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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울산광역시

울주 영남알프스 밝얼산

by 구석구석 2007.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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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갈대가 천지사방에 눈처럼 펼쳐져 있어 스위스의 알프스를 연상시킨다는 영남 알프스. 산등성이의 능선들은 처녀의 가는 허리마냥 호리낭창하게 뻗어 있고, 그 능선을 따라 2박 3일 동안 걷다 보면 경남지역의 웬만한 명산들을 거의 만난다는 영남 알프스.

 

양산 통도사를 둘러싼 영취산에서 시작하여 신불산, 간월산을 지나면 밀양의 재약산과 천황산이 나타난다. 여기서 다시 발걸음을 옮겨서 청도 운문사까지 나아가면 비로소 영남 알프스의 여정이 끝나게 된다. 지나온 산세는 화려하면서도 소박하고, 소박하면서도 영험하다. 말이 필요 없는 장엄한 여정. 서리서리 맺혀 있는 산의 기운을 올곧게 받으면 그것으로 족할 뿐이다.

 

이 영남 알프스의 자락 중에 이름처럼 독특한 산이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밝얼산이다. 울주군 언양읍 상북면에 위치한 밝얼산은 인근의 오두산과 배내봉, 그리고 간월산으로 둘러싸인 조용하면서도 아담한 산이다. 그리고 밝얼산에는 이름에서 위압감이 느껴지는 장군폭포와 투명한 계곡이 길손들을 조용히 맞이하고 있다. 

 

  

한옥교실과 밝얼산입구/ 오마이뉴스 김대갑

 

밝얼산으로 가기 위해선 우선 울주군 언양읍 상북면사무소로 가야한다. 물론 밝얼산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차를 이용하여 다수가 가기에는 이 노선이 가장 편리하다. 상북면 사무소가 보이는 곳에서 좌회전을 하면 하동마을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이 이정표를 따라가면 밝얼산으로 가는 길이 나오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좁은 시멘트도로를 따라 쭉 가다가 삼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마을이다. 이름 하여 ‘거리’마을. 찾아가는 산 이름도 특이한데 그 산으로 가는 길에서 마주친 마을 이름도 참 특이하다. 이제 이 ‘거리마을’ 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하여 계속 올라가면 드디어 밝얼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나온다.

 

밝얼산으로 가는 길에서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한옥공부마을이다. 모 대학에서 세운 초가연구소를 비롯하여 대 여섯 개의 한옥체험교실이 간잔지런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곳에 차를 주차시킨 후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밝얼산으로 가면 모든 산행 준비는 끝나는 것이다. 

 

 장군폭포 / 오마이뉴스 김대갑

 

우선 밝얼산으로 가는 길에 접어들면 누구나 포근한 기운을 절로 느끼게 된다. 계곡을 둘러싼 봉우리들이 풍만한 여인의 자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산의 지세가 음곡 혹은 여근곡의 지세라고 했다고 한다. 자고로 여인의  포궁은 모든 생명의 모태가 아니던가. 그 생명의 모태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묘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이 밀려온다.

 

밝얼산 계곡의 가장 큰 특징은 찾아오는 이가 드물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의 청정한 맛을 깊게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쓰레기가 거의 눈에 안 뜨일 정도로 계곡 주변은 깨끗한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 주변에 이렇게도 맑고 고운 계곡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밝얼산 산행의 가장 큰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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