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여 물건을 파고 사는 시장에는 사람 사는 맛이 있다. 갖가지 물건을 늘어놓고 사람들을 부르는 소리, 조금이라도 싼값에 물건을 사려는 흥정 소리, 시장한 사람들을 유혹하는 국밥 끓는 소리, 발 디딜 틈 없는 시장 골목을 헤쳐 나가는 지게꾼 소리, 이 모든 것이 모여 활기 넘치는 시장 풍경이 만들어진다.
서울의 간판 격인 건물 남대문 동쪽에 있는 남대문시장에 가면 우리는 흥겨운 시장 풍경을 볼 수 있다.
요즘에는 주차난과 백화점, 대형 쇼핑센터의 등장으로 찾는 사람이 줄기도 했지만 하루 50만명이 찾는 거대한 유통 공간이다. 명절 때만 되면 방송사에서 중계차를 받쳐 놓고 명절 분위기를 전하는 단골 공간인 남대문 시장은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재래 시장이다. 또 현대적인 도시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남대문 시장은 우리 생활의 모습이 남아 있어 외국 관광객들이 꼭 찾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현존하고 있는 재래시장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시장인 남대문시장은 이조 태종 14년(1414년) 정부임대전(政府賃貸廛)으로 문을 연 유서 깊은 곳이다. 이조 중기에 들면서 저자거리로 자리잡은 남대문 시장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독점 운영을 했던 역사도 지니고 있다. 광복 후 상인 연합회에서 관리를 해 오다 1964년 10월에 이르러 건물주ㆍ땅주인 ㆍ상인 들이 공동 출자한 주식회사 형태로 바뀌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남대문 시장은 전문상가가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숙녀복과 아동복의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낼 정도로 전문화된 의류상가는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도매시장이 열리기 때문에 불야성을 이루기도 한다. 그밖에도 주방용품ㆍ민예품ㆍ토산품ㆍ농수산물ㆍ일용잡화ㆍ수입상품 등을 취급하는 상가들도 늘어서 있어 웬만한 물건들은 도매가로 구할 수 있다.
점포 수가 무려 6,000여개에 달하는 의류시장은 '남문패션'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패션계에 영향력이 크다. 특히 캐주얼에서 정장ㆍ홈웨어에 이르는 숙녀의류를 취급하는데 국내 소매상들 뿐만 아니라 외국 바이어들도 많이 찾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차난 때문에 동대문 시장으로 사람들을 빼앗기고 있는 형편이다.
작은 점포들이 모여 만들어진 남대문 시장이 오늘처럼 커질 수 있는 비결은 점포는 작지만 상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독립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바로 연결되는 유통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남대문 시장에 가면 봄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의류상가는 봄에 어울리는 밝은 색상의 옷들이 걸려 있고 꽃상가에는 봄꽃이 활짝 펴 있다. 이 봄, 건강한 삶이 있는 봄시장에 가서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자. 와우트래블 씨티투어
남대문 시장에는 옷과 수입품 못지않게 단일품목으로 규모가 큰 액세서리상가가 있다. 퇴계로변 남대문시장 쪽에 연세 상가, 영창, 장안, 원랭땅, 남문, 렝땅, 유성상가, 실 로암상가 등이 몰려 있다. 남대문로 시장쪽에 우주상가, 삼호마게트가 있다. 이들 상가에서는 약 2천여곳의 악세 사리 전문점이 들어서 있는데 이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한 품목만 전문으로 파는 점포가 많으며 금, 은도금, 천연소재 플라스틱등 머리핀에서 발, 목걸이까지 신체 및 의류, 모자 등에 사용되는 모든 종류를 직접 제조판매함에 따 라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도 전문악세사리 상가로 유명하다.
퇴계로변 남대문시장 입구에서 신세계백화점 방향으로 조금 가다보면 카펫/천막상점 들이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다. 신세계쪽 13곳과 맞은편 3곳등 모두 16개점포가 카펫 상가를 이루고 있다. 이 곳에서는 신용카드는 사용할 수 없고 현금 일시불로 사야하지만 백화점이나 시중 보다 30~40% 정도 싸다. 배달은 일부 점포는 서울시내 어디든지 무료로 배달해 준다. 카펫을 사기 전에 배달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물건은 9월부터 들어온다)
남대문시장 남쪽 퇴계로변에는 11개의 등산장비 전문점이 모여 있다. 점포수는 그 리 많지 않지만 거래량 규모로는 국내 최대 도매상가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텐트와 배낭을 비롯, 전문 등산장비일체가 구비되어 있다. 값도 시중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은 물건임에도 시중가보다 20~30% 정도 싸다. 이곳은 공장과 직거래하는 도매시장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거의 도매값으로 판다.
