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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청도 각남면-옥산리 함박리 대산사 천왕산

by 구석구석 201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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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 각남면 천왕산 산행은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고생스러웠다. 비가 오는가 싶더니, 눈발이 날렸고, 이내 갰다. 사실 천왕산은 천왕봉(619m)을 중심으로 좌우 봉우리들은 모두 홍수 설화에 기대고 있다. 다 물에 잠기고 꼭대기만 조금 남아서 '족금당', 배를 묶어 뒀다는 '배바위', 그 난리에도 당당하게 잠기지 않아 '천왕봉'이라고 각각 이름이 붙었다.

 

 

산행 구간은 옥산2리 버스정류장~동국사 갈림길~대산사~족금당~천왕산 정상~배바위산~건티재~월곡저수지~원점이다. 산행 거리는 13㎞로, 안내 리본을 촘촘히 달면서 전진하다 보니 6시간 30분가량 걸렸다.

들머리 핫바지 모양 월곡저수지  신라 흥덕왕 때 창건한 대산사

천왕봉 옆엔 족금당·배바위 등 대홍수 전설 담은 봉우리

정상선 비슬산·화왕산 등 조망 건티재 구간엔 멋진 트레킹 길


들머리는 옥산2리 버스 정류장이다. 정면으로 월곡저수지 둑이 보이는데, 길이가 족히 100m는 넘을 듯하다. 둑길에 올라 보니 두 개의 계곡에서 물을 받아 가둔 저수지가 핫바지 모양이다. 물은 맑은 옥색이다.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얕은 곳은 바닥이 드러난다. 계곡이 사람 손을 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들머리에서 15분가량 편평한 시멘트 임도를 따라 걷다 보면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비포장도로로 빠지면 동국사 방면이다. 오른쪽 시멘트 임도를 따라 대산사 방면으로 길을 잡았다. 포장길이긴 하지만 경사가 가파르다. 길가 생강나무에 달린 노란 꽃봉오리들을 살피며 잠시 숨을 몰아쉰 뒤 다시 오르막을 오른다. 20분가량 전진하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꺾어 조금만 더 올라가면 대산사다.

대산사 경내에는 전각 2채, 요사채 1채가 있다.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절 마당에서 시선을 산 아래로 돌리니, 올라왔던 길이 산허리를 뱀처럼 구불거리며 휘감고 있다. 풍수적으로 보면, 대산사는 제비가 알을 품은 듯 산 중턱에 안겨 있는 형세다. 뱀이 알을 훔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마당 가운데 있는 2층 석탑의 지대석을 돼지 형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 신라 흥덕왕 5년에 창건된 천년 고찰 대산사. 풍수지리상 제비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다.


본불(本佛)을 모신 원통전(圓通殿)은 단청이 선명하다. 절집 연륜이 얼마 되지 않았거니 생각했다가 안내판을 보고 깜짝 놀란다. 신라 흥덕왕 5년(830년)에 지어졌으니 1천 년을 넘긴 고찰이다. 1930년 도적 떼의 방화로 중건하느라 옛날의 모습이 사라졌다고 한다.

대산사 뒤편에는 '밀양 변씨 공덕비'가 아담하게 조성돼 있다. '생전에 온정을 베풀고, 보시에 아낌이 없었다'고 적혀 있다. 여기서 주능선에 합류하는 구간이 이번 산행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가파른 데다 낙엽 쌓인 길이 희미하다. 산짐승들이나 다닐 법한 길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주능선을 만난다. 안내 리본을 잘 보고 길을 잡아야 한다.

주능선에 합류하면 비로소 산꾼들의 흔적이 뚜렷해진다. 산길은 좁지만 뚜렷하고, 각종 안내 리본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삐죽한 소나무들이 양 옆으로 도열한 산길을 1시간가량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흐려진 시야 속에서 작은 돌탑이 나온다. 해발 551m의 족금당이다.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반복하던 빗방울은 어느새 눈과 섞여 차가웠다.

족금당에는 홍수 설화 말고도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온다. 족금당 인근은 부귀와 장수를 보장하는 명당으로, 몰래 묘를 쓰는 암장이 잦았다고 한다. 산 아래 옥산리의 마을 어른들은 "암장을 하면 어김없이 가뭄 피해가 생겨 동네 사람들이 묘를 파내곤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가뭄이 심하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는데 2~3일 내로 비가 내린다는 것이다.

