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천을 잉태한 하양성당
경산시 하양읍 금송로 71번지에 소재하는 하양성당은 대구대교구 2대리구 5지역 6개성당(진량, 영천, 금호, 신녕, 임고)중 하나로 주보 성인은 ‘성미카엘 대천사’ 이다. 하양에 천주교가 처음으로 복음전파 된 것은 1866년 병인박해 전후로 전국적으로 천주교가 복음전파 되던 시기이다.
복음 초기인 1887년에서 1890년까지 하양에는 미사를 진행할 마땅한 곳이 없어 진량의 북동공소에서 김보록 로베르 신부의 집전으로 미사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후 1907년 영천 용평 본당이 설립되고, 1915년 영천 용평 본당 소속의 하양공소가 설립되었지만, 당시 하양공소는 미사를 집전할 신부가 없었던 관계로 영천 용평 본당의 신자였던 이규혁이 하양으로 이주하여 미사를 보았다고 한다.
1928년 김필곤 바르나바 신부가 주임신부로 부임해 옴에 따라 하양공소는 하양 본당으로 승격하였다. 하지만 부임하던 해에 김필곤 신부가 지병으로 선종하였고 1929년에 동서리 609번지로 공소의 이전과 함께 2대 신부인 아몽 하제안 요안마리아가 부임하였다. 아몽신부가 현재 성당 터인 618번지를 매입하여 하양성당을 신축하게 되었다.
하양성당은 1929년 4월에 착공하여 1931년 4월에 본당과 사제관이 준공되었다. 당시 건축공사는 대구 계산성당 공사를 했던 ‘모 방지거’라는 중국인이 맡았다. 초기의 본당의 규모는 약 47평 정도였다. 이후 1958년 수녀원이 준공되었으며, 1961년 본당이 54평으로 증축되었다. 1963년 지금의 베드로관이 있던 자리에 소화유치원(당시 소신학교 또는 무학유치원)이 건립되었다.
베드로관 우측에는 바오로관이 있으며, 이 건물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지만 소화유치원 당시 같이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02년에 본당 건물의 지붕 교체공사를 하였으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사제관은 지난 2011년 본당 건립 80주년을 맞아 역사관으로 새로 꾸며졌다. 현재의 시설들은 본당, 보조성당, 교리교사실, 수녀원, 역사관, 사제관, 본당사무실, 베드로관, 바오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양성당은 건립 당시 농촌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붉은 벽돌의 높은 첨탑, 아치형 개구부, 부벽, 박공지붕 등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본당의 내부는 볼트구조의 천장과 1랑식 장방형의 내부공간으로 되어 있으며, 입구에서 마주보이는 제단부는 1961년 증축 당시 앱스가 만들어짐에 따라 반원형 제단이 설치되어 있다. 성당의 외관에서는 고딕성당의 대표적 특징인 쌍첨탑, 장미창, 첨두형 아치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전체적 모습은 고딕양식이 강하게 나타나며, 로마네스크양식이 혼용된 건축양식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식은 대구 주교좌성당(계산성당)에서도 볼 수 있으며, 초기에 건축된 국내 대부분의 성당 건축에서 나타나는 양식이라 할 수 있다.
하양성당은 무엇보다도 지역의 종교적 측면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할 수 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여섯 번째로 지어진 성당이며, 한때 청천공소, 금호공소, 청도공소, 평사공소, 진량공소, 환상공소 등 많은 공소를 관할하였으며, 경산, 영천 그리고 대구 일부지역을 관할하면서 경상도 동부지방의 천주교 전파에 큰 축을 담당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하양성당은 종교적 역할과 기능외에 무학유치원, 무학중고등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설립에 기여함으로써 지역의 교육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 하양지역에 천주교촌(村)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급속히 사라져가는 근대문화유산을 목록화하고 보존하기 위한 취지로 2001년 부터 등록문화재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현재 368점이 등록되어 있으며 천주교 관련 등록문화재는 18점이 등록되어 있다. 향후 등록 가치가 있는 건축물로는 명동주교관(서울대교구청, 1892) 서울대교구청 별관(1930년대) 미리내성당(1906) 명동 일본인성당(현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내, 1928) 하양성당(1931) 영천성당(1936) 가회동성당(1949) 임당동성당(1954) 돈암동성당(1955) 횡성성당(1956) 등이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1900년대 초반에 지어져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등록된 성당건축들은 대구 계산동의 계산성당(1902년, 사적 제290호), 대구 남산동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성당(1927년,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3호), 칠곡군 왜관읍 가실성당(1923년, 낙산성당, 경상북도 시도유형문화재 제348호), 상주 사벌면 퇴강성당(1924년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20호) 4곳이 전부이다.
왜관의 가실성당은 하양성당과 건축양식이 쌍둥이라 할 정도로 흡사하다. 계산성당, 가실성당, 하양성당 등 이들은 모두 프랑스 신부에 의해 설계가 되었으며, 또 동일 중국인에 의해 공사가 이루어졌다. 이들 성당들은 시기적으로나 건립배경 면에서 모두 같은 맥락을 갖는다 할 수 있다. 하양성당은 이들보다 건립시기만 몇 년 뒤질 뿐인데도 사실상 근대의 건축사적, 교회사적 가치에서 다른 성당들에 비해 의미가 너무 가치 절하 되어 있다. 부산과 경남 등지에서 하양성당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성당들은 이미 대부분 등록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문화재로서의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양성당은 하양주민들은 물론 경산시민들에게도 이미 소중한 경산의 근대문화유산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최근 국가적, 정책적으로 근대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교회 건축유산을 제대로 보존 관리하려면 문화유산 보존의 기본구조는 원형 유지와 훼손 방지다. 1) 적게 손댄다 2) 덧붙이거나 떼어내지 말고 최대한 간직한다 3) 토착화와 긴밀히 연결돼야 한다 4) 꾸밈보다 기능이 우선 5) 교회내 적절한 전문기구(교구 또는 주교회의 문화위원회, 건축위원회) 및 자문단과 지속적 협의 6) 교구 차원의 정기적 조사 보고와 지도 감독해야 한다.
[출처 : 시니어매일2019.9 장희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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