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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남도

논산 강경읍-염천동 젓갈시장

by 구석구석 2009.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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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내륙항으로 일찍이 수운이 발달한 강경포구는 금강하구의 관문이자 서해에서 잡아올린 각종 해산물 집산지로 ‘동해에 원산이 있다면, 서해에는 강경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오죽하면 ‘강경의 개는 입에 조기를 물고 다닌다’ 는 말이 나 왔을까.

 

허생전의 허생원도 강경소금으로 부를 누리던 곳이 강경이요, 예로부터 평양, 대구시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의 하나로 꼽혔던 곳이 바로 강경이었다. 당시 서해에서 잡은 각종 생선들이 모두 강경으로 집산되자 팔고 남은 물량을 오래 보관하기위해 염장법과 수산가공법이 발달하였다.

 

지금은 금강하구둑으로 물길이 막힌 지 오래지만 강경 사람들의 50년 이상의 젓갈담그기 비법은 그대로 이어져 오늘 날에도 전국 제일의 젓갈시장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강경젓갈은 요즘 건강식에 맞게 저염도로 담가, -5 ~ 5도의 온도로 토굴이나 저온창고에서 100일 이상의 숙성기간을 둔다. 이런 까닭에 다른 지역보다 덜 짜면서, 담백하고 맛깔스러운 강경 젓갈만의 독특한 맛을 가지고 되었던 것.

젓갈중에 제일은 강경젓갈이라는 말처럼, 강경 젓갈이 이처럼 칭송이 자자한 까닭의 이면에는 독특한 맛도 맛이지만 다른 아님 ‘덤 문화’ 때문. 도시의 그곳처럼 조금만 더 달라고 비굴(?)하게 흥정하지 않아도 이미 주인장은 한국자 넘치게 한 웅큼 더 떠서 담아준다. 그야말로 젓갈 가게에 있는 저울은 그냥 저울일 뿐 잴 일이 없다.

 

젓갈은 어패류의 근육이나 내장에 소금을 첨가하여 자연 발효숙성시킨 것으로 무기질, 단백질, 어지방, 아미노산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새우젓과 멸치젓이 젓갈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까나리액젓, 조개젓, 황석어 젓 등 다양한 각종 젓갈이 있으며 전통비법으로 제조되는 것이 강경젓갈의 특징이다. 강경젓갈은 영양분이 잘 보존된 상태에서 적당히 숙성 발효되어 진한 감칠맛으로 직접 먹을 수도 있고 김치 등의 부원료나 자연조미료로써,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소화흡수가 양호하고 영양적 가치가 매우 좋은식품이다.

 

강경에서는 재래식토굴이 아닌 현대화되고 과학적으로 시설된 영상 10-15℃ 정도를 유지 할 수 있는 저온창고에서 발효시킨다. 발효기간은 대체적으로 3개월 정도 지나면 거의 발효가 된다. 이 기간은 우리선조들 이 땅에 묻거나 서늘한 곳에서 100일 동안 발효시켜 백일주를 담그던 지혜를 상기하 면 저온에서100일 동안의 발효기간은 과학적인 의미가 있다.

 

강경에 왔으니 일단 젓갈백반은 먹어보고 갈 일. 옛 부둣가인 강경읍 염천동(鹽川洞) 일대에는 140여개의 ‘젓갈백화점’들이 들어서 있다. 허나 젓갈의 종류도 많고, 가격도 비싼탓에 젓갈 백반을 제대로 하는 집을 찾아 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발품을 팔아 겨우 찾아낸 곳이 황해젓갈상회 안에 있는 달봉가든. 명란젓, 청어 알젓, 꼴뚜기젓, 토하젓, 새우젓, 낙지젓, 창란 젓, 개불젓, 가리비젓, 오징어젓, 아가미젓, 어리굴젓, 육젓, 조개젓, 멍게젓, 황석어젓, 조기 절임젓, 갈치숙젓 등…. 어렵게 찾아낸 수고를 깨끗이 잊을만큼 갖가지 젓갈들이 거하게 한상 차려진다. 무엇보다 젓갈 맛이 좋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해 하나하나 이름 부르기에도 숨이 찰 정도다. 이 모든 것을 내놓으면서도 가격은 단 7000원.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무얼 먹을까 젓가락이 바빠진다. 무얼 집던 깊고 풍성한 곰삭음의 향과 맛은 누구든 배겨낼 재간 없는 식욕을 자극한다.

