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경상북도

고령 대가야박물관 미숭산

by 구석구석 2008. 11. 18.
728x90

 

 

미숭산 산행은 고령 읍내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대가야박물관에서 시작한다. 왕릉전시관~지산리 고분군~주산~눈물고개 길~반석 쉼터~가야 약수~청금정~반룡사 갈림길~천제단~미숭산성~합천학생야영장 갈림길~미숭산~나상현(나대치)~신리 임도~신리저수지~옥담 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지는 13.9㎞를 5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부산일보 산행팀

 

 

주산~미숭산 종주하며 조망하는 가야산군 일품

경북 고령(高靈)은 42년 이진아시(伊珍阿) 왕이 건국해 왕조 16대 520년을 이어오다 562년(신라 진흥왕 23년) 신라에 병합된 대가야(大加耶)의 도읍지다. 동쪽으로는 대구광역시·경남 창녕군, 남쪽은 경남 합천군, 서쪽은 경북 거창군·김천시, 북쪽은 경북 성주군과 각각 접하고 있다. 대구 도심에서 1시간 이내로 도착할 수 있고, 대가야의 고분과 선사시대의 암각화도 볼 수 있는 곳으로, 산행을 겸한 가족 봄나들이의 적지로 생각된다.

 

능선을 따라 주산(主山·310m)과 미숭산(美崇山·757m)을 함께 오르기로 했다. 주산은 고령읍 내에서 바로 등산로가 열리는 야트막한 봉우리지만, 이름에 주인 주(主) 자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생활에 가깝게 자리하고 있는 산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주산에는 대가야시대 궁성을 방어하기 위한 주산성과 지산동 고분군, 산림욕장 등이 위치해 있고, 서쪽 능선으로는 미숭산까지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산행의 들머리는 대가야 박물관으로 잡았다. 2005년 개관한 대가야 박물관은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대가야체험축제 중인 대가야박물관.

2000년에 개관한 대가야 왕릉전시관은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대규모 순장무덤인 지산리 44호분의 전문전시관이다. 지산리 44호분의 내부를 원래의 모습대로 재현해 놓아 관람객들이 실물 크기로 복원된 고분 속으로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방식, 주인공와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 부장품의 종류와 성격 등을 직접 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마침 박물관 주변은 대가야 체험축제의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매년 4월 초에 열리는 이 축제는 역사재현극과 전시관 등의 볼거리뿐 아니라 유물문화체험, 철기방 체험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왕릉전시관 왼쪽의 고분탐방로를 따라 오르면 지산동 고분군을 만나게 된다. 주산의 남쪽 능선 위에 크고 작은 200여 기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다. 고분 옆을 지나며 대가야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

마지막 고분을 지나면 주산 정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이정표 방향(주산 정상 0.84km)으로 조금 오르면, 안부를 지나 주산을 우회하여 주산과 미숭산을 잇는 능선에 도착한다. 이 길은 주산 정상을 거치지 않고 미숭산으로 바로 이어진다. 주산 정상은 이 갈림길에서 올라갔다 내려와야 한다. 정상까지 멀지 않지만 조금 가파르다.

◁ 청금정에서 내려가는 벚꽃길.

고분탐방로 끝의 갈림길에서 정상 방향이 아닌 충혼탑 방향으로 진행하면 주산의 다른 산행들머리인 학생체육관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게 된다. 주산산림욕장(명상의 숲)을 지나 조금 수월하게 정상을 오를 수 있다. 주산 정상은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고, 몇 개의 의자와 운동시설로 조촐한 모습이다.

