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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남도

세종 조치원-번암 관음암

by 구석구석 2009.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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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암리 산2-4 관음암 041-865-3837

 

관음암이 위치한 번암사거리 근처에 도착해 골목길을 따라 관음암에 오르다 보면 과연 이런 곳에 전통사찰이 위치하고 있을까하고 의구심마저 들게 된다. 길 주변에는 온통 대규모의 공장이 건설되어 있어 거대한 창고, 기계시설 등 일반적인 전통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경관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을 따라 오르면서 이런 의구심은 사라지게 된다. 방금 공단지대를 통과하면서 봤던 문명의 광경들은 금세 사라지고 울창한 자연림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공간이 나타나게 된다. 부지불식간에 산속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관음암 관음전에 봉안되어 있는 지장탱화의 화기에는 “소봉산(小峯山) 관음암(觀音庵)”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관음암이 위치하고 있는 산이 소봉산이라고 한다. 소봉산은 그리 널리 알려진 산이 아니지만 관음암에 올라 바라다보는 주위 산의 형상은 넓은 평야지대로만 구성된 조치원 일대에서 보기 드문 지형이라 할 수 있다. 관음암은 규모가 매우 작은 암자이다.

사찰내에는 단지 하나의 불전만이 건립되어 있고 사찰이 위치한 입지적인 여건 때문에 다른 곳에 사찰을 조영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증축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여건은 관음암을 창건할 당시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좁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이곳에 부처님을 모실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뻐했을 것이며, 조용히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했을 것이다. 현재 사찰 입구에는 많은 거대 공장이 건설되어 있다. 그러나 이 공장들이 사찰의 창건 이전에 건립되었을리 만무하다.

사찰의 창건 이후 우연히 진입로에 공장들이 들어서게 되었고, 다행히 공단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들 공장에서 내는 소음 등의 공해는 수행에 방해요소로 작용되었을 것이다. 사찰의 초창 때와는 또 다른 환경에 직면한 것이다. 그럼에도 관음암은 사찰의 자리를 옮기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행처로서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예불처로서 사찰의 역사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세상이 시끄럽고 번잡하다 하더라도 관음암은 고요한 암자로서 차분한 수행처로서 앞으로도 계속 역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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