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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추천 테마여행

중앙일보-대표적인 철새 보금자리 6곳

by 구석구석 2007.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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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철새 보금자리 6곳
 
철새 도래지는 대부분 물을 끼고 있다. 물과 뭍이 만나는 곳이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어류, 곡식의 낟알 등 먹이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강.서산 천수만.창원 주남지.창녕 우포늪.순천만 다대포구.해남 고천암호 등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가 다 그렇다. 철새에게 수십㎞ 정도는 하루 생활권이다. 겨울 철새는 한반도 내에서도 추위에 따라 이동을 한다. 한강.천수만 등 중부 지방의 경우 11~12월, 남해안 지역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 초순에 철새가 많이 눈에 띈다. 그 때문에 초겨울엔 중부 지방, 한겨울 및 늦겨울엔 남쪽 지방이 철새 맞이에 좋다.

한강변
한강변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 중 하나다. 개체수로만 따진다면 서산 천수만 다음이다. 우선 한강 하구는 저어새의 세계적인 서식지다. 군사보호구역이라 들어갈 수는 없지만 해질 녘 자유로를 따라 임진각으로 가다 보면 장관을 경험할 수 있다.

미사리 조정 경기장에서 팔당대교 북단까지의 한강 상류도 청둥오리.고니 등 20여 종의 겨울 철새가 몰려든다.

서울 시내에도 있다. 여의도 밤섬 생태보전지구.여의도 샛강 생태공원.광나루 지구 생태보존지구 등. 겨울철(12~2월) 밤섬 조망이 가능하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에 고배율 망원경 6대가 무료 개방(오전 9시~오후 5시)되고, 여의도를 출발하는 유람선(02-785-4411)도 다음달 8일부터 2월 말까지 망원경을 설치해 운영한다.

충남 서산 천수만
올해는 예년보다 철새 도래 시기가 열흘 정도 늦다. 태풍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철새가 천수만을 떠나 남으로 향하는 것도 그만큼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수만 철새기행전 행사는 이달 말로 끝나지만 12월 중순께도 천수만은 철새 천지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철새 서식지인 간월호와 간척지는 일반인의 통행이 통제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 시간씩 운행되는 철새 투어 버스를 타야 한다. 두 시간에 5천원. 대신 천수만 생태관 앞의 무논 탐조대와 방조대에선 돈 안 들이고 가창오리 군무를 지켜볼 수 있다.
 
저녁이 가까워오면 간월암에도 물이 천천히 들어오기 시작한다. 서해의 잔잔한 일몰을 간월암에서 맞아도 좋지만 해가 지기 전인 오후 4시 30분쯤엔 섬이 되는 간월암을 매정하게 뒤로하고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 간척지로 가는 게 좋다. 간월암이 있는 절산에서 횟집이 늘어선 해변을 따라 40번 국도 쪽으로 15~20여 분을 걸어나와 만나게 되는 간월도 맞은편 논길이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현대 서산농장인데, 들어가기 전에 현대건설 사무실(경비실)에 얘기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농장이 워낙 넓어 승용차가 있으면 더 좋지만 주홍빛 하늘 위를 떼로 나는 철새들의 장관을 만끽하기엔 도보만으로도 상관없다. 해 뜰 무렵이나 해 질 무렵엔 새들이 한꺼번에 이동해 굳이 간월호 중심부로 가지 않아도 청둥오리, 기러기, 검은목논병아리, 뿔논병아리, 학 등 온갖 철새들이 찾아와 펼치는 화려한 군무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천수만 철새가 많이 줄어들어 좀 더 많은 새를 보려면 간월암에서 좀 더 일찍 나와 간월호 호수까지 천천히 산책하듯 가보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되겠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나들목을 나와 안면도 방향으로 가다보면 천수만에 다다른다. 15㎞ 거리. 천수만 철새기행전 위원회 041-669-7744.

