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1192m) 하면 흔히 대구에 있는 명산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팔공산은 대구뿐 아니라 칠곡, 군위, 영천, 경산 등에 걸쳐 있다. 산이 높고 산자락이 넓은 덕택에 골짜기도 여러 개 있다. 그 중 가장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보여주는 곳이 팔공산 북쪽 기슭에 자리한 영천시 신령면의
치산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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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문화관광과
계곡 아래 치산리 마을과 치산저수지 사이에는 왕복 2차선의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잘 닦여 있다. 치산계곡 일대는 자연이 거의 훼손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청정함에 빠질 수 있는 멋진 관광지이다. 8만 2천 평에 달하는 대규모 위락시설을 만들어 도시민의 여가활동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관광지로 조성하고 있으며, 대형주차장과 수변피크닉장, 어린이놀이터 등이 조성되어 있다.
치산계곡의 진면목을 감상하려면 적어도 수도사를 지나야 한다.
치산계곡과 폭포 / 영천시청
치산리 수도사 054-337-0730
수도사는 647년 자장(慈藏, 590∼658)과 원효(元曉, 617∼686) 두 스님이 함께 금당사라는 이름으로창건했다고 전한다. 그 뒤의 연혁은 잘 알 수 없고, 고려시대에 들어와 1206년(희종 2) 보희국사가 중창하였는데 보희 국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들어와서의 역사도 문헌이 전하는 바가 별로 없다. 1805년(순조 5)에 징월 정훈스님이 중창하였다. 정훈스님은 동화사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던 고승이었다. 이어서 1899년(광무 3) 산령각을 지었다.
사찰에 전하는 사적기나 역사서는 아니지만, 조선시대 중기의 학자 정시한(丁時翰, 1625∼1707)이 전국의 명산대찰을 유람하며 지은 산중일기에 수도사가 나오므로 이 기록을 수도사 역사의 하나로 취급할 있다. "산중일기"에는 정시한이 1686년(숙종 12) 6월 24일 수도사의 응담스님을 염불암에서 만났고, 또 8월 20일에 수도사 영자전에 가서 여러 날 묵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때 수도사에 승통 응담을 비롯하여 당시 나이 83세의 처순, 그리고 옥륜·옥행·탄흡스님 등이 맞아주었다는 내용도 보인다.
또 정시한은 수도사 터에 대해 말하면서, 건좌손향, 곧 서북쪽에서 동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방위로 비록 평평한 편은 아니지만 폭포 바로 머리 위에 있어서 이곳이 곧 정기가 모이는 곳으로 여기고 있다는 말도 하여 당시 수도사의 여러 정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수도사를 뒤로하고 상류 쪽으로 오를수록 계곡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각종 활엽수와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숲도 좋고, 유리처럼 맑은 계류가 흐르는 소와 웅덩이도 시원스럽다. 게다가 계곡 내에는 갖가지 형상의 바위와 널찍한 반석이 많아서 탁족을 즐기기 좋다. 물가의 울창한 솔숲에서는 야영도 가능하다.
수도사에서 계곡을 따라 1.6km 가량 올라가면 3단 폭포를 만난다. 그러나 웅장함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멋을 풍기는 폭포이다.
치산폭포는 팔공산에 산재해 있는 폭포 중 가장 낙차가 크고 낙수가 풍부하다. 한여름에는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워 발을 담그고 있으면 더위가 금새 달아나고, 한겨울에는 계곡이 꽁꽁 얼어붙어 산악인들의 빙벽연습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 폭포 주변 풍광이 총 6km에 달하고 주변의 다양한 형상을 한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은 치산폭포의 매력을 한층 더하고 있으며 치산계곡에서 가장 수려하다.
팔공폭포 위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갈림길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팔공산 능선의 신령재를 너머 동화사까지 갈 수 있다. 오른쪽 길은 진불암으로 이어진다. 진불암은 고려 문종 때 혼수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인데, 팔공산 연봉(連峰) 중 하나인 동봉과 염불봉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치산리 308-3 진불암(眞佛庵)
진불암은 팔공산 제일봉인 비로봉 아래 자리잡고 있는 작은 암자이다. 치산관광지인 치산계곡 중간쯤에 자리한 수도사에서부터 3.3km 거리에 위치한다. 한 시간 가량 산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깊은 산중에 위치해 있다. 신녕면을 지나 수도사까지는 승용차로 달릴 수 있으나, 수도사부터는 일찌감치 차를 버려두고 갈 용기가 필요하다.
계곡을 건너 타박타박 걷다보면 공산폭포를 만나고 온갖 새들의 재잘거림 속에 울창한 숲속을 걸어가다 맑은 하늘이 확 뚫렸다 싶으면 바로 그곳에 작고 소박한 별천지인 진불암이 자리해 있다. 일설에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사찰로서, 후면에는 청정법신 비로봉이 전면에는 대자대비 관음봉, 우측에는 실행제일 보현봉이 그리고 좌측에는 지혜제일 문수사리봉으로 사방이 보살님들로서 장엄되어 있는 곳이라 한다.
절의 창건에 대해서는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되었다고 입구 간판에는 적혀 있으나, 구전에 따르면 고려 말 환암 혼수(幻庵 混修, 1320~1392) 스님이 창건했다고 니다. 사역에는 인법당과 칠성각, 산신각이 있는 작은 암자이지만, 절 마당에서 바라다 보이는 팔공산 능선은 너무나 아름답다. 나무 사이를 휘감아도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능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 이름 그대로‘참부처’를 찾아 정진했을 무수히 많은 옛 스님들의 모습이 마음속에 그려지는 곳이다.
치산계곡 입구에서 팔공폭포까지는 비포장 찻길이 있지만 길이 비좁아서 마주 오는 차와 교행하기도 불편하고 흙먼지 때문에 다른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므로 가급적이면 느긋하게 걷는 게 좋다.
◆ 숙식
치산계곡 입구의 치산리에 소원식당(054-337-4748)과 치산식당(337-2199)이 있다. 소원식당에선 토종닭백숙, 산채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고, 치산식당은 칼칼하게 끓여내는 고디(다슬기)탕을 잘하는 집이다. 그밖에 신령면 소재지에는 장성숯불가든(한우숯불구이, 333-8885), 느티나무식당(찌개류, 332-0987) 등의 맛집이 있다. 숙박은 소원식당이나 치산방갈로가든(337-3702)에서 가능하다.
◆ 치산계곡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영천IC→영천(28번 국도, 군위 방면)→신령 사거리(좌회전, 919번 지방도)→치산리→치산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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