족금당에서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20분을 더 오르면 천왕산 정상인 천왕봉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만든 지도는 해발 619m라고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석과 삼각점은 618m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상석 주변은 잡목을 베어내 사위 조망을 확보하려 한 흔적이 있다. 그 덕에 멀리 비슬산부터 창녕의 화왕산 능선이 펼쳐져 보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비 온 뒤끝이라 능선이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상에서 배바위 방면으로 방향을 잡아 25분 정도 능선 길을 걷다 보면 비슬지맥과 합류한다. 비슬지맥은 경북 경주·영천 사룡산(677m)을 기점으로 낙동정맥에서 분기해 서남향으로 달리다가, 경북 청도 땅을 거쳐 밀양까지 이어진다. 비슬지맥을 따라 평탄한 능선길이다. 빗방울이 잦아들더니, 운무가 피어오른다. 아름드리 굴참나무를 타고 오르는 운무가 몽환적이다.


운무를 헤집고 20분간 전진하니, 오른편에 높이가 5m는 족히 됨직한 바위가 불쑥 드러난다. 육산에 어울리지 않게 비대하다. 배바위다. 옛날 큰 홍수가 났을 때 배를 묶어둬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고 전해진다. 아무리 큰 홍수라도 해발 600m 가까운 이곳까지 물이 올라왔을 리가 있을까? 청도 사람들 누구도 이 전설을 믿지 않지만, 그렇게들 부르고 있다.

배바위에는 매듭 밧줄이 설치돼 있다. 이걸 잡고 꼭대기에 오를 수 있다. 비슬산과 화왕산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그만이다. 단, 비가 그친 뒤 끝이니 초보자가 오르기엔 위험하다. 배바위산 정상(607m)은 배바위로부터 불과 3분 거리다. 정상이지만 능선과 고도 차이가 없어 구분하기 어렵다. 자칫 놓치고 지나치기 쉽다.

배바위산 정상부터 건티재까지 1시간 남짓한 구간은 트레킹 하기에 최고다. 간벌 작업을 위해 차들이 지나다니던 길은 넓고 평평하다. 20m가 넘는 아름드리 굴참나무들이 키 자랑을 하며 당당하게 늘어섰다. 운무는 더욱 짙어져 앞선 산행대장의 모습이 잠겨간다. 안개에 싸여 사라지는 그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비포장 임도가 끝나고 시멘트 포장길과 만나 삼거리를 이루는 지점이 건티재다. 이정표의 왼팔은 청도군 각남면 옥산리, 오른팔은 밀양시를 가리키고 있다. '산&산'은 각남면 함박리 방면으로 길을 잡았다. 건티재에서 임도를 이탈하는 갈림길까지 20여 분 구간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S'자로 휘어진 길은 쭉쭉 뻗은 백양목 군락이 호위하고 있다. 아직 푸른 싹을 틔우지 못한 누런 잔디와 길바닥에 깔린 청석의 색조화도 절묘하다.

20분쯤 걷다 갈림길을 만난다. 임도를 버리고 왼쪽 비포장도로로 갈아탄다. 4분을 걷다 오르막 능선으로 올라붙는다. 성묘객들만 가끔 다니는 길이라 흐릿하다. 10분쯤 오르막을 타고 전진하면 왼편에 비석 없는 무덤이 보인다. 안내 리본을 따라 오른쪽 2시 방향으로 10분 정도 전진하면 482봉이다.

482봉에서 다시 30분을 내려오면, 두 봉우리 사이 가장 낮은 안부가 나타난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30분간 줄곧 하산하면 월곡저수지에 합류한다. 월곡저수지의 맑은 물에 땀을 씻고 나니 긴 산행에 지친 마음까지 개운하다. 여기서 원점까지는 남은 거리는 5분이다.

자료 : 부산일보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박진국 기자

 

청도역을 바라보고 오른편으로 추어탕집이 즐비하다. 날씨가 좋은 오후면 가게마다 우거지를 입구 앞에서 내어 말리는 풍경이 또 다른 볼거리. 저마다 청도 추어탕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40년 전통의 '역전추어탕'(054-371-2367)에 들렀다. 삶은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우거지와 함께 오래 끓인 국물이 구수하다. 마늘과 찧은 청양고추로 맛을 더한 국물은 맑다. 감자탕 같은 남원 추어탕과는 맛과 모양이 다르다. 전통 추어탕 6천원, 미꾸라지 튀김 1만~1 5천원.

 

                                                   휘타구를 즐기는 사람들 / 미추홀휘타구클럽 / 휘탁구 032-42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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