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들어서면 숲길이 호젓하면서 깨끗하다. 일천바위능선의 소나무 숲길은 남산의 코스 중 그나마 덜 알려져 봄의 기운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남산의 명물 부석과 일천바위, 그리고 보물급 문화재들은 이 코스에 윤기를 더한다.
구체적인 답사경로는 (경주시 남산동) 통일전 버스정류소~서출지~삼층석탑(쌍탑)~일주도로~지바위골~큰지바위~부석~사자봉~일주도로~일천바위 능선~옥룡암(부처바위)~부처골 감실석불좌상~보리사(석불좌상)~갯마을 버스정류소 순. 걷는 시간만 3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휴식과 문화재 관람을 포함한다면 5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이 코스는 버스정류소를 산행 기·종점으로 삼고 도보로 산행과 문화재 관람이 모두 가능하도록 꾸몄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부처골 감실석불좌상과 보리사 석불좌상을 차량으로 먼저 둘러본 후 통일전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하산 후에 버스 편으로 차량을 회수하는 것이 좋다.
통일전 버스정류소가 산행 기점이다. 불국사 방면으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통일전으로 들어가는 도로로 접어들어 산림환경연구원 화랑교육원을 지나면 통일전으로 이어진다. 연꽃 대와 가지가 앙상한 배롱나무뿐인 서출지를 먼저 둘러본다. 그리고 주차장 남쪽, 마을 방향으로 길을 이어간다.
마을로 드는 길을 걸어 금오산가든 앞에서 직진하면 곧 남산리 삼층석탑 앞에 닿는다. 보물 124호로 큼직한 돌들을 다듬은 쌍탑 형식이다.
다시 금오산가든으로 되돌아 나온 뒤 마을로 들어서서 5분이면 화기물 보관소를 만난다. 남산일주도로가 시작된다. 다시 5분쯤 가다 만나는 '남산 부석' 푯말은 무시하고 일주도로를 계속 따른다. 화장실 앞 차단기를 넘어 상수도보호구역 플래카드를 만날 때까지 길을 이어간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지바위골을 따르는 산길로 들어선다. 작은 갈림길은 무시하고 계곡과 나란히 이어가다 대밭을 만나면 대밭 사이로 난 길로 진행한다. 대밭은 절터로 추정된다.
10 분 남짓 계곡을 따르면 집채만한 바위를 마주한다. 바위 밑둥의 공간은 기도터로 사람이 머문 흔적이 있다. 바위 직전에 비탈로 길이 연결된다. 비탈을 올라서면 능선에서 곧 삼층석탑을 만난다.
석탑 뒤로,오른쪽으로 꺾어드는 길은 쉽게 찾는다. 잠시 후 거대한 바위를 만나는데 일명 '큰지바위'다. 바위 밑둥을 살피면 마애불들이 있다. 정교하지는 않아도 표정이 다정다감하다. 곧 능선으로 오른다.
이제 능선 길을 이어간다. 길은 요리조리 바위들을 피해 나 있다. 남산의 명물 '부석'이 오른쪽 능선에 보인다. 거대한 알이 굴러 내리다 그대로 멈춘 듯하다. 부석에서 3분쯤 더 오르면 팔각정 터에 닿는다. 산행을 나서서 1시간 남짓. 고위봉과 금오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금오정과 상사바위도 보인다.
남산관광일주도로 준공비를 머리에 이고 있는 바위가 바로 사자봉 정상이다. 곧 일주도로. 오른쪽으로 꺾어 일주도로를 따른다. 일천바위능선 초입은 20분쯤 도로를 따르다 만난다. 전망대 갈림길을 만나고 일주도로를 따라 2분쯤 더 가서 오른쪽 갈림길로 들어서야 한다. 전망대 갈림길을 지나 바로 만나는 통일전으로 이어지는 길은 무시한다.
서남산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들를 경우 그대로 진행하면 길을 잘못들 수도 있다. 일주도로로 되돌아 나와서 길을 이어가도록 한다.
능선으로 들어서면 소나무와 잣나무가 어우러져 상쾌한 숲길이 계속된다. 남산의 여느 산길과 달리 호젓하고 깨끗하다. 길 찾기도 쉽다. 갈림길은 무시하고 능선을 그대로 따르면 된다. 도중 갈림길은 차례대로 통일전,화랑교육원 인근,새남산마을,보리사로 내려선다.
일 천바위는 통일전 갈림길에서 10분쯤 더 가서 만난다. 옛적,마왕이 난동을 부려 이곳 바위로 피한 백성 1천여 명이 홍수에도 살아남았다는 전설이 있어 일천바위로 불린다. 마왕바위라고도 한다. 경주 시가지와 토함산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일천바위에서 8분쯤 가다 새남산마을 갈림길을 만난다. 그 다음으로 만나는,186봉에서 보리사 갈림길은 희미해 식별이 어려우니 만약 이 길로 들어설 경우 잘 살펴 진행하길 당부한다. 능선을 따르면 탑골 옥룡암으로 내려선다. 일천바위에서 40분 가까이 걸린다.
마을로 내려서도 산행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 일대에 남산을 대표하는 유물과 유적이 널려 있어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 옥룡암 뒤로 난 길을 3분쯤 따르면 부처바위로 이어진다. 높이 10m의 바위에 마애불 불탑들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유물.
부처골 감실석불좌상은 남산 일대의 불상 중에서도 초기에 만들어진 것. 탑골에서 30분쯤이면 다녀온다. 마을 입구 주차 빈터에서 도로를 4분쯤 따르면 부처골 입구로 이어진다. 개천을 따라 7분이면 대나무 숲에서 '신라의 얼굴'을 만난다. 친절한 미소의 석불이다. 1천500여년 비바람에도 지워지지 않은 미소라니 놀랍기만 하다.
보리사 석불좌상은 석굴암 부처에 뒤지지 않는다. 탑골 주차 빈터로 돌아와 갯마을로 이어지는 마을길을 그대로 따르면 보리사 입구로 연결된다. 경주를 내려다보는 부처는 근엄하면서도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불상과 광배가 고스란히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보리사에서 마을 앞 버스정류소까지는 마을길을 15분쯤 걸으면 닿는다. 문의 위크앤조이팀 051-461-4161. 산행대장 박낙병 011-862-6838.
글·사진=김영한기자 kim01@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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