍부한 물에서만 살 수 있다.

석포면 대현리 일대는 세계적 희귀종으로 알려진 열목어가 낙동강 에서는 유일하게 서식하고 있다. 열목어의 분포 지역 중 세계 최남단이기도 하다.  

백천계곡내에는 불승종의 본산인 현불사(1980년 창건)가 있으며 경내에는 임진왜란, 관동대지진, 을미사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무참하게 목숨을 잃고 구천을 맴도는 58,000여 넋을 달래기 위한 호국영령탑이 세워져 있으며, 풍수지리상 대길지로 유명하다. 주지의 법력이 신통하다하며 연간 2만여명의 신도들이 찾아오고 있다.

백천계곡 트레킹은 국도변에서 3㎞쯤 들어온 현불사에서 시작한다. 등산로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따라 담장을 끼고 돈다. 왼편으로 콸콸, 계곡물이 기운차게 흐른다. 그 오른편은 태백산 남동 능선에서 내려오는 조록바위봉이다.

이 조록바위봉과 뒤쪽 달바위(월암), 그 오른쪽 별바위(진암) 등 세 산이 모여 번(番)을 서듯 계곡 입구를 지키는 톡특한 산세. 그리고 그 사이로 계곡물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西出東流). 이런 독특한 지형 때문에 마을 주민 간에는 이 곳이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지(十勝之地:천재지변·전란으로부터 안전한 열 곳의 땅) 중 한 곳이라는 얘기가 전해온다.

 

20여 분쯤 오르니 차량 통행을 막는 차단기가 나온다.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인적이 끊기고 오롯이 자연만 존재하는 곳, 잠시 들여다볼 수는 있지만 머물 수는 없는 곳, 백천계곡의 속살이다.

차단기를 돌아 들어간다. 사람 흔적이라곤 빽빽한 나무 터널 사이로 임도 한줄기가 고작이다. 일제시대 때 금강송을 실어내기 위해 뚫은 길이란다. 대낮이건만 하늘이 캄캄하다. 끝 모르고 치솟은 원시림이 햇빛을 가렸기 때문이다.

초입엔 단풍나무, 위로는 금강송 천지다. 짙은 나무 그늘 덕에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여 걷는데도 서늘하기만 하다.

산색에 취해 정신없이 걸은 지 10여 분, 물소리가 부쩍 크게 들린다. 계곡물이란 좁게 발원해 하류로 가며 세를 넓혀가는 게 보통. 한데 백천계곡은 어찌 된 영문인지 위로 갈수록 수량이 더 느는 듯하다.

주의 사항=백천계곡은 문화재법에 의해 보호받는 천연기념물이다. 열목어를 보겠다고 물에 들어가선 절대 안 된다. 특히 여름엔 감시원 2명이 상주하며 순찰을 도니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조심할 것. 열목어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차라리 현불사로 가라. 연못에서 기르는 열목어를 실컷 볼 수 있다.

육송정공원은 태백시에서 흐르는 낙동강 지류와 대현천이 합류하는 곳으로 오래전부터 삼거리 지점에 아름드리 소나무 여섯그루가 병풍처럼 자라서 마치 정자 모양을 하고 있어 육송정이라 불렀는데 그 나무들은 한말 경복궁 재건시 베어 낙동강으로 운반되었다 한다. 지금 태백과 석포면으로 가는 삼거리로 매점과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자료 - 봉화군 문화관광과/중앙일보 김한별기자

 

진대봉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 땅에 들어서면 수려한 계곡들이 발길을 멈추게 하지만, 각자 모양새가 특이한 산들이 암골미를 뽐내는 기세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달바위봉, 진대봉, 조록바위봉이 그들인데, 달바위봉과 조록바위봉은 오래 전에 등산로가 개설되었으나 진대봉은 아직 등산로가 없는 실정이다.

진대봉은 한 마디로 철(凸) 자처럼 생겼다. 근동에서는 진바위라고 부르는데, 길다는 뜻의 방언이다. 하늘로 길게 솟은 바위라는 말이다. 정상 북쪽에는 길게 생긴 바위가 곧 쓰러질듯 솟아있다. 빌딩처럼 솟은 진대봉은 대현리 어디에서도 특이하게 눈에 잘 띄어 찾기 쉽다.

태백과 현동을 잇는 35번, 31번 국도가 지나는 경북 석포면 대현리 석포초교 대현분교 옆 현불사 표석을 산행들머리로 삼아 백천계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계곡은 위도상 세계적으로 제일 남단에 위치한 열목어 서식지다.

열목어는 온도가 낮은 아주 맑고 깊은 골짜구니에서 흐르는 물에만 산다. 치어가 3~4년 후면 몸길이가 30cm를 넘으며 1m 이상 큰 개체도 있다. 주민들이 그들을 잘 지켜준 덕분에 상류에는 아직도 열목어가 노닐고 있다.

