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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구미 상송리 수다사 연악산

by 구석구석 2007.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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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구미시 무을면 상송리

 

연악산 수다사  

오래된 고찰에서 만추를 즐긴다는 것은 곰삭은 장을 맛보는 것만큼이나 행복한 일이다. 지난 일요일 늦은 가을을 만나러 간 수다사에선 자연이 담그고 익힌 장처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구미시 무을면 상송리 연악산 자락에 앉아있는 수다사는 그 연대가 상당히 오래된 신라 고찰이다. 신라 문성왕 850년경에 진감국사에 의해 창건됐는데 연악산 봉우리에 흰 연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지었다 해서 연화사(淵華寺)라고 불렀다고 한다.

 

  

바닥이 온통 은행잎으로 뒤덮인 수다사경내 /권미강

 

고려 경종 원년(976)에 화재로 소실됐다가 다시 고려 명종 15년(1185)에 각원대사가 개축해 성암사로 개칭했고, 고려 원종 14년(1273)에는 수해가 나 소실된 것을 조선 선조 5년(1572)에 사명대사가 중축해 수다사라고 개칭했다고 한다.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 당시에는 만여 명의 승병들이 수다사에 모여 의국법회(義國法會)를 열었을 만큼 큰 도량이었다고 한다. 숙종 30년(1704)에 불이 나 건물 몇 동만 남고 모두 소실됐으며 현재는 대웅전과 명부전·산신각·요사채 등이 있다.   

 

대웅전에 모셔진 목조아미타불은 고려 명종 16년(1186)에 각원대사가 조성한 불상이며 법당 안에 있는 동종은 영조 48년(1772)에 제작됐다고 한다. 수다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명부전인데 이곳에는 칠황지옥도가 완전한 형태로 보존돼 있어 그 가치가 높다고 한다.

 

 

수다사 명부전과 사람얼굴을 닮은 망세(치미)/권미강

 

수다사(水多寺)의 수는 중생의 병고와 고통을 제거해 주는 감로수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물이 많아서 인지 큰 물난리를 두 번이나 겪었다고 한다. 널리 알려진 사찰은 아니지만 그 역사를 되짚어보니 수다사의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길목에 서있는 느티나무의 연륜을 가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여러 번의 수해와 화재를 맞으면서도 긴 세월 평상심으로 중생의 행복을 위한 도량으로 굳건하게 자리한 수다사를 돌아보며 마음이 숙연해졌다.

 

 

명부전 처마의 풍경/권미강

 

수다사 경내에 융단처럼 깔린 은행잎들이 수다사가 지내왔던 흔적인 듯 제 몸빛을 반짝이고 있었고 단풍은 붉은 커튼을 드리우며 나그네에게 관세음보살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만추(晩秋)의 행복이 내 몸 안에 가득 찼다.  조금 늦긴 했지만 수다사의 만추를 느끼고 싶다면 선산IC에서 무을면 쪽으로 가다가 안곡저수지 입구에 수다사라는 이정표를 만나서 가면 된다.

 

자료-오마이뉴스 권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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