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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부산광역시

부산 송도야경 - 8월 여행지 한국관광공사 선정

by 구석구석 2020.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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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도시의 화려한 조명이 바다를 감싸면, 여름 밤바다는 낭만의 파도로 출렁인다.

 

전남 ‘여수 밤바다’가 동명의 노래와 분위기로 여름 밤바다의 대명사처럼 여겨지지만 부산에도 낭만 가득한 ‘송도 밤바다,’가 있다.

 

국내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는 해상케이블카와 용궁구름다리 등으로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글로벌 호텔 체인이 잇달아 들어서며 호캉스(호텔+바캉스) 명소의 조건을 완성했다.

한여름 송도 밤바다의 이야기를 전한다.

 

 

■국내 1호 해수욕장의 변신

 

송도해수욕장은 무려 1913년 개장한 국내 1호 공설 해수욕장이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며 1970년대까지 전국에서 피서객이 몰리는 인기 피서지였다. 

하지만 지역 내 다른 해수욕장의 특색에 밀려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왕좌에서 밀려나야 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서구는 연안 정비사업을 통해 옛 명성 찾기에 시동을 걸었다.

전국 최초로 해상 조각작품인 고래 조형물을 바다 가운데 설치하고

태풍으로 부서졌던 국내 유일의 해상 다이빙대도 복원했다.

 


2017년 ‘부산에어크루즈’라는 이름으로 해상케이블카가 복원되며 송도는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다.

케이블카는 개장 1년 만에 누적 탑승객 150만 명을 기록하며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남쪽 암남공원까지 1.62㎞ 바다 위를 최고 높이 86m로 가로지른다.

현재 이달 기준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운행해

밤낮 관계없이 영도와 남항대교 등 일대 경치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조명을 켜고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는 경관 덕분에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국내 대표 야간관광 100선에 송도구름산책로와 함께 선정됐다.

 

송도구름산책로는 케이블카보다 1년 앞선 2016년 거북섬 인근에 개통된 해상 보도교다.

총길이 365m 중 일부 구간을 투명 강화유리 바닥으로 만들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스카이워크를 체험할 수 있다.

 

산책로 중심인 거북섬에는 청동 조각상으로 분한 젊은 어부와 용왕의 딸 인룡이 서로를 눈앞에 두고

영원히 닿지 못할 손을 뻗고 있다.

 

 


■암남공원 공룡과 고양이들

 

송도해수욕장 남쪽을 따라 설치된 송도 해안볼레길을 통하거나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 암남공원에 닿는다.

부산국가지질공원인 암남공원에는 해안을 낀 울창한 숲길이 이어져 있다.

짧게는 0.9㎞부터 최대 2.9㎞까지 삼림욕을 즐기며 4가지 테마의 숲길을 거닐 수 있다.

케이블카 탑승장인 스카이파크에는

타임캡슐을 보관하는 ‘모멘트 캡슐’과 공중그네(VR스카이윙)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그중 야외광장인 파크스퀘어광장에 설치된 ‘다이노 어드벤처’가 단연 존재감 1위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카르노타우루스 등

실물 크기로 만든 실감 나는 공룡 모형이 숲속에서 고개를 내민다.

팔과 머리를 움직이고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나기 때문에

숲속에 공룡이 출몰한 듯한 재미를 준다.



고개를 들고 커다란 공룡을 구경하다가 근처를 유유히 지나가는 길고양이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암남공원에 사는 길고양이들이다.

케이블카는 이들 길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이름이 머냥’ 이벤트를 오는 31일까지 진행한다.

SNS에 고양이 사진과 이름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커피 쿠폰을 증정한다.

고양이들은 북적이는 관광객 사이에서도 특유의 무신경함과 고고한 자태로

광장과 공원을 넘나들며 여유롭게 묘생을 즐긴다.

고양이에 매료된 ‘집사’들이 이따금 자발적으로 간식을 조공한다.

트리케라톱스 옆에서 단잠에 빠진 고양이를 보고 있자니

바다 한가운데 공룡과 고양이가 공생하는 신비의 섬으로 초대받은 기분이 들었다.



■호캉스 명소로 급부상

 

태풍으로 망가졌다가 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으로 위치를 옮겨

지난 6월 18년 만에 재개장한 용궁구름다리도 이목을 끌었다.

 

암남공원 앞 무인도인 동섬 상부까지 연결된 총길이 127.1m의 구름다리다.

 

다리 길이가 짧고 철망 바닥이라 튼튼해 보이지만 바람이 불면 흔들려 스릴 만점이다.

구름다리에서 암남공원 쪽을 향하면 발아래 부서지는 파도와 기암절벽이 보인다.

현재 입장료는 없지만 설문조사 등을 거쳐 내년부터는 유료화 운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구름다리는 하절기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오후 5시30분 이후부터는 입장할 수 없다.

해가 길어진 여름, 늦은 오후에 이곳을 찾았다가 관람 시간을 놓쳐 입구에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도 많다.

최근 송도는 글로벌 호텔 체인이 잇따라 들어서며 호캉스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호텔에서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하는 호캉스는 가성비·가심비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여행 형태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힘든 요즘, 여름휴가 시즌이 맞물리며 어느 때보다국내 호캉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1월 100여 개국 4000여 개의 체인을 보유한 프리미엄호텔 ‘베스트웨스턴플러스 부산송도호텔’이 문을 열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국내에서 세 번째로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송도 비치’를 지난 5월 오픈했다.

[국제신문 2020.8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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