걷는 사람은 없고 현불사로 오가는 자동차만 가끔씩 지나다닌다. 진대봉을 끼고 도는 협곡 위로 정상이 코앞에 올려다 보이지만, 진대봉 북서쪽에 있는 진바위골로 가기 위하여 백천골을 따라 걷는 것이다. 양쪽은 깎아지른 석벽이다. 석벽으로 소나무들이 빼곡히 붙어 바위타기를 한다. 물은 푸르다 못해 멍이 들었다. 선경이 따로 없다. 이것이 선경이다.

바위모퉁이를 2회 돌아들어 열목어서식지 표석을 지나 시멘트다리를 건너 ‘대현리 55호’ 전봇대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현불사 표석에서 2.3km 거리다. 여기서 지금까지 걷던 백천계곡과 이별하고 왼편에 와폭을 이룬 진바위골로 들어선다.

입구는 좁아 보이더니 계곡으로 들어서자 넓은 계곡은 별천지다. 물도 맑고 나무도 빼곡히 들어찼다. 겨울인데도 양치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계류의 징검다리를 3회쯤 건너 계곡을 따른 지 12분쯤에 계곡 삼거리다. 지금까지의 천연림 대신 여기에는 인공조림한 일본이깔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빼곡히 솟아있다. 지형이 함지박처럼 생겼다.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기에는 쓸 만하겠다. 옛날 진바위골에도 사람이 살았었는데, 마지막까지 살던 사람은 진대봉 남쪽 둔지골 언덕으로 이사한 후 무인지경이 되었다.

계곡 삼거리에서 왼편 주계곡의 일본이깔나무숲 아래를 따라 15분쯤 오르니 왼편으로 지계곡이 나타난다. 둔지골로 이사했다는 사람이 살던 집터인 듯하다. 일본이깔나무들이 모두 베어 그대로 버렸다.

누워있는 나무등걸과 줄딸기 덩굴을 헤쳐가며 주계곡을 버리고 왼편에 곧추선 진대봉을 올려다보며 지계곡으로 올라간다. 사람이라고는 다닌 흔적도 없다. 덩굴식물들이 엉클어져 있고 발에 밟히는 것은 이끼 낀 너덜겅뿐이다.

급경사를 30분쯤 올라서자 성벽 아래에 이른 것 같은 직벽이다. 직벽을 끼고 왼편으로 돌아가며 위를 쳐다보니 바위봉과 바위봉 사이 조금 잘룩해 보이는 지형을 향해 네 발로 긴다. 호랑이걸음 호보법을 쓴다. 아주 된 가풀막이다.

진달래 나무등걸을 움켜잡기도 한다. 눈도 붙어있지 못하는 경사를 안간힘을 10분쯤 쏟자 곧추선 바위 아래 잘록이다. 이 바위가 진대봉의 이름을 낳게 한 ‘긴바우’가 틀림없겠다. 꼬리진달래가 서식하는 암릉이다. 바위에는 식용 가능한 석이가 덕지덕지 붙었다.

 

낙타 같은 바위등을 타고 천천히 주봉을 향해 나뭇가지를 꺾으며 30분 더 오르자 사방이 직벽을 이룬 정상이다. 분재 같은 소나무들이 바위에 뿌리를 박았다. 북쪽 조망은 흰 눈을 머리에 인 문수봉과 부쇠봉이 길게 가로누웠고, 암골미를 자랑하는 조록바위봉도 건너편에 솟았다.

남동으로는 진안 마이산 형님격인 달바위봉, 남쪽은 솔개발목이봉 뒤로 비룡산이 얼굴을 살짝 내밀었다. 서쪽은 청옥산이 백두대간과 어깨를 마주하고 있다.

하산은 올라올 때 보았던 진바우가 있던 안부로 되내려간다. 보조자일을 챙겨와야 하는 건데…. 나무뿌리가 뽑히지 않도록 조심하며 성벽처럼 생긴 곳에 이른다. 이제는 직벽을 끼고 왼편으로 트래버스한다.

철자처럼 90도 꺾인 곳에는 걸리적거리는 잔챙이 나무들이 없다. 정상을 떠난 지 35분쯤 걸려 진대봉에서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서쪽 주능선에 도착했다. 이제야 한숨을 돌려본다.

여기서 둔지골로 곧장 하산하여 산행을 마칠 수도 있겠으나 주능선을 따라 청옥산 방향으로 걷는다. 순탄한 능선이다. 아름드리 금강송 사이로 뒤돌아보니 등골을 오싹하게 했던 진대봉이 창날처럼 솟았고, 달바위봉도 운치를 보탠다. 신갈나무, 굴참나무, 진달래나무가 어울린 능선에는 봄이 오면 진달래 터널을 이루겠다.

