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예 한국형 호위함’ 울산급(상)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투·무기체계 탑재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적용…엔진 소음 대폭 줄여
장거리 잠수함 탐지는 물론 어뢰 공격까지 가능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40여 년 동안 전방해역 수호를 위해 활약하다가 퇴역한 고속수송함 APD-822(경남함)이 최신예 한국형 호위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2월 31일 차기 호위함 2차 사업(Batch-II)의 두 번째 함정인 경남함(FFG-819)을 해군에 인도했다. 경남함을 인도한 해군은 지난 1월 4일 경남함을 취역시켰다.
방사청은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노후화된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할 2800톤급 신형 호위함을 우리 기술로 건조하는 차기 호위함 2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인도된 울산급 Batch-II은 인천급 호위함(FFG)보다 길이는 8m, 배수량은 500톤 정도 증가했고 하이브리드 추진체계와 국산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를 탑재해 대잠수함 작전능력을 크게 강화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제한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해군,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 조선소 등 관련 기관과 혼연일체를 이뤄 우리 해군의 주력 전투함을 적기 인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울산급’ 경남함…이름의 역사는?
호위함은 항모·선단 호위, 경비 등의 임무를 하는 1500~3000톤급 전투함을 뜻한다. 초계함은 연안 경비 및 초계임무를 주로 하는 1000톤 내외의 전투함을 말한다.
이번에 인도된 경남함은 과거 40년 가까이 영해를 지킨 고속수송함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호위함 경남함은 여기에 20년 만에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투체계와 무기체계를 탑재한 최신예 함정으로 부활했다.
이름에 얽힌 사연은 또 있다. 경남함을 포함해 울산급 호위함이라는 이름은 30여 년 동안 우리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2014년 퇴역한 1세대 국산 전투함인 울산함에서 유래했다. 울산함은 1970년대 ‘율곡사업’으로 불리는 해군의 전력증강 계획에 따라 건조에 착수, 1980년 건조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호위함이다.
울산함 건조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해군에서 운용하는 대부분의 함정은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조선산업을 고려하면 국내 건조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전투함 건조를 국내에서 시작한 것은 사실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함 건조 기술은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우방국이라고 하더라도 쉽게 이전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함이 건조되기 전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된 전투함은 배수량 200톤 안팎, 길이 37m에 불과한 고속정 정도였다.
이렇게 어렵게 건조된 울산급 호위함 9척은 미국에서 도입한 구형 전투함을 대체했다. 이들은 한국형 전투함 시대가 열릴 때까지 우리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활약했다. 이런 울산함도 2014년 퇴역한 뒤 이름을 딴 지역인 울산광역시로 대여됐고, 지금은 국민들에게 생생한 안보교육을 제공하는 제2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차기 호위함사업(FFX) 배경·건조과정
차기 호위함 사업은 동·서·남해 함대의 해역방어 전력인 호위함·초계함의 대체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됐다. 방사청은 함정의 경우 소요 기획 단계에서 전력화 완료까지 오랜 시간이 들기 때문에 연도별 소요 제기로 새로운 첨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배치(Batch)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방사청은 차기 호위함을 Batch-I부터 Batch-IV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Batch-I인 인천급은 2013년 인천함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총 6척이 전력화됐다. 인천급 호위함은 기존 호위함·초계함과 달리 신형 3차원 레이더, 대공·대함유도탄 방어 유도탄을 탑재하는 등 탐지·방어 능력을 강화했다. 또 신형 선체 고정형 음탐기와 어뢰 음향 대항체계를 탑재해 대잠능력도 키웠다. 해상작전헬기 운용을 위해 헬기데크와 격납고도 갖췄다.
Batch-II 사업은 대우조선해양(1·2·5·6번 함)과 현대중공업(3·4·7·8번 함)이 각각 건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수행한 뒤 선도함인 대구함을 2018년 2월 해군에 인도했다. 후속함은 이번 경남함을 시작으로 전력화 일정에 따라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대구급 호위함 설계 과정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이 큰 영향을 줬다. 해군은 천안함 피격 이후 대잠작전능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하이브리드 추진체계(전기모터+가스터빈 모터)를 적용해 엔진 소음을 크게 줄였다. 또 예인선 배열 음탐기를 탑재해 장거리에서 잠수함 탐지가 가능하고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를 탑재해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배수량이 큰 기존 구축함보다도 대잠작전능력과 생존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부터 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Batch-III 사업은 현재 체계개발이 한창이다. Batch-III는 Batch-II와 비슷한 함형이지만 생존성과 대공·대잠 탐지능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Batch-III에는 360도 전방위 탐지·추적이 가능한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다가 탑재될 예정이다. Batch-IV에서는 통합기관제어체계를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국방일보 2021.2 맹수열 기자
‘최신예 한국형 호위함’ 울산급(하)
해궁·해룡·홍상어 등 국산무기 탑재
360도 전 방위 위협 유연하게 대응 /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방식 첫 적용
