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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양산 원동면-용당리 비석봉~천태사

by 구석구석 201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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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폭포 호수 기암괴석에 조망까지 … 산행의 종합선물세트

코스는 비석골을 출발해 조망바위 군~비석봉~바람재~마당바위~617봉~안부삼거리~비박굴~천태호 동단 제방~추연폭포~천태사~용당교 순이다. 종점인 용당교에서 기점인 비석골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여서 원점회귀에 가깝다.

 

총 산행 거리는 7.9㎞가 나왔다. 짧다면 짧은 거리지만, 수려한 계곡과 장쾌한 폭포, 온갖 기암괴석과 함께 낙동강과 천태호가 발아래 펼쳐져 보이는 시원한 조망까지 산행의 즐거움을 고루 갖춘 종합선물세트 같은 코스여서 하루 산행으로 부족함은 없다.


1022번 지방도로를 타고 원동역에서 천태사 방면으로 가다 보면 당곡마을 회관을 지나 신곡교 가기 전 용당마을을 지난다. 우측으로 이동통신중계탑과 함께 맞은편에 흰색 펜션과 '강물따라식당'이 보이는데, 이곳 공터에 차를 대고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이동통신중계탑 옆으로 난 포장 임도를 들머리로 착각하기 쉬운데, 중계탑에서 왼편으로 40m가량 떨어진 성주 배씨 제단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진짜 등로다.

제단을 지나 초반 무덤 3기가 있는 곳에서 왼쪽 절개지에 붙는다. 다시 봉분이 야트막한 무덤 2기가 보이면 배수로를 내느라 사면이 깎여 있는 왼쪽 길로 오르면 본격적인 능선이다. 길이 희미한데다 일부 유실되고 수풀이 어지러워서 초반에 애를 먹을 수 있다.

25분쯤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뾰족 바위들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해발 고도는 불과 100m 남짓이지만 낙동강을 바라보는 남쪽 사면이 깎아지른 절벽에 가깝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든 조망은 시원하게 뚫린다.

산행 초반 조망바위 군에서 바라본 한 폭의 그림 같은 낙동강 풍경.

 

두 발 디뎌 올라설 수 있는 바위는 모두 조망처다. 삼랑진과 양산시를 잇는 지방도 뒤로 김해 양지나루터를 유유히 휘감아 돌던 낙동강 물길이 도요나루 앞에서 크게 굽이친 뒤 바다가 열리는 부산으로 흐른다. 차곡차곡 허리를 접어 터널 속으로 사라지는 무궁화호 열차 뒤로 깔끔하게 정비된 친수공간 위를 자전거가 달린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푸른 물 위를 날아오르는 수상스키가 한 폭 풍경화의 정점을 장식한다. 성벽처럼 버티고 선 바위를 때로는 우회하고, 때로는 타고 넘으면서 조망바위 군을 15분가량 이어 오른다.

다시 낙엽 깔린 흙길을 오르면 하늘이 막히면서 숲 그늘이 시원해진다. 20분쯤 올라 경사가 수그러지는 곳에서 마주하는 비석봉은 자칫 스쳐 지나버리기 쉽다. 이마처럼 봉긋하게 솟아오른 둔덕 앞에 새총처럼 갈라진 소나무 뒤편으로 난 희미한 길을 따라 봉우리에 올라야 한다.

삼각점이 있는 비석봉은 10평 남짓한 보잘 것 없는 봉우리다. 사방 나무로 가로막혀 조망도 갑갑하다. 비석봉에서 무심코 리본이 여럿 걸려 있는 나무를 따라가다 북사면으로 빠져버리기 십상인데, 묵은 길이어서 진행이 어려우니 피한다. 다시 원래 길이 갈라지던 곳으로 내려서서 사면에 바짝 붙어 북동쪽으로 간다.

비석봉을 지나면 다시 암릉지대가 시작된다. 조망바위와 546봉을 연이어 지나면 바람재(당곡고개)로 내려선다. 25분 소요. 오른쪽은 당곡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가던 방향 그대로 고개를 건너 직진해 올라간다. 10분 뒤 능선 막다른 곳이 574봉이다. 오른쪽은 역시 당곡마을 내려가는 길로, 왼쪽 길로 간다.