 

보통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보고 밥도둑이라고 한다. 약간 비린 듯 하면서 짭쪼름한 맛이 그만인 게장도 그런 애칭을 부여 받았고, 굴비, 고등어 또한 그 영광을 얻었다. 허나 굳이 순위를 정한다면 이 녀석들보 다 더 앞자리를 차지해야할 영광은 젓갈에게 돌아감이 마땅하리라. 삼시 세끼 식사를 거뜬히 해치울 정도 로 반찬 걱정할 필요 없었던 것이 바로 잘 담군 젓갈하나. 특히나 곰삭은 황석어젓 한 두 마리 먹으면 밥 한 두그릇은 게 눈 감추듯 꿀꺽했다. 밥걱정일랑 하지말자. 달봉가든은 밥 인심이 후하기로 유명하기에.

서해의 생생 새우, 물 좋은 금강 한 번 탔더니 환골탈태! 새우젓
워낙 널리 보급되어 있기에 그 가치를 모르고사는 먹거리 중 하나가 되어버린 새우젓. 그런데 새로운 사실. 마냥 짠 줄만 알았던 새우젓이 달고 고소할 수도 있다. 그저 소금에 절여진 새우가 아니라 기술이 들어가고 정성이 들어간 새우젓이기 때문일 것이다.  

 

“왜 새우젓이 다 거기서 거기예요? 이게 오젓, 저게 육젓, 여기 추젓도. 또 이것만 새우젓은 아니지. 새우젓이 얼마나 종류가 많은데요. 맛도 가격도 다 달라.” 섣불리 그저 새우젓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며 가장 싼 것만을 찾았다가는 불벼락을 맞거나 배가 뻥~ 터질 듯한 느낌을 겪을 수도 있겠다. 젓갈 하나에도 자부심이 강한 강경의 상인들은 어벙한 객을 보더니 자부심+인심 폭발!! 새우젓을 소개하며 이것저것 맛볼 것을 권하기 시작했다. 제일 통통해 씹는 맛이 좋은 육젓, 상대적으로 짠기가 덜한 추젓도 가격대별로 천차만별이다. 막 가져가는 몇 천 원짜리에서 최고급 수십 만 원대까지 전문시장답게 강경에서라면 새우젓도 전문! ‘그저 짜고 흔해빠진 젓갈’이라고 절대로 하대할 수 없을 신세계가 열린다.

 

다 다르다는 말답게 통통하게 살맛까지 느껴지는 게 있는가 하면 아주 싼 제품은 국물이 많고 살맛은 적다.이런 건 주로 식당에서 대량으로 많이 가져가곤 한단다. 게다가 새우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두루 나는 산물이라고는 하지만, 그중 특히 서해안 지역을 새우의 주산지로 든다. 젓갈이 되는 새우는 더더욱 그렇다. 아무리 소금에 절이는 젓갈이라지만 산지의 질 좋은 상품으로 만들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

 

젓갈의 고장인 만큼 젓갈들의 다양한 런칭쇼가 벌어지는 곳이 있다. 바로 강경 초입에 있는 배 모양의 강 경전통맛깔젓체험전시관이 그곳이다. 젓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젓갈의 종류를 소개해주는 1,2,3층 전시 실을 둘러본 후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로 올라가니 금강과 옛 강경포구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과연 강경(江景)이라는 지명 그대로다. 보름날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고 전해지는 옥녀봉도 멀리 보인다.

 

자료 : 한국관광공사, 전통시장 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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