경남 창원 주남지
철새 도래지는 대부분 물을 끼고 있다. 물과 뭍이 만나는 곳이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어류, 곡식의 낟알 등 먹이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강.서산 천수만.창원 주남지.창녕 우포늪.순천만 다대포구.해남 고천암호 등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가 다 그렇다. 철새에게 수십㎞ 정도는 하루 생활권이다.
겨울 철새는 한반도 내에서도 추위에 따라 이동을 한다. 한강.천수만 등 중부 지방의 경우 11~12월, 남해안 지역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 초순에 철새가 많이 눈에 띈다. 그 때문에 초겨울엔 중부 지방, 한겨울 및 늦겨울엔 남쪽 지방이 철새 맞이에 좋다.

전남 순천 대대포구
고흥.순천.여수 사이에 있는 순천만. 광활한 갈대밭으로 이름 높은 대대포구가 철새맞이 포인트다.

원래 15만평이던 갈대밭은 매년 넓어져 현재는 70만평에 이른다. 갈대밭 사이로 좁은 물길이 미로처럼 이어져 철새들이 쉴 곳이 많다.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흑두루미가 특히 이곳 철새 중 백미다. 현재 1백50여 마리가 와있다.

지난 5월 대대포구에 순천만 안내소도 설치됐다. 생태 해설사가 오전 9시30분부터 일몰 시간까지 대기해 있다가 무료로 설명도 해준다. 순천시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061-749-3107)에도 오전 시간대에 30분 정도 대대포구를 돌아보는 일정이 포함돼 있다. 순천시청 문화홍보과 061-749-3328.

경남 창녕 우포늪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생태계 보고다. 경남 창녕군 유어면.이방면.대합면.대지면에 4개의 늪이 걸쳐 있다. 널리 알려진 곳은 이 중 우포늪이다. 구마고속도로 창녕 나들목을 빠져나오면 바로다. 우포늪 주차장(유어면 세진리.주차비 무료)에 차를 세우고 10여분 정도 농로를 따라 걸어 들어가야 한다. 늪 주변 산자락에 전망대가 있고, 전망대 내부에 망원경이 설치돼 있으나 유료(5백원)다.

우포늪 가는 도중에 창녕환경운동연합에서 운영하는 우포생태학습원(055-532-7856.유어면 대대리)이 있다. 20인 이상의 단체를 대상으로 우포늪 생태를 설명해주는 네시간짜리 야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 해남 고천암호
순천만 대대포구와 마찬가지로 갈대밭이 매력인 철새 도래지다. 55만평이다. '서편제''청풍명월''살인의 추억'에도 이곳 갈대밭이 등장한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나들목→해남 방향 2번 국도→49번 지방도 따라 진도 방향으로 직진→18번 국도 분기점에서 황산(해남) 방향으로 좌회전→813번 지방도로를 거치면 된다.
철새 조망 포인트는 고천암 방조제 끝부분에서 호수를 끼고 좌회전하면 나타나는 연곡교(화산면 연곡리) 위. 진도 방향으로 떨어지는 해를 배경으로 가창오리의 군무를 감상하면 좋다.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061-530-5229.

자료-중앙일보 서산.창원.창녕.순천.해남=성시윤. 손민호 기자 <copipi@joongang.co.kr>
[체험 테마가 있는 여행] 겨울 철새를 보러 가다
 
시인이 배고파 기자가 됐다는 선배가 있다. 언젠가 "그럼 지금은 배 부르냐"고 물었더니 그저 빈 잔에 소주만 따라 마셨다. 그의 시엔 유독 새가 많다. 하지만 그의 새는 관상용이 못된다. 날갯짓은 화려하지 못하고 군무(群舞)는 눈부시지 않다. 날아오르기 위해 뼛속을 비워냈던 고난의 세월과 추락하지 않으려 버둥대는 날갯짓의 도저함. 그가 말하는 새다. '뼛속을 긁어낸 의지의 대가로/석양 무렵 황금빛 모서리를 갖는 새는/몸을 쳐서 솟구칠 때마다/금부스러기를 지상에 떨어뜨린다/…/아직 떠나지 않는 새의/피안을 노려보는 눈에는/발 밑의 벌레를 놓치는 원시(遠視)의 배고픔쯤/헛것이 보여도/현란한 비상(飛翔)만 보인다.'- 김중식, '황금빛 모서리'에서. 언제부턴가 그는 시 얘기를 꺼내면 미소만 짓는다. 겨울 초입. 불쑥 세상이 황량해졌다. 새를 보러 갔다.