남대문시장에는 1백 50여 곳의 안경도소매점이 밀집해 있다. 이곳의 안경유통량은 전국 유통량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구 남창동 숭례문 수입상가 뒤쪽의 본동상가, 남 대문상가, 남대문극장 2층, 남대문로 보행도로변, 퇴계로 남대문시장 입구 세계로 안경 타운 등에 안경점이 몰려 있으며, 점포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곳 안경점 가운데 규모가 큰 곳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직접 생산판매하는 곳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하청공장과 직거래하므로 일반 소비자도 시중가보다 30∼50%정도 싸게 살 수 있다.
남대문시장 입구 대한화재보험빌딩 뒤편에는 미술용품만 파는 가게가 8곳이 있다. 국내에서 종합문구 할인 매장으로는 가장 큰 알파문구센터(300평)는 1매장(1층 완구, 팬시, 포장지, 학용품 / 2층 사무용품 / 3층 바인다 / 4층 소비자 상담실) 2매장 (1층 제도, 만 화용품, 전산소모품, 디자인용품 / 2층 미술용품 / 3층 지류 / 4층 건축모형재료, DIY, 악 세사리용품 등 다양하게 취급하며 시중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또한 주변문구점에서 학 용품, 사무용품, 미술용품을 함께 팔기도 한다. 남대문 상가는 점포 평수나 점포숫자는 적 지만 미술용품, 문구용품 유통규모는 국내 최대이다. 안국동, 인사동이나 대학가에서는 주로 소매를 하는데 비해 남대문시장에서는 많은 물량의 도매가 주를 이룬다. 이곳은 도매와 소매비율이 6대 4 정도이다. 일반소비자에게 팔리는 가격도 시중(소비자가격 기준)보다 저렴하다. 화방동에서 대량으로 구입하면 5∼10% 더 싸게 살 수 있다.
남대문로 낚시용품거리는 서울역 맞은 편에서 숭례문 광장까지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어망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남일상사, 등산용품도 일부 판매하고 있는 제주등산낚시까지 합치면 남대문로에는 모두 12군데의 낚시용품점이 있다. 이 거리는 항상 전국 각지의 소매상과 강태공들로 붐비는데 일반소비자들은 시중값보다 10~30% 싸게 살 수 있다.
낚시대는 20%, 다른용품은 10% 정도 싸다. 생산업체와 직거래 하기 때문에 유통마진이 적기 때문이다. 수입품의 가격은 일반소매점의 가격과 거의 비 슷하다. 낚시대, 릴, 어망, 미끼 등 초보자들이 갖출만한 기본용품의 가격은 최저50,000원~최고 150,000원선이다.
숭례문 수입상가 쪽보다는 신세계 백화점 주차장 쪽으로 진입하여 유료주차장을 이용한다(30분에 2000원). 하지만 매우 혼잡하므로 되도록 가져가지 않는 편이 낫다.
얼큰하고 개운한 맛! 남대문 갈치조림
1988년을 전후로 형성된 이곳 갈치조림골목은 당시만 해도 가격이 쌌던 갈치를 재료로 매콤하고 칼칼한 맛을 좋아하는 상인의 입맛에 맞춰서 얼큰하게 조림을 내놓았던 것이 시초. 그후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부터 상인들은 물론 인근 직장인들과 남대문 쇼핑객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맛 거리로 유명해지게 된 것이다.
남대문의 갈치조림골목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갈치조림을 맛볼 수 있다. 어른 두 사람이 함께 지나치기도 비좁은 골목이 점심시간 때만 되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더욱 북적대는 갈치조림골목. 그 중에서도 최고의 갈치조림 맛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식당들을 만나보자.
손이 닿기만 해도 데일 정도로 뜨거운 뚝배기에 부글부글 끓여져서 나오는 ‘왕성식당 02-752-9476 ’의 갈치조림은 벌건 국물이 보기에도 화끈하다. ‘식당을 알릴 수 있는 특색 있는 메뉴를 찾다가 시어머니가 자주 만드시던 생선조림에 착안해서 갈치조림을 시작했다’는 문혜순씨(54)는 서울 사람이지만 시집에서 끓이던 조림 맛을 전수받아서, 경상도풍의 거친 맛을 잘 다듬어 독특한 갈치조림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사장인 문의식씨(48)는 ‘비록 생긴 것은 영락없는 개밥그릇 같지만, 맛있는 갈치조림을 만드는 보물’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자신을 ‘식당머슴’이라고 부르는 그는 새벽 2시부터 식당에 나와서 갈치를 다듬는다. 그렇게 다듬은 갈치로 갈치조림을 만들어 손님상에 나가기 전까지 세 번을 끓여낸다.
냄비에 듬성듬성 썬 무를 바닥에 깔고 물과 양념장, 갈치를 넣고 끓였다가 조금 후에 이를 다시 한 번 끓여서 반쯤 졸인다. 그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5분 이내에 완전히 익혀서 손님에게 내오는 이곳의 갈치조림은 매콤달콤한 것이 꽤 자극적이라서 입맛 없고 독특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에는 제격. 가장 좋은 고추를 씨를 빼내고 직접 빻아서 쓰는 고춧가루도 이 집의 자랑.