유사시 가스터빈 활용 고속운항 가능 / 고성능·가격 경쟁력 높아 수출 기대
울산급 호위함 Batch-II(대구급)의 2번함인 경남함은 Batch-I인 인천급에는 없는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 등 다양한 국산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 선도함인 대구함에 이어 전기모터와 가스터빈을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기술의 정수를 도입한 울산급 호위함은 앞으로 우리 영해를 지킬 주력 전력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국내 방위산업 발전을 이끄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제부터 경남함을 중심으로 대구급 호위함이 갖추고 있는 주요 국산 무기체계와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경남함의 주요 국산 무기체계
경남함은 KVLS 16셀에 우리 기술로 개발한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 ‘해궁’과 전술함대지유도탄 ‘해룡’, 장거리 대잠로켓 ‘홍상어’를 탑재, 360도 전 방위에서 다가오는 적 위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미국에서 도입한 RIM-116 램(RAM)을 대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해궁은 유효 사거리가 20㎞에 달한다. 우월한 사거리를 바탕으로 램(RAM)보다 2배 가까이 교전구역이 늘어난 해궁은 함정의 생존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술함대지유도탄 해룡은 대함유도탄인 해성을 개량해 지상목표 공격용 클러스터 탄두를 장착한 무기체계다. 해룡은 지휘시설, 유도탄 기지, 해안포, 레이더 기지 등을 타격하는 역할을 한다. 해룡은 해성과 외형이 같기 때문에 경사형 발사관과 수직발사관에서 모두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홍상어는 경어뢰 ‘청상어’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로켓탑재형 장거리 대잠수함 어뢰다. 대구급은 사정거리와 어뢰발사지점 등 전술 범위가 확장된 홍상어를 활용, 보다 강화된 대잠 공격능력을 갖췄다. 또 선체고정음탐기(SQS-240K)와 함께 탐지거리가 50~100㎞에 달하는 저주파 예인선배열음탐기(SQR-250K)를 추가 운용해 홍상어의 운용 능력을 극대화했다.
해성은 1970년대 해외에서 도입한 하푼 등 대함유도탄을 대체하기 위해 국내 개발한 아음속 대함유도탄이다. 사거리는 180㎞ 이상이며, 발사 후 비행 중에 변침점을 설정할 수 있어 우리 함정, 섬들을 회피할 수 있고 명중률이 매우 높아 해군이 신뢰하는 유도탄이다.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대구급은 우리 군 최초로 전기모터와 가스터빈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방식을 적용했다. 전기추진방식은 수중 방사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어 대잠작전 시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다. 유사시에는 가스터빈을 활용한 고속운항이 가능하다. 인천급까지는 디젤엔진과 가스터빈을 합친 기계식 추진체계를 적용했지만,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대잠 능력 강화를 위해 하이브리드 추진체계가 채택됐다.
해경은 해군이 전기추진 방식을 적용하기 전 이미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사용한 적이 있다. 해경이 운용하고 있는 3000톤급 해양경비정 태평양 9·10호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도입해 진동과 소음을 크게 줄인 것은 물론, 저속운항의 경우 연간 25%의 연료 절감과 1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전기추진 방식을 적용한 전투함이 운용되고 있다. 미국의 줌왈트 구축함(DDG-1000)과 영국의 타입(Type)-23 호위함, 이탈리아의 FREMM 호위함이 대표적인 예다.
방사청은 “함정의 추진소음이 줄어들면 적 잠수함이 함정의 정확한 좌표와 거리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 생존성이 높아진다”면서 “또 수상함에 탑재된 탐지용 소나의 탐지거리와 정확도를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기모터와 배전장치 추가로 중량이 늘어났음에도 기존 함정보다 7~15% 정도의 연비 향상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탁월한 성능·저렴한 가격 해외 수출 기대감
국내 방산시장은 수요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첨단 전투체계, 3차원 탐색·추적레이더, 함대함·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을 탑재한 한국형 호위함은 구축함에 준하는 성능을 보유한 데 비해 건조 비용이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방사청에 따르면 우리가 만든 호위함의 가격은 탑재 장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3000억 원대다. 유사 함정인 독일의 MEKO 200 호위함이 약 5600억 원, 이탈리아의 FREMM급 호위함이 약 80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의 차이가 크다.
이런 장점을 활용, 우리 조선소에서 건조한 호위함은 태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에 수출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에는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최신예 호위함 호세리잘함에 마스크 2만 개, 방역용 소독제 180통, 손 소독제 2000개, 소독용 티슈 300개를 실어 필리핀으로 보내며 한국의 ‘K방역’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더욱 강화된 대구급, 해군 주력 전투함으로 거듭나다
경남함은 올해 6월 전방해역 경비 임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남함이 엄격한 시운전 평가 기준에 합격하며 이상 없이 해군에 인도됨에 따라 함정 체계의 안정성은 더욱 확보됐다. 방사청은 스텔스 설계와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통해 대잠 능력이 향상된 대구급 호위함들이 해역함대의 주력 전투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현재 경남함에 이어 대구급 3~8번함을 차질 없이 건조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최신예 호위함 울산급 Batch-Ⅲ와 Batch-Ⅳ를 해군에 점진적으로 인도해 해양안보를 강화하고 방위산업 육성에도 크게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국방일보 2021.3 맹수열 기자
△ 조현상 기자 = 인도 해군대변인은 지난 6월 29일 트위트를 통해 ASW 코르벳함이 한국 해군 경남함과 함께 동중국해에서 해상군사훈련(해군파트너십)을 실시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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