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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북도

진안 주천-725번국지도-운봉리 구봉산

by 구석구석 2014.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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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군 주천면과 정천면을 가르며 우뚝 솟은 구봉산은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9개의 봉우리가 압권이다. 그 중 주봉인 9봉(1,002m·천황봉 혹은 장군봉)을 제외한 나머지 8개 봉우리의 '산상경염'이 백미다. 뾰족한 바위 침봉으로 솟아 다투듯 뽐내듯 어깨를 두르고 있는 모습은 이슬을 머금고 막 피어나는 연꽃의 모습 그 자체다. 함박눈을 맞은 요즈음은 백합으로 변해있다. 주봉인 9봉이 나머지 8개봉을 다스리는 모습도 이채롭다.

고만고만한 키의 8개봉과 따로 떨어져 하늘높이 치솟은 주봉의 위세는 고고한 절대군주 같다. 산꾼에 따라서는 8마리의 새끼오리를 거느린 어미오리의 이미지와 흡사하다고 한다.

구봉산은 또 보기에만 황홀한 산이 아니다. 먼발치에서 볼 때에는 너무 험해 도저히 발을 붙일 수 없어 보이지만 바위틈 사이의 길을 이용해 암봉과 암봉을 거의 이어갈 수 있다. 구봉산은 바로 이 길을 통해 벼랑길 특유의 짜릿함과 시원한 조망을 더불어 만끽할 수 있다.

이런 구봉산이 일반에게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진안의 간판 격인 마이산과 운장산이 그 앞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안전시설 미비도 큰 문제였다. 하지만 산세의 아름다움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부터 찾는 사람이 늘게 되었고,이에따라 진안군에서도 서둘러 시설을 갖춤에 따라 비로소 대중적 산행지로 거듭났다.

산행은 크게 두 코스로 나눠 진행된다. 주촌면 운봉리 양명마을 구봉산 주차장에서 부도골 오른쪽의 지계곡으로 올라 안부에 이르는 것과 윗양명마을 안쪽의 구봉산장에서 저수지와 외딴집을 거쳐 안부에 오르는 길이 있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지만 저수지 위로 펼쳐지는 연봉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고자 한다면 구봉산장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 코스를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30분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임을 감안하고 또 주변 풍광을 여유있게 즐기고자 한다면 30분쯤 늘려 잡아야 할 것이다. 답사산행 당시 걷는데 소요된 시간은 3시간20분이었다.

구봉산장에 닿으면 등로는 구봉산 저수지쪽으로 열려있다. 차 1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3분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제방을 만난다. 연꽃 모양의 구봉산 풍광은 제방 중심에 서서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답게 포착된다. 지금은 눈 덮인 얼음장위로 백합처럼 피어나는 연봉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등로는 제방을 만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산길로 바뀐다. 저수지로 흘러드는 계류를 건너 계곡에 들어선다는 느낌이 들면 정면으로 개활지가 보인다. 농작물을 가꾸고 있는 산간밭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파란 비닐을 덮어씌운 농막 2채가 있다. 바로 갈림길이다. 왼쪽은 물길을 건너 천황암으로 가는 뚜렷한 길이고 오른쪽은 계곡 사면길로 해서 외딴집으로 오르는 다소 희미한 오솔길이다.

외딴집은 삼거리에서 사면길을 에돌아 올라간다. 집은 현재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듯 안방이 자물쇠로 채워져 있다. 산장에서 10분 소요.

외딴집에서 안부로 올라가는 길은 외딴집 오른쪽 지능선으로 연결된다. 지능선 중간에 기도처인 듯한 전망대가 있다. 주능선에 닿으면 곧바로 헬기장이다.

삼거리 안부는 헬기장에서 왼쪽 능선길로 1분 거리에 있다. 안부는 양명마을 주차장에서 올라 오는 길과 만난다. 이후 등로는 경사가 조금 있는 외길 능선으로 오른다. 중간에 벤치 3개가 놓여 있는 쉼터가 있어 호흡을 조절하며 올라갈 수 있다.

1봉은 능선길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나있다. 조망이 시원하므로 꼭 들러보도록 한다. 올라온 능선길과 좌우의 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2봉부터 8봉 사이는 톱니모양의 침봉을 오르내리는 암릉길이다. 4봉이 가장 높고 5봉사이 안부가 오르내림이 가장 심하다. 2봉에서 6봉까지는 봉우리에 오를 수 있지만 7봉과 8봉은 왼쪽 사면길로 우회해야 한다. 쉼터는 4봉과 8봉아래에 있다. 2봉에서 8봉까지 1시간 소요.

8봉아래 쉼터서 안부로 떨어지면 바로 돈내미재다. 왼쪽에 천황암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있다.

정상은 돈내미재에서 오른쪽의 협곡을 거쳐 연결된다. 길은 거의 직벽으로 오르다시피해 숨이 제법 가쁘다. 너덜이 많은데다 바닥까지 미끄럽다. 왼쪽 바위벼랑에 주렴처럼 늘어져 있는 고드름도 조심해야 한다. 아이젠 착용이 필수다.

협곡을 통과하면 능선이다. 하지만 이 능선도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날등의 암릉과 흙길의 급경사길이 반복해서 나온다. 정상까지 40분 소요.

정상은 보기와는 달리 밋밋한 육산이다. 하지만 조망은 더할 수 없이 후련하다. 우선 발아래 8봉들이 가깝고 멀리 남쪽의 마이산이 우뚝하다. 진안의 진산 운장산도 서쪽으로 조망된다. 전국 5위의 담수량을 자랑하는 용담댐도 은빛 비늘을 반짝인다.

내려서는 길은 남쪽방향으로 열려있다. 길은 이전의 날등과 달리 비교적 육산의 능선으로 푹신하다. 전망대도 곳곳에 있어 지나온 경로를 되돌아보는 맛이 색다르다. 바랑재까지 10분 소요. 바랑재에서 865봉을 거쳐 바위봉까지 15분 소요.

본격적인 하산은 묘지가 있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직진방향이 아닌,갈래길인 듯한 느낌의 왼쪽길로 내려서야 한다. 직진하면 천황사로 내려서게 된다. 부산일보 리본을 잘 살핀다.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하산 길은 묘지 2기가 있는 곳에서 왼쪽 면치골로 내려서거나 아니면 5m 더 나아가 왼쪽의 능선길로 나아가도 무방하다. 이 길은 나중에 돈내미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하게 된다.

능선길을 택했다면 다소 낡은 벽돌건물의 강우량관측소가 있는 안부로 내려서게 된다. 지댕이재다. 구봉산장은 지댕이재에서 왼쪽 계곡을 따라 15분쯤 내려오면 별장을 지나 삼거리로 만난다. 아침에 출발했던 장소다.

 

산행문의 부산일보 생활과학부 레저팀 051-461-4097,박영태산행대장 011-9595-8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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