갈치조림 골목 안에 위치한 50년 전통의 진주집
02-753-9813
꼬리찜을 시키면 큰 뚝배기 한 가득 뽀얀 국물 사이사이로 푹 고와진 꼬리고기가 얼굴을 내민다. 야들야들한 살코기는 젓가락을 갖다 대기만 해도 뼈에서 쏙 떨어져 나갈 정도다. 떨어져 나간 꼬리 고기를 한 젓가락 집어 새콤한 부추 양념장에 콕 찍어 먹으면 입에 착 달라붙는 그 맛이 일품이다. 다른 양념은 전혀 첨가하지 않고 오로지 꼬리뼈만을 사용해 푹 고와 누린 맛이 전혀 없으며 뒷맛까지 개운할 정도로 담백한 육수는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신통한 재주를 가졌다.
3명 정도는 거뜬히 먹을 수 있을 만큼 양도 많을 뿐더러 이곳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는 소주 안주로 제격. 마이프라이데이
꼬리토막 1만 5000원, 꼬리찜 4만 5000원
은호식당 02-753-3263
남대문 파출소입구에서 시장통으로 30m 들어가면 있다.
남대문 시장 구석에 있는 꼬리곰탕(1만2000원) 명가. 구수하면서도 입에 짝짝 붙는 국물이 위 속으로 들어가며 자동적으로 소주를 주문하게 만든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 집만의 독특한 국물은 ‘마력적인’ 국물 맛. 해장용으로 그만이다.
꼬리곰탕 외에 꼬리토막(1만4000원)이라는 특이한 메뉴가 있다. 일반적인 꼬리곰탕에 들어가는 것 보다 훨씬 큰 ‘꼬리 토막’ 2개 정도를 담아 주는 메뉴다. 한 덩이만 먹어도 배가 부른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다 먹을 즈음 곰탕 국물을 보충해준다. 구수한 국물에 먼저 국수를 말아 먹은 다음 밥을 넣어 마무리 하면 배가 정말 풍선처럼 빵빵해진다. 설렁탕(5000원), 양지탕(7000원), 도가니탕(1만원) 등도 있는데, 국물은 모두 같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남대문 시장에서도 유독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된장찌개라면은 특히 바쁜 직장인들에게 간단한 점심식사로 사랑받아 왔다.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된장찌개라면에 밑반찬과 밥을 적절히 섞은 비빔밥을 곁들이면 고가의 웰빙식단이 부럽지 않을 만큼 만족스러운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다.
오늘은 또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되는 점심시간, 색다른 맛의 된장찌개라면과 비빔밥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신문 나우뉴스TV 2009.3
조선 태조 5년(1396)에 최초로 축조되었고 1398년 2월 중건되었다. 이 문은 조선시대 한성 도성의 정문으로 4대문 가운데 남쪽에 위치하므로, 남대문으로도 불린다. 1448년에도 크게 고쳐지었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에도 남대문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양측에 성벽이 연결되어 있었지만 1908년 도로를 내기 위하여 헐어 내고 성문만 섬처럼 따로 떨어져 있었으나, 2006년 복원 공사를 마치고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에 의하여 보물에서 국보 제1호로 지정되었다.
건물의 평면은 아래.위층이 모두 5칸, 측면 2칸이며, 건물 내부의 아래층 바닥은 홍예의 윗면인 중앙칸만이 우물마루일 뿐, 다른 칸은 흙바닥으로 되어있고 위층은 널마루이다. 편액의 필자에 관하여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지봉유설>에는 양녕대군이 쓴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른 문의 편액은 가로로 쓰여 있으나 숭례문이 세로로 쓰여 있는것은 숭례(崇禮)의 두 글자가 불꽃을 의미하여, 경복궁을 마주보는 관악산의 불기운을 누르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현존하는 성문 건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남대문은 전형적인 다포(多包)양식의 건물로 견실한 목조건축물의 수범을 보이고 있는 한국 건축사상 중요한 건물의 하나이다.
1997년 초 서울시에서 이 문의 경관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조명설비를 새로이 한 바 있다. 서울 중구는 2005년 10월부터 통로 보수공사와 홍예문 입구 등 5곳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 조선 세종때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랫부분 석축 기단과 지대석(맨 아래 기초석), 박석 (바닥에 까는 돌), 문지도리(문을 다는 돌 구조물) 등을 발굴했다. 이는 1907년께 남대문을 관통하던 전차선로를 내면서 문 주위로 흙을 1미터 가량 쌓아올려 아래쪽 기단과 박석들이 완전히 묻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구는 시민들이 지반보다 1.6m 아래에 있는 이들 구조물을 볼 수 있도록 중앙통로 시굴 부분을 그대로 남겨둔 채 관람시설을 설치했다. 숭례문 개방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며, 숭례문의 중앙통로인 홍예문을 따라 숭례문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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