새를 듣다
오전 6시. 세상은 아직 어둡다. 자동차 불빛이 왜소하다. 충남 서산 천수만 근처까지는 왔다. 하지만 뭍과 물도 분간이 어렵다. 이정표를 확인하고서야 방조제 위에 올라 서 있다는 걸 알았다.

시동을 끄고 차 밖으로 나왔다. 새벽 공기가 제법 매서웠다. 세상은 여직 깨어나지 않았나 보다, 막 생각이 미칠 즈음 무언가 귓가를 때린다. 끼룩끼룩, 꾸우욱꾸우욱, 꽥꽥, 까아깍까아깍.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 터져 나온다. 땅인가 했더니 하늘에서 울린다. 천지가 흔들린다. 이 무슨 소리냐. 이 무슨 청천병력이냐.  

눈 앞은 여태 암흑이다. 세상이 살아있음을 청각만으로 인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로소 알았다. 마침내 '철새의 천국' 한복판에 들어섰다.

새 날다
한시간쯤 뒤. 여명(黎明)의 기운이 동쪽 하늘부터 퍼진다. 머리 위로 기러기떼가 난다. 물에서 날아올라 논으로 향한다. 먹이를 찾으러 가는 길이다. 서너 마리인가 했더니 수백이 무리를 이룬다. 일하러 가는 길이라 날갯짓이 힘차다.

어느새 해가 오롯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해뜰녘 강물은 은빛이다. 비늘처럼 반짝인다. 기러기의 출근이 끝나갈 무렵 논에서 강으로 넘어가는 점들이 나타난다. 점과 점이 하나둘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수십만이 된다. 가창오리다. 밤새 논과 들에서 낙곡을 주워먹고 강으로 자러 간다. 천수만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다. 일몰 때면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기러기는 물로 날아들고 오리는 물을 떠난다.

같은 시간 전국의 다른 철새 도래지도 똑같은 소동을 겪는다. 규모만 다를 뿐이다. 강 하구가 오리떼로 뒤덮였다. 그 순간. 왼쪽 끝의 점이 나지막이 부상(浮上)한다. 바로 나머지 점들도 따라 일어난다. 가창오리의 군무가 시작됐다. 바람에 모래가 일 듯, 금가루가 흩뿌려지듯. 차례대로 일어난 점들은 비선형(非線型)의 궤도를 그리며 비행한다. 물이 들이라면 오리떼는 막 일어난 들불이다.

가창오리의 영어 이름은 바이칼 틸(Baikal Teal.바이칼의 오리). 시베리아의 삭풍을 피해 남으로 내려오다 10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천수만에 머무른다. 전세계 가창오리의 90%인 35만마리가 천수만에서 서식한다. 날이 더 추워지면 남쪽으로 흩어진다. 어느 무리는 해남으로, 어느 무리는 창원으로.

가창오리는 오리과에서도 작은 축에 속한다. 해서 떼로 뭉쳐 다닌다. 그래야 천적을 피할 수 있다. 높게 날지도 못한다. 능선보다 낮게 날아야 안전하다. 굳이 강으로 잠자러 나오는 것도 육상 동물을 피하기 위해서다. 힘없고 약한 이들이 오랜 세월 터득한 생존 방식. 그들이 하루 두번 연출하는 군무의 실체다. 군무라는 수사(修辭)는 수정되어야 한다.

새, 그리고 사람
바다였던 천수만이 강이 되기 시작한 건 1984년이다. 고(故) 정주영 회장이 만들어낸 신화. 바다가 3만5천평의 농지로 바뀌었고 방조제로 막힌 천수만은 민물이 됐다. 천수만은 95년 동북아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확인됐다. 그 뒤로 해마다 1백여종, 2백여만마리의 겨울 철새가 관찰된다. 황새.노랑부리 저어새.흑두루미 등 천연기념물도 20종이 넘는다.