주산을 내려와 미숭산으로 향했다. 잘 다듬어진 길은 대부분 능선의 오르내림을 피하여 좌측 사면으로 곧게 이어진다. 큰 어려움 없이 이어지는 등산로에는 드문드문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 쉬어가기에도 좋다. 갈림길이 거의 없는 길이지만, 이정표가 앞으로의 남은 거리를 알려준다. ‘미숭산 4km’ 이정표를 지나면서 형성되어 있는 철쭉단지에는 벚꽃과 진달래가 한창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벚꽃 길을 지나오면 산림감시초소가 있는 주차장을 만나게 된다. 주차장에는 의자와 식수대도 마련되어 있다. 이 주차장은 지산리와 중화리에서 오르는 임도와 만난다. 주산을 산행하지 않고 미숭산만 오를 경우에는 자동차로 주차장까지 올라온 다음 산행을 시작할 수도 있다.

▷ 황금정에서 바라 본 미숭산.

주차장에서 조금만 오르면 청금정이란 팔각정에 도착한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 많이 낡아있다. 낡아서 위험하다고 판단해서인지 위로 오르는 계단을 잘라 놓았는데, 그 잔재들을 치우지 않고 방치해두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전망이 좋은 곳에 설치된 정자인데, 보수하고 관리를 잘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청금정에서는 주산 능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앞으로 가야할 미숭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미숭산 좌측으로는 오도산과 두무산이, 우측으로는 남산제일봉이 보인다. 미숭산으로 향하는 길은 큰 오르내림 없이 잘 다듬어진 길이 이어진다. 소나무숲이 그늘을 만들어 따가운 햇볕에도 시원하게 산행할 수 있었다. 쉬어갈 수 있는 의자와 이정표가 자주 설치되어 있어 더 수월하게 산행할 수 있다.

반룡사 삼거리에서 잠시 휴식을 한 뒤 다시 출발했다. 미숭산 자락에 있는 반룡사(盤龍寺)는 신라 문무왕 때 승려 의상이 창건한 후 수차례 소실되었다가 1764년(영조 40년)에 고령현감 윤심협이 중건하였다. 반룡사 다층석탑(경북 유형문화재 제117호)과 반룡사 동종(경북유형문화재 제288호)이 대가야유물전시관에 보관되어 있다.

반룡사를 산행 들머리로 삼아 미숭산을 오를 수도 있다. 반룡사에서 오르는 길은 주산에서 미숭산으로 이어지

는 능선에 비해서는 가파른 편이다. 반룡사 삼거리를 지나 40분쯤 오르면 미숭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미숭산은 고려 말 이성계에게 끝까지 저항하여 지조를 지킨 안동장군 이미숭이 근거지로 삼은 곳이다. 이성계가 왕위에 오른 뒤 불러 청하였으나, 이에 불복하고 성을 쌓고 군사를 훈련시켜 대항했다. 그러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장군은 절벽에서 몸을 던져 순절했다. 원래 이 산의 이름은 상원산이었는데 장군의 절개를 기리어 미숭산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정상 주변에는 미숭산성의 성문과 길이 1.45㎞의 성터가 남아 있는데, 삼국시대에 축조되어 조선시대까지 이용되었다고 한다. 1960년대에 갑검릉(甲劍陵)이 발굴되어 갑옷·철궁·창·고려자기 등이 출토됐다.

미숭산은 경남 합천군 야로면과 경북 고령군 쌍림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정상표지가 두 곳에 되어 있다. 반룡사 삼거리에서 올라 먼저 만나게 되는 미숭산 정상은 미숭산 733m봉으로 고령군의 정상이다. 이곳에서 미숭산성의 흔적을 따라 10분 가량 진행하게 되면 산불감시초소와 정상 표지석이 있는 합천군의 미숭산에 도착하게 된다.

728x90

그런데 이 정상 표지석에도 높이가 733.5m로 표시되어 있다. 지도나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미숭산의 높이는 757m이고, 정상 못미처에 733.5m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산행하고 나니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미숭산과 같이 시군의 경계에 있는 산의 경우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이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이 자신의 소재지에 있는 것이 지자체에게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정확한 지도와 올바른 안내가 필요할 뿐이다. 미숭산 정상표지석에 757m로 표시되었다면 문제 될 것이 없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정상에 서면 바로 아래 야로면 소재지가 위치하고, 그 너머로 오도산과 두무산, 우측으로 비계산에서 남산제일봉, 가야산까지 일목요연하게 조망된다. 하산은 반룡사로 해도 되고, 온 길을 따라 다시 주산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청금정을 지나 주차장에서 임도를 따라 지산리나 중화리로 내려갈 수도 있다.

