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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남도

당진 장고항 왜목마을 국화도

by 구석구석 202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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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작은 생선을 회로 먹는 맛 '장고항'

요즘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도 주문해 맛 볼 수 없는 지역 특산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당진 장고항의 실치다. 몸집이 원체 작은데다 성질마저 급하니 그물에서 올라오는 순간 반시간도 채 되지 않아 죽어버린다. 그러니 그 귀한 맛보려면 몸소 당진으로 가는 수밖에. 곧게 뻗은 석문방조제길 시원하게 달리며 왼편을 쳐다보니 갈대 잔뜩 펴 있는 습지가 드넓게 펼쳐져 있으며 방조제 끝나는 곳에 장고항이 있다. 

‘실치’라 하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겠다. 소문난 식도락가가 아니라면 맛본 사람도 극히 드물 테다. 하지만 ‘도시락 세대’라면, 어머니께서 앞뒷면에 고추장 발라 살짝 구워 한 입 크기로 잘라 도시락 반찬으로 넣어주신 뱅어포를 기억할 터. 실치를 틀에 받혀 말린 것이 바로 뱅어포다.

3월 말부터 올라오기 시작하는 실치는 5월 중순이 되기 전까지만 나오는데, 장고항 사람들이 실컷 먹다가 지루할 때쯤 되면 김처럼 틀에 넣어 말려 포로 만들어 먹는다는 것.
실치는 몸이 실처럼 가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길이도 고작 2~3cm에 불과하다. 살아 있는 상태의 실치는 투명한데, 까만 두 눈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죽은 후에는 몸이 희게 변하면서 진짜 실처럼 보인다. 때문에 ‘백어(白魚)’라고도 불리는데 그 발음이 변하여 뱅어포가 됐다는 설명이다.

실치 요리는 실치를 깨끗한 물에 한 번 씻은 후 채에 걸러 물기를 뺀후에 각종야채를 섞어 통째로 먹는다. 곤약을 씹는 듯 말캉이며 쫀득거리는 씹힘이 느껴지는데, 고기가 작아서 그런지 아주 특별한 맛이 나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풋풋한 갯내음이 나는 듯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수박 맛이 조금 나는 듯도 했다. 그래도 꽤 싱싱하고 상쾌한 맛이다. 뒷맛은 약간 쌉싸래한데 아마 내장 때문이 아닐까 생각됐다. 

장고항에서는 1970년대부터 실치를 잡았는데, 그때는 무동력선인 ‘멍텅구리배’를 써 왔단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장고항에는 실치를 잡는 멍텅구리배가 40여 척이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정부의 ‘어선 동력화 정책’ 때문에 멍텅구리배가 다 없어졌고 이제는 모터가 달린 소형 어선으로 실치를 잡는다. 이제 장고항에는 7~8명의 실치잡이 어부가 남았을 뿐이다. 

실치회는 4월에 맛보는 것이 가장 좋다. 4월이 지나면 실치의 뼈가 억세져 회로 먹기에 좋지 않다. 생산량이 많아지는 4월 첫째 주 이후에는 마을에서 뱅어포 만드는 작업도 구경할 수 있다. 햇빛을 향해 가지런히 널려있는 뱅어포 말리는 광경도 퍽 재미나다. 

4월하순에 장고항 일대에서 실치축제도 열린다. 실치회로 봄 입맛을 다시고 석문방조제 인근 가곡리 허브마을에서 봄향기를 맡고, 장고항에서 10분 거리인 왜목마을에서 ‘서해에서 뜨는 일출’ 구경하면 완벽한 봄나들이가 코스가 될듯하다.

장고항1리 석문방조제 끝자락에는 장고항 앞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수산물들을 판매하는 횟집들이 즐비하다. 실치 요리는 장고항 내의 등대횟집(041-353-0261)이 잘한다. 문 연지 올해로 16년 째 됐는데, 고향이 전라도가 아닐까 생각되는, 당진 토박이라는 손맛 좋은 안주인 때문에 일대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이 됐다.

가장 싱싱한 실치회를 내기 위해 하루에도 2~3차례 갓 잡아온 실치를 들여와 손님상에 올린다. 실치를 듬뿍 넣어 끓여낸 실치 시금치된장국은 진하고 구수한 된장 맛이 일품인데 역시 직접 담근 것. 두세 명이 실컷 먹을 수 있는 양의 실치회 한 접시가 2만원. 실치부침개나 계란찜은 메뉴에는 없다. 바쁘지 않은 시간이라면 청해 보자.

