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시간 안팎의 도보여행길은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성길과 싱그러움과 시원함의 숲길이 교차한다. 완만한 능선 길로 누구나 가볍게 오를 수 있으며 여름 숲과 탁 트인 전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청주 상당산성은 사적 제212호로 처음 상당산성이 축성된 것은 백제 시대 때이며 토성으로 만들어졌었다고 한다. 지금의 모습으로 조선 시대 선조 29년 임진왜란 때 개축됐고 숙종 때 석성으로 개축됐다.
상당산성 둘레길은 남문에서 출발하여 남문으로 돌아가는 약 4.2km의 코스다. 잔디광장을 지나 공남문(남문)- 치성 - 서남암문 - 제승당( 서장대)- 미호문 (서문) - 진동문(동문)을 지나 다시 원점인 남문에 도착한다.
봉긋하게 솟은 산 능선 너머로 시작된 전망은 청주 시내와 무심천을 지나 저 멀리 미호천과 증평 평야까지 내다보인다. 상당산성 둘레길 주변으로는 숲을 관통하는 숲길과도 교차한다. 같은 방향으로 2개의 길이 공존하는 코스로 성곽 바깥과 안쪽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산성길을 따라 역사의 흔적을 찾아 걷다가 중간중간 숲길로 접어들어 푸르름을 만끽한다. 두 코스 모두 그늘이라 큰 더위가 느껴지지 않으며 특히 숲길의 경우에는 시원함마저 느껴진다.
옛 성벽이 잘 남아있는 서벽과 동벽길 사이의 서문 미호문이다. 탁 트인 절경과 함께 푸르른 숲, 아름다운 성곽길이 펼쳐지는 구간으로 그 안쪽으로는 서장대인 제승당과 장대사의 옛 터도 있다. 미호문은 조선 후기에 대대적으로 고쳐쌓으면서 새로 만들었으며 땅 모양이 호랑이가 뛰기 전 움츠린 모양이라고 한다.
호랑이가 떠나면 땅기운이 다하므로 호랑이의 목에 해당하는 곳에 성문을 세우고 미호문이라고 했다. 동북암문에서 진동문(동문)에 이르는 구간에서는 싱그러움이 가득한 여름 숲이 펼쳐진다.
잠시 역사를 뒤로한 채 피톤치드 가득한 숲을 즐긴다. 머리를 비우고 가벼운 마음으로 숲 트레킹을 이어간다. 30여 분 후 진동문에 도착하면 역사 여행이 시작된다.
조선 영조 때 상당산성의 주둔군은 모두 238명이었고 비축된 양곡은 5천석 가량이었다고 하는데 그 흔적을 진동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허물어져 있던 것을 1978년에 고증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보수 복원한 진동문 바로 아래쪽으로 논과 저수지, 40여 채의 민가 마을이 형성됐다.
△보화정을 내려오다 보면 주차장 옆에 석재들을 모아 놓았는데 이 석재들은 상당산성 수문을 구성했던 것으로 이 일대에 수문이 있었지만 이미 많이 파괴돼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다고 한다. 이곳에 만들어진 수구는 특별히 고안된 구조로 축조됐다고 하며 남은 석재들로 보아 2층 구조의 수문이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동장대인 보화전을 지나 남문으로 계속된다. 산성길을 내려오면 차도가 좌우로 이어지고 정면으로 계곡이 흘러 형성되었다는 큰 저수지가 나타난다.
약 1시간 30분 이어진 걷기 여정에 지쳐갈 즈음 나타난 멋진 풍경은 사막의 오아시스다. 산 능선 아래로 형성된 식당가가 운치 있게 펼쳐지는 등 수련을 비롯한 수생식물이 어우러진 수변 길은 쉬어가기에 좋다. 하지만 초행길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없어 잠시 헤매게 된 구간이기도 하다. 넓게 이어지는 둑길을 가로질러 다시 산 능성으로 오르면 걷기 여행을 시작한 남문이다.
[충북일보 충북도SNS서포터즈 이민숙]
상당산성 자연마당
남문에서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저수지와 다랭이 논이 보인다. 상당산성 자연마당은 환경부와 청주시가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방치된 다랭이 논을 활용하여 야생초화원, 생태습지, 논두렁 탐방로를 조성해 생태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생태 휴식공간이자 습지 복원을 통한 생물서식처인 자연마당은 역사 문화자원을 발굴하여 오랜 역사를 간직한 상당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 조성됐다.
상당산성 자연마당은 원래 다랭이 논이었다고 한다. 자연마당은 묵논(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논)과 무논(물이 괴어 있는 논)의 다양성을 지녀 2008년 생물 다양성을 위한 습지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이곳에는 다양한 습지 식물이 있고, 습지 식물 사이에는 미꾸라지, 우렁이, 꼬마물방개, 옆새우 등 다양한 수서생물들이 살고 있어서 새들도 날아와 먹이 활동을 하며 생태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당산성 토속음식마을
상당구 성내로118번길 21(산성동) / 2021 대물림음식업소 진미집 / ☎ 043-252-7860
충청북도는 2003년부터 대물림음식업소를 지정 운영하고 있으며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자, 손녀 등에게 대를 이어 오랜 시간 맛집으로 사랑받아 온 음식점을 선정하고 있다. 2대 25년 이상 운영 중인 음식점이며, 도내에서 생산하는 농수산물을 주로 이용하고 향토성 있는 음식을 취급하는 업소를 대상으로 한다.
청주시 토속음식 전문 마을에 위치한 진미집은 상당산성 동문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면 바로 만나 볼 수 있는 소문난 맛집이다. 등산을 마치고 허기진 배를 채워주기에 제격인 오리백숙, 토종 닭도리탕, 파전, 도토리 빈대떡, 도토리묵 등 다양한 메뉴 중 원하는 음식으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진미집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사장님이 손수 만드신다는 정성 가득 밑반찬이다. 매일 아침 시장에 가서 나물을 사다가 손질하고 삶아서 무치기까지 사장님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사계절 내내 나물 반찬을 기본으로 제공해 준다고 한다.
등산객들이 필수로 먹고 간다는 도토리 빈대떡은 오리백숙을 주문하면 기본으로 제공된다. 쫄깃하고 고소한 도토리 빈대떡은 겨울철 별미 중 하나다. 진미집이 유명한 이유 두 번째는 사장님이 시어머니와 함께 운영하다 며느리가 물려받은 전통성 있는 대물림음식업소라는 점이다. 이곳은 1986년부터 약 35년간 한자리에서 운영해왔다고 한다.
오리백숙은 몸을 보호하고 양기를 보충해 주는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단백 저열량 식품이라 다이어트에 좋고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으며 오리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이 성인병 예방, 혈관 건강에 좋아 피부 미용에도 좋고 비타민A가 많아 면역력 증진에도 좋다고 한다.
[충북일보 2021.12 충북도SNS서포터즈 최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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