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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북도

완주 소양면-거인리 문필봉 사달산

by 구석구석 201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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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정맥 연석산에서 북서쪽으로 사봉재를 거쳐 뻗어 내린 산줄기에 기이한 이름의 산 하나가 있다. 그 이름은 사달산(634m). 사방이 돌산이라 마치 사다리를 연상케 한다고 불리는 이름이다. 이 산의 가장 큰 매력은 등산의 들머리와 날머리로 이용되는 신성마을. 약 250m에 달하는 대슬랩 바위 속에 우리나라 최장의 암벽길이 숨겨져 있다. 거기다가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주고, 등산 중 흘린 땀을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는 맑고 깨끗한 계곡 용연천이 있다. 수량이 풍부한데다가 드넓은 암반 위로 물이 흘러내려 피서산행으로서는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

 

◆조망과 암릉이 일품

금남정맥 최고봉 운장산에서 사달산을 보면 그 산줄기가 확연하다. 동상면 신월리나 검태마을에서도 마찬가지다. 산 사면이 암벽이나 절벽으로 이뤄져 더욱 더 뚜렷하게 보인다. 선등자들에 의하면, 형(兄)격인 연석산보다 나은 산, 조망과 암릉 길이 일품인 산, 또는 암벽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산으로 극찬받는다. 사달산을 등산할 때 반드시 거치는 봉우리가 문필봉(文筆峯`625m). 붓 끝처럼 뾰족하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둘 다 지형도상에 이름이 없고 높이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산행 들머리는 전북 완주군 소양면 거인리 입구의 충혼비와 통신철탑. 그러나 잘 보이지 않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충혼비 왼쪽 임도가 등산로다.  그러나 시간을 단축하고 스릴 있는 등산을 원한다면 곧바로 바위 위로 올라서서 길을 찾으면 등산로가 보인다. 전방의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왼쪽 전방을 보면 문필봉과 사달산 암벽이, 오른쪽엔 금남정맥 대주주 운장산과 연석산이 파노라마처럼 그림을 그린다. 뒤돌아서면 사봉천 너머 건너편 능선 위로 대부산이 보이고, 그 왼쪽 능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면 원등산이 조망된다.

 

◆바위 전망대 전위봉, 명산 파노라마

 

바위능선 곳곳에 노송이 즐비하다. 바윗길 오른쪽 아래가 절벽이지만 등산로는 순탄하다. 문필봉 오르기 전의 전위봉은 사달산 등산 중 최고의 바위전망대다. 럭키산에서 사달산, 문필봉으로 이어지는 왼쪽 능선이 철옹성이라면, 오른쪽 전방 운장산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어지는 조망은 명산의 파노라마다. 연석산`원등산`대부산`서방산`종남산`운암산 등이 차례로 펼쳐진다.

 

바위능선을 오른쪽으로 감아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오르니 주능선 삼거리다. ‘문필봉 625m’라 적혀진 나무 푯말이 보이는걸 보니 문필봉 정상이다. 멀리서 본 모양과 달리 조망은 그리 좋지 못하다. 서편은 나뭇가지가 많아 조망이 가려졌고 남동쪽만이 운장산에서 복두봉,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게 보인다. 북쪽의 암릉 능선을 10여 분 따르니 사달산이다. 정상표지목이 나무에 걸려 있다. 단애를 이룬 오른쪽 동쪽 아래로 동상면 검태마을과 피암목재로 오르는 도로가 보이고, 그 위쪽 능선이 피암목재에서 장군봉과 중수봉, 삼정봉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이다. 저 멀리 대둔산까지 아련하다.

 

사달산에서 7분 정도 진행하면 산죽이 있는 삼거리. 왼쪽 사면의 등산로가 럭키산, 거인리로 이어지고, 직등 길이 대슬랩으로 가는 길이다. 사달산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럭키산을 연계하는 원점회귀 산행이 주를 이루었지만, 근래에는 신성마을을 들머리와 날머리로 삼아 단체산행을 하는 팀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최장의 암벽등산로가 있다는 게 알려지고 나서부터다.

 

대슬랩의 암봉에 도착하기 전, 경고판이 보인다. ‘암벽 등반로’라는 큰 글씨가 쓰여져 있고, 그 밑에 붉은색의 작은 글씨로 ‘이 구간은 여성분이나 고소 공포증이 있는 분은 절대 내려가지 마세요’‘이 구간은 위험하오니 한 번에 2인 이상은 절대 내려가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다. 200여m가 넘는 바위 벼랑에 로프가 걸려 있다. 우회 길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오래 전에 설치되어서인지 굵은 로프가 낡아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매달리면 위험하다. 내려서기도 전에 저절로 오금이 저리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등산객들도 있다.

 

◆하산길 조심해야

대슬랩 바위구간을 내려가는 길은 두 군데다. 둘 다 길이가 200m가 넘고 거의 절벽에 가까워 자칫 잘못하면 목숨마저 위험할 수 있다. 반드시 산행전문가를 동행하거나 20m 이상의 보조 자일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바위가 워낙 가팔라 장갑을 끼지 않고 내려가면 물집이 생길 수도 있으니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바위를 다 내려서면 등산로가 잘 안 보인다. 오른쪽 능선으로 조금 거슬러 오르면 또 다른 암벽하산로인 등산로와 만난다. 대슬랩 하단부에서 55번 지방도로가 있는 신성마을까지는 30분 이내의 거리다. 하산 지점에 펜션과 음식점이 더러 있다.

 

개개인의 산행 페이스와 계절에 따라 소요시간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거인리 충혼비에서 등산을 시작해 문필봉, 사달산. 대슬랩을 거쳐 신성마을로 하산하는데 약 3시간 정도가 걸린다. 산행거리가 짧다면 연동마을에서 등산을 시작해 연석산을 오른 후 문필봉과 사달산을 연계하는 종주산행을 권한다. 약 11㎞ 정도의 등산거리에,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신성마을은 산행시작점보다 하산지점으로 삼는 게 낫다. 대슬랩이 경사도가 높고 많은 체력을 요구해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힘이 덜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용연천계곡에 물이 풍부해 산행 중 흘린 땀을 씻을 수 있다. 자료 : 매일신문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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