바다를 보면서 실치회 한 접시 맛보기엔 포구에 늘어선 포장마차도 나쁘진 않다. 가격은 포장마차가 조금 더 저렴해 한 접시에 1만5000원 선. 포장마차는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 정도까지 문 연다. 

/ 자료-장고항:일간스포츠 2007. 4 editor 고선영 photographer 박용구

 싱싱회센타 352-3854 에서는 계절별로 자연산 수산물을 이용한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겨울철에는 장고항 일대에서 캐낸 자연산 굴을 이용해 돌솥굴밥을 내놓고, 봄철에는 주꾸미와 실치, 여름에는 바지락 비빔밥과 연냉면, 가을에는 전어와 대하를 선보인다. 특히 사계절 내내 맛을 볼 수 있는 간재미회무침과 박속낙지가 인기가 높다. 이밖에도 싱싱한 횟감을 도톰하게 썰어내 식감을 한층 높여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윤택중, 김복희 부부는 13년 째 싱싱회센타를 운영 중이다.

 

홍시보다 어여쁜 새해 일출… 당진 왜목마을

남들이 움츠러드는 겨울이 되면 오히려 더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서해 바닷가 마을인 마량포구(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와 왜목마을(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2리) 사람들이 그들이다. 일출과 일몰을 보러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왜목마을은 서해안에 있으면서도 그 지형적인 특징 탓에 일몰은 물론 일출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서해안의 일몰 명소로 소문나면서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들고 있는데 특히 연말연시에는 떨어지는 해를 보며 한 해를 조용히 반성하고 또 떠오르는 해에 새해 소망을 기원하며 내일을 설계하려는 사람들로 작은 마을이 제법 들썩거리게 된다.

98년 당시 이철환(57)부군수가 이 마을 해돋이 장면을 관광상품으로 기획, 세상에 알리면서 왜목마을은 유명해졌다. 그때까지 마을 주민은 물론 어느 누구도 날마다 바다에서 뜨고 지는 해를 보면서도 조금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이곳 해안선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수평선이 동쪽으로 놓여 바다일출 현상을 볼 수 있다.'왜목'이란 지명도 지형이 왜가리의 목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왜목마을은 아산만을 오른쪽에 두고 툭 튀어나온 땅모양에다가 건너편인 경기도 화성군까지 거리도 멀어 제법 매력적인 일출을 볼 수가 있다. 특히 동해의 일출에 비해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예쁜 일출이 이 곳 왜목마을 일출의 특징이다.

왜목마을의 일출은 바닷가에서 바로 감상이 가능하다. 계절에 따라 그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바다 건너 살포시 떠오르는 일출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좀 더 웅장한 일출을 보려면 마을 뒷산 격인 석문산(79.4m)에 올라가면 된다. 말 그대로 작은 동산처럼 생긴 석문산은 일출은 물론 일몰 포인트이기도 하다. 일몰은 이 곳에 올라가야만 감상이 가능하다.

/ 자료 - 중앙일보 김방현

바다는 붉은빛이 도는 물안개로 뒤덮여 있다. 안개 속에 어렴풋이 드러난 섬도 몽환적인 핏빛이다. 삐죽삐죽 솟은 굴양식장 말뚝도 덤장도 어느 새 붉디붉은 홍싯빛. 바다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해는 왜목 해안의 오른쪽, 어두운 그림자로 누운 노적봉 어귀에서 떠오른다. 

왜목마을 일출 / 당진군청

정확하게는 남근석처럼 생긴 돌기둥 바로 위에 소담히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누군가가 일부러 번쩍 들어 올려놓은 듯 독특한 모습이다. 동향의 포구 앞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어 서해안 일출이 가능하다는 왜목마을. 이곳의 일출은 이렇듯 붉되 전혀 눈부심이 없어 터질 듯 탱탱한 홍시 같다.

붉되 눈부신 동해 일출이나 금빛과 붉은빛이 적절하게 어울린 서해안 지역의 다른 일출과는 사뭇 다른 색채다. 주변이 붉어 더욱 노랗게 보이는 해. 왜목마을 일출이 유난히 예쁘고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이라는 평은 이 같은 왜목 일출의 독특한 색채 때문일 게다.

