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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기한강유역

남양주 387번지방도 내방리 서리산

by 구석구석 2007.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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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축령산 줄기 철쭉이 아름다운 '서리산'

매표소를 몇 걸음 남겨두고 위치한 주차장은 고사하고 산 입구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도로에서부터 차들이 정체였다. 주차장까지 진입이 여의치 않아 이미 주차장화 된 도로에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서리산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한적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같은 줄기로 이어진 축령산에 가려 거의 묻혀있던 산이다. 철쭉꽃을 보기 위해 서리산 철쭉동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얘기꽃을 피운다. 틈이 없을 정도로 줄을 이루어 산을 오르다 보니 자연 앞뒤 사람들의 얘기를 듣게 된다. '생각보다 산이 가파르다'며 숨을 고르는 이들, 언제 숲이 이렇게 무성해 졌느냐며 새삼스럽게 나무들을 쳐다보는 이들이 한결같이 결론지어 하는 말은 '산에 오니 참 좋다'이다.

아닌 게 아니라 서리산은 줄곧 가파른 오르막이다. 짠, 하고 나타나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철쭉동산까지 쭉, 가파르게 이어진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그러니 쉽게 볼 산은 아닌 서리산의 해발고도는 832미터. 그리 높지 않으나 산길이 가팔라 쉬엄쉬엄 산행을 하다 보면 갖가지 꽃들이며 아름드리 잣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산이 서리산이다.

 

우선 서리산은 산행 들머리가 특별히 아름답다. 매표소에서 줄곧 오르막을 올라 축령산과 갈라지는 지점에서 산림휴양관이 있는 등산로 초입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들꽃을 심어놓은 꽃길을 지난다. 관리소 측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는 사업 중 하나인 듯싶은데, 이맘때 그 길을 지나면 박태기꽃이 환하고 연산홍이 붉게 피어 있어 등산객들의 반긴다. 등산로에 진입하기 전에 산림휴양관 앞마당의 돌틈에 핀 금낭화를 놓치면 안된다. 풍성하고 아름답기가 다른곳의 금낭화와 비교할 수가 없다.

 

 

잣나무숲의 애기나라군락지 / 등산로

 

휴양관 옆으로 난 나무계단을 오르면 본격적으로 등산이 시작된다. 이 길 또한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손꼽히는데 잣나무 숲이 울창하게 펼쳐져 있어 삼림욕 하기 더 없이 좋은 길이다. 잣나무 아래는 잣나무가 떨어뜨린 갈잎이 만들어낸 황갈색 융단 외엔 깨끗하다. 이 황갈색 융단이 깔린 잣나무 숲에 애기나리 군락이 푸른 초원을 이루는 때도 이맘때다.

애기나리와 어울린 잣나무숲을 지나면 산길은 한층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몇 걸음만 옮기며 숨이 차올라 잠깐 바위에 나무 등걸에 등을 기대고 다리 쉼을 한다. 그럴 때 바라본 산 능선의 푸른빛은 눈이 시리고 성큼 다가온 계절이 새삼스러워 감탄사를 내뱉고는 하는 것이니 산이 높다고 혹은 험하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것도 아니다.

산 중턱을 막 넘었을까, 검은등뻐꾸기가 드디어 출현했다. 물론 목소리만이다. 서리산을 처음 왔을 때가 이맘때였고 검은등뻐꾸기를 만난 것도 이 길에서였다. 독특한 소리로 울어대는 이 산새를 다른 산에서도 숱하게 만났건만 서리산에서 다시 만난 검은등뻐꾸기가 더욱 반갑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여름철새라는 두견이과의 이 새는 '홀딱, 벗고-'로 들리는 재밌는 소리로 울어 듣는 이를 웃음 짓게 한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가파른 오르막이 어느 순간 완만한 능선길로 바뀌는 지점에 선다. 그곳에서부터 철쭉 능선이 시작이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느라 땀에 젖고 힘에 부쳐 쉬고 주저앉고 싶어지는 그 지점에서 바람에 날려온 꽃향기와 함께 화사한 꽃동산을 보여주었다.

 

몇백 년은 되었음직 한 서리산의 철쭉나무는 산 능선 양쪽으로 아름드리 숲을 형성해 '연분홍꽃터널'을 만들었다. 서리산 정상, 철쭉꽃 터널에 쏟아지는 오월의 햇살은 또 얼마나 눈부시던가. 반대편에서 넘어오는 사람들도 이쪽에서 건너가는 사람도 오가며 웃음을 나눈다. 철쭉꽃이 이루어낸 화음이 등산객들의 마음까지 밝혀주는 모양이다.

 


철쭉나무 외에는 키 큰 나무가 없는 정상능선엔 각시둥글레와 노랑매미꽃이 제 세상을 만난 듯 한창이다. 그 사이 사이로 삼삼오오 모여앉아 먹을 것을 나누고 얘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이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냈다. 그중에는 돌을 갓 넘겼을 법한 갓난쟁이부터 칠순의 어르신도 있다. 오월의 한복판 서리산 정상능선에 철쭉꽃이 만발하니 사람들이 피워낸 웃음꽃도 만발이다. 오마이뉴스 김선호기자

 

 

숙박  종점가게 부근에 있는 깊은산속옹달샘 펜션(031-597-7144), 둥지펜션(016-110-9218), 은행나무집민박(591-1529), 축령산알프스휴게실(591-9937), 외가집민박(591-0465), 축령산계곡휴게소(591-8031), 산아래민박(591-7153) 등 이용.


축령산 자연휴양림의 숙박시설로는 숲속의 집(통나무집) 이 각각 1개동이 있고, 산림휴양관에 7평형, 10평형, 20평형이 각각 1실씩 있다. 자연휴양림 내에서 취사는 지정된 장소에서 버너와 가스레인지만 허용한다. 숯과 번개탄은 사용불가.

예약은 인터넷(www. chukryong. net)으로만 가능. 휴양림 관리사무소 전화031-592-0681, 591-0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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