주능선을 30분쯤 따라 산행하였으니 이쯤에서 능선을 버리고 왼편 둔지골을 향해 내려선다. 계곡은 낙엽이 쌓여 폭신폭신하다. 약 15분쯤 내려서니 둔지골 수렛길이다. 둔지골에 있는 태란사를 볼 요량으로 둔지골을 거슬러 약 200m쯤 오른다. 법진 주지가 창건한 자그마한 절이다. 차 한 잔 공양 받고 털레털레 30분쯤 계곡을 빠져나오니 진대봉, 달바위봉이 마중하고 언덕 위의 하늬바람 펜션과 부래주유소가 반기는 35번, 31번 국도다.

월간산 2007. 448호 김부래 태백 한마음산악회

달바위봉 낚아채려는 조망이 일품인 솔개박목이봉 1,128.6m

 

 경상북도 최북단 봉화군 석포면 소천면에 위치한 솔개발목이봉(1,128.6,m)은 백두대간상의 천령(天嶺)인 부소봉과 신선봉 사이의 두리봉(1,370m·일명 깃대배기봉으로 부르고 있으나 일제가 측량할 때 깃대를 꽂아 놓아 부른 이름)에서 동으로 갈래 친 산줄기가 청옥산(1,276.5m)~넛재(896m)를 지나 솔개발목이봉을 솟구치고는 한 가닥은 달바위봉(1,073.2m)을, 또 한줄기는 남으로 방향을 틀어 비룡산(1,129.4m)과 배바위산(967.8m)을 빚어놓고 낙동강에 막혀 맥을 다한다.

솔개발목이봉은 하늘에서 땅 위의 먹이를 노려보는 솔개처럼 특히 닭이봉, 닭알봉이라 하는 달바위봉을 낚아채려는 형국은 흥미로움에 재미를 더한다. 솔개를 닮아 조망도 훌륭하고 지형이 까다로워 독도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길다, 긴, 진고개, 느긋하다는 뜻의 늦재→넛재는 내륙에서 으뜸인 춘양장을 다니던 큰 고개였다. 원래 옛길은 타랭이골과 강시골을 넘나들었는데 지금도 그 형체가 남아있다.

강시골 입구에는 잘 생긴 바위봉이 솟아있는데 이름이 벼락바위다. 얼마 전 이곳을 지나던 나그네가 도깨비(강시)에게 홀려 벼락바위 꼭대기에서 밤새도록 도깨비와 술판을 벌였다고 한다. 날이 훤히 밝은 뒤에 보니 밤새 맛있게 마신 술은 소 오줌이고 안주는 쇠똥이었다는 것이다. 그 후부터는 날이 저문 후에는 이곳을 지나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옛길이 세거리골에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넛재를 떠난 지 1시간쯤 후에 유인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에 닿았다. 초소에 걸쳐있는 사다리에 올라서지 않아도 조망이 시원하다. 북으로 길게 패인 타랭이골, 구무골에 터를 잡은 대현 마을의 진대봉, 쪼록바위봉이 좌청룡 우백호를 맡았고, 조산은 태백이, 안산은 솔개발목이봉이 배역을 맡았다.

남쪽은 강시골이 사타구니를 벌렸고, 서쪽은 청옥산이 만만한 거리에 있고 백두대간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사방팔방으로 시야가 열렸다. 북쪽은 부소봉, 문수봉, 두리봉이 연이었고, 매봉산의 풍력발전기, 백두대간 상의 덕항산, 두타-청옥산이 보이고, 앞으로 눈을 당기자 연화봉, 쪼록바위봉, 창날을 곧추세운 듯한 진대봉, 두 귀를 쫑긋 세운 달바위봉, 뒤로는 부산 몰운대 다대포를 향하는 낙동정맥, 남쪽에 큰 덩치로 앉은 비룡산, 멀리 레이다망이 반짝이는 일월산, 서쪽은 각화산, 왕두산, 청옥산을 백두대간이 팔을 벌려 품에 안았다.

산행길잡이 넛재~(1시간)~산불감시탑~(1시간10분)~1128m봉 삼거리~(1시간40분)~정상~(5분)~T자 삼거리~(25분)~달바위봉 능선 삼거리~(1시간)~임도~(30분)~35번 국도.

숙박 대현리 진대봉 언덕에 하늬바람펜션(주인 안만석·054-672-4750, 011-9777-4759)은 예약 투숙객을 위해 태백까지 마중해 주며 산행기점까지 태워주기도 한다.
이외에 청옥기사식당(054-673-4459), 청옥산 자연휴양림(054-672-1061)이 있다. 부래주유소 김용주씨(011-367-6446), 대정회 이석천 회장(011-9076-6602)에게 민박 혹은 산행코스 문의.

현불사 비석 인근에 모리가든(054-672-6446)이 있다. 직접 뜬 청국장과 재래된장을 섞어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 백반이 5000원. 콩잎을 된장에 박아 삭혔다 새콤달콤하게 버무린 반찬도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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