5분쯤 가다 보면 여럿이 앉아 쉬어 가기 좋은 널찍한 바위가 보이는데 이곳이 마당바위다. 평온한 숲길을 10분쯤 걸으면 돌무더기 위에 소나무가 가로로 길게 누워 있는 618봉에 오른다. 다시 유유자적하게 숲 그늘길을 따라 삼거리 갈림길과 능선갈림길을 지나 8푼 능선이라고 적힌 구조목이 보이는 안부삼거리에 이른다. 16분 소요. 그대로 천태산 방면으로 직진한다. 

10명 정도가 비를 피해 누울 수 있을 만큼 바위 하단부가 처마처럼 깎여 있는 '비박굴'.

 

6분 뒤 바짝 말라버린 가느다란 계곡을 건너면 양쪽으로 집채만한 바위들이 도열하듯 나타난다. 5분쯤 가다보면 오른편으로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고래 머리처럼 생긴 바위가 눈에 띈다. 바위 하단부가 허리를 굽히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깎여 있고, 10명 정도가 비를 피해 누울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넉넉해 산꾼들 사이에 '비박굴'로 불리는 바위다.

15분 뒤 천태산 1.1㎞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당초 산&산 팀은 이곳에서 계속 직진해 천태산 정상을 지나 577봉, 천태공원을 거쳐 천태호를 우회해 천태사로 내려서려 했다. 하지만 식수가 바닥나고 타는 갈증을 견디기 어려워 결국 곧바로 좌측 천태사 방면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천태산 정상을 찍고 내려오면 2시간쯤 더 걸린다.

▲ 좌)천태호를 지나 계곡 속으로 접어들면 심산유곡에 들어선 것처럼 풍경이 급변한다. 발아래로는 깎아지른 암벽 밑으로 호쾌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추연폭포다. 우)장쾌한 추연폭포의 박력을 감상할 수 있도록 목재데크 전망대가 잘 단장돼 있다


천태호를 정면에 두고 내려간다. 15분 뒤 천태호 동단의 제방에 이르는데 양수발전소가 국가보안시설이다 보니 제방 위로는 못 들어가도록 통제 철책을 둘러쳐 놓았다. 해발 400m의 산중 호수인 천태호는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맑아진다. 잔잔한 호수가 햇살을 받아 은비늘처럼 반짝인다.


천태호를 뒤로 하고 날카롭게 솟은 바위들을 타넘고 내려가다 보면 왼편으로 또 다른 비박바위가 보인다. 이제부터는 시원한 계곡구간이다. 돌돌거리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가느다란 계곡을 건너 나무데크 다리를 지나면 돌연 물소리가 장쾌해진다. 70도 경사의 깎아지른 암벽에서 20m 높이로 호쾌하게 계곡수를 토해내는 추연폭포다. 양산시청 홈페이지에는 용연(龍淵)폭포, 일부 산꾼들은 웅연폭포라고 부르는데,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상에는 추연(椎淵)폭포로 돼 있다. 묵은 체증이 내려가고 가슴이 뻥 뚫린다.


추연폭포를 거쳐 16m 높이의 대형 마애불로 이름난 천태사를 지난 뒤 주차장이 있는 용당교에서 산행을 끝마친다. 30분 소요.

 

산행 문의:부산일보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최찬락 산행대장 010-3740-9323. 글·사진=박태우 기자

 

 

원동역에서 순매원을 지나 양산시내 방면으로 5분쯤 더 가면 낙동강휴게소가 있다. 작은 매점이나 시골 다방 같은 분위기이지만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특급 조망이 일품이다. 어묵이나 삶은계란 같은 간식거리와 함께 라면, 국수, 냉면, 비빔밥 등 요깃거리를 판다. 원두커피를 마시며 운치를 만끽할 수 있고 돼지껍데기와 파전을 안주 삼아 동동주를 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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