하지만 해가 늘 돌기둥 위에서 솟는 것은 아니다. 인근 국화도와 장고항 노적봉 사이 2㎞ 해상을 사이에 두고 날마다 해뜨는 지점이 좌우로 이동한다. <위클리 프라이데이 >

연중 날짜별 일출.일몰 시간은 당진군청 문화공보실에 근무하는 최선묵(39)씨가 운영하는 개인홈페이지(http://idea300.hihome.com)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왜목마을은 갯벌체험을 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마을앞에 넓게 펼쳐진 갯벌에서는 바지락.굴.바다가재 등을 손쉽게 채취할 수 있다. 대호방조제 중간지점에는 도비도가 있다. 농업기반공사가 시범 조성한 농어촌 휴양단지인 이곳에는 해수탕.농산물 직판장 등이 들어서 있다.

/ 자료 - 중앙일보 김방현

 

0.30K㎡의 작은 섬 국화도

충남 당진 앞바다에 있으면서도 행정 구역상으로는 경기도 화성시 우정면 국화리이며 궁평리 궁평항에서 뱃길로 40분. 바닷바람을 뚫고 가늘게 눈을 뜨면 어느새 국화도가 인사를 건넨다. 국화도는 조선시대 유배지였다.

 바다 건너편, 눈 바로 앞에 국화도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국화도 가는 길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루 세 편의 배를 놓치면 코 앞에 국화도를 두고도 건너갈 수 없기 때문. 

국화도, 이름처럼 곱고 자그마한 섬에는 40여 가구 70명 남짓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예전에는 모두들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가 생계를 유지했겠지만, 이제 국화도에는 펜션이 좁은 섬을 메우고 있다. 삶의 방향을 바꾸어버린 것이 어찌 섬사람들 자신이랴 뭍 것들이 자주 찾은 결과이다.

관광지가 되었어도 국화도는 여전히 아름답다. 몇 걸음 걸으면 바다가 몸을 뒤척이고, 작은 언덕을 오르다 뒤 돌아보면 옆구리에도 눈앞에도 바닷물이 출렁인다. 마을에서 보면 그저 나무 몇 그루 있을 뿐인 것 같은 섬이지만, 능선에는 제법 숲이 우거져 있고, 꽃들도 이곳저곳에 피어 있다. 

국화도등대, 국화도는 서해를 접하고 있으면서도 지형이 북쪽으로 콧부리가 되어 있고 동쪽으로 열려 있는 바다가 넓게 만을 이루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일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국화도 선착장마을에서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면 바위투성이인 동쪽 해안과는 달리, 조개껍질과 모래가 적당히 어우러진 해수욕장이 활처럼 동그랗게 펼쳐져 길게 이어진다. 썰물이 되면 걸어서 주변 섬을 돌아볼 수 있는데 바닷길 주변에는 고동을 비롯한 각종 조개가 지천으로 깔려있어 누구든지 호미와 망태기를 하나 들고 나서면 1시간 만에 가득 채워올 수 있다.

국화도 곁에는 토끼섬이 있는데 썰물이면 물이 빠져 국화도에서 토끼섬까지 걸어 다닐 수 있다. 물이 빠진 두 섬 사이 길은 다닥다닥 붙은 굴때문에 눈부시게 하얗게 빛난다. 양식 굴보다 작고 빈 것이 많지만, 야생 굴의 상큼하면서 짭짜롬한 맛을 보는 재미 또한 국화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 

△밀물 바다에 잠긴 토끼섬

멀리서 보면 어김 없이 토끼 모양인 토끼섬에는 바람이 드세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몸을 흔들어대는 바람 속에서 바위 벼랑에 핀 산국이 제 얼굴을 노랗게 빛내고 있다. 우리네 삶도 저렇게 모진 칼바람을 견뎌내야 하는 것임을 국화섬의 국화가 알려주기 때문에, 국화섬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인지도 모른다. 
1) 국화도에 가려면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에 가서 어선을 빌려타고 들어가야 함 (문의 : 화성시청 문화관광과로 연락바람), 당진읍에서 장고항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님 (40분 소요)

2) 서해안고속도로 송악 I.C(38국도) → 고대국가공단 → 석문방조제 → 장고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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