천수만 방조제 옆 보리밭은 지금 파랗다. 신선한 먹이를 주려고 일부러 일궜다. 간척지 출입은 엄격히 통제된다. 화장이 짙거나 요란한 옷도 삼가야 한다. 망원경을 준비하라는 요령은 다가서지 말라는 주의사항의 다른 말이다. 모든 철새 도래지가 그렇다. 당연하다. 그들의 터전도 사람의 그것처럼 신성해야 한다.

사람과 새 사이엔 역설(逆說)이 존재한다. 국내 철새 도래지 대부분이 개발된 곳이다. 전남 해남의 고천암호와 순천만, 경기도 시화호, 충남의 금강 하구언…. 사람이 새를 쫓고 개발하면 다시 새가 찾아든다. 반대로 어제의 철새 천국이 지금은 아닌 곳도 있다. 낙동강 하구 을숙도. 오염 탓이니 결국 사람 탓이다.

천수만이 바다였을 때도 새는 있었다. 다만 지금과 종이 달랐다. 그 땐 도요새.가마우지 등 바다새가 천수만의 주인이었다. 그럼 그 때 그 많던 가창오리는 어디에 있었을까.

지금의 천수만과 같은 집단 서식지는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국의 논과 들에 흩어져 있었다. 지금처럼 굳이 한 곳에 몰려 살지 않아도 됐다. 그땐 그랬다.

▶▶ 알고 봅시다
겨울철새, 알고 보면 더 재미 있다.

철새 매니어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흔히 '조류도감과 망원경을 준비해가면 좋다'고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 얼마 안된다. 그래도 몇가지만 알고 가자. 떼를 지어 춤추는 모습, 물 위에서 노는 양태만 알아도 무슨 새인지 가늠할 수 있다. 철새들의 대표적인 특징을 살펴보자. 해뜰녘과 해질녘. 검은 망사 보자기를 허공에서 어지럽게 흔들어대는 듯한 모습으로 떼를 지어 날아간다. 가창오리다. 순식간에 이리저리 방향을 바꾼다.

고방오리. 겨울철 흔히 볼 수 있다. 수시로 몸통을 물 속에 거꾸로 처박고 자맥질을 한다. 정지된 상태로 몇초 동안 물구나무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꼬리 부분이 뾰족하다. 친숙하기론 청둥오리도 마찬가지. 수컷의 경우 머리 부분이 청록색이며 윤기가 흐른다.

노랑부리 저어새. 희귀종이어서 한두마리라도 만나면 운 좋은 것이다. 검은색의 부리가 주걱처럼 생겼다. 그 끝이 노랗다. 부리로 물 속을 휘젓고 다닌다. 몸 길이 1백20㎝ 정도로 겨울 철새 중 큰 편에 속하는 고니는 온통 하얗다. 특히 목이 길다.

전문가와 함께 철새 나들이를 갈 수도 있다. 문화센터나 탐조회 일정을 확인하자. 중앙일보 에듀라인(http://eduline.joins.com.02-2000-6017)은 12월 14일 임진강변으로 겨울 철새 기행 당일 나들이를 마련했다. 인터넷에도 철새 정보는 무궁하다. 한번 �어만 봐도 일행끼리 새 이름 알아맞추기 게임을 할 수 있다.

▶ 환경부 환경지리정보(EGIS)
    (http://ngis.me.go.kr/egis)
▶ 포항공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http://bric.postech.ac.kr)
▶ 경북 상주중학교 홈페이지  
    (http://www.sangju.ms.kr)
▶ 서산여고 김현태 교사 홈페이지  
    (http://www.koreabirding.com)
▶ 우포생태학습원  
    (http://woopoi.com)
▶주남 저수지 사이버 자연사 박물관
   (http://www.junam.co.kr)

자료-중앙일보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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