월간산 신미옥 경상여고 OB

 

산행길잡이
○학생체육관~주산 산림욕장~주산 정상 <40분 소요>

○대가야박물관~주산 정상~청금정~미숭산 <3시간30분 소요>
○대가야박물관~주산 정상~청금정~반룡사 <2시간30분 소요>
○대가야박물관~주산 정상~청금정~미숭산~합천 청소년수련원 <4시간 소요>
○반룡사~미숭산 <1시간30분 소요>

주산과 미숭산 산행은 한쪽 산을 선택해서 오를 수도 있고, 체육관이나 박물관에서부터 시작해 능선을 따라 종주할 수도 있다. 차로 이동할 수 있는 반룡사나 청금정 주차장에서부터 미숭산 산행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합천 청소년수련원을 들머리나 날머리로 잡을 수도 있다. 주산과 미숭산 산행을 큰 갈림길도 없고,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어 길을 헤맬 위험도 없다. 길은 넓지는 않지만 잘 다져져 있고, 능선을 크게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기에 여자들이나 아이들에게도 적당한 산행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왕복 5시간이 넘는 산행이 조금 어려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학생체육관을 들머리로 잡고, 주산 정상에 오른 후에 고분탐방로 방향으로 하산해 고분군과 대가야박물관을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산림욕장을 지나는 2시간 이하의 어렵지 않은 산행이면서, 박물관과 고분군 등을 둘러볼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좋다.

고령군청에서는 2006년 9월부터 2년간 ‘고령 관광 스탬프 트레일’을 진행하고 있다. 대가야박물관에서 엽서를 구입해 고령의 명소 6곳을 관람하고 확인스탬프를 찍어 보내면 기념품을 증정한다. 여러 곳을 견학하고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가야박물관(054-950-6171~3)은 매주 월요일 휴관으로 인터넷 홈페이지(www.daegaya.net)를 통해 기본적인 지식을 좀 더 쌓고 가면 좋다. 왕릉전시관과 대가야박물관은 한 번의 입장료(어른 2,000원, 어린이·청소년 1,500원)로 두 곳 모두 관람이 가능하다.

 

■ 대가야체험축제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1,500년전 대가야시대의 모든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대가야인들의 생활과 문화, 용사, 예술 등 삶 전체를 테마로 하여 다양한 체험들로 행사장을 채워진다. 

 

1500년전, 백제와 신라의 강대국 사이에서도 강력한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고유의 역사와 찬란한 문화예술을 꽃피웠던 신비의 고대왕국 대가야. 찬란하고도 아름다웠던 대가야 문화의 부흥을 위해 대가야의 이야기꽃을 피운다. 

 

가야시대 하면 떠오르는 가야금. ▷가얏고존에서는 가야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실제 가야금을 축소‧재현한 미니가야금모형제작을 통해 가야금의 원리와 구성, 하나의 가야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노력과 수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야금연주도 배워볼 수 있다. 가야금연주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평소 접하기 힘든 가야금을 대가야체험축제기간 중에는 가야금전문가에게 무료로 배울 수 있다.


▷용사존에서는 활, 칼, 갑옷, 투구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하여 무예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대가야 건국신화 퍼레이드 행렬에 참여하면 대가야 시대의 장군이 된 듯 위풍당당한 진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토기존에서는 1,500년전 대가인들이 토기에 숨겨놓았던 신비를 찾아볼 수 있으며, 무형문화재 장인에게서 대가야토기를 직접 배워볼 수 있음은 물론, 철기존에서는 강력한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한 대가야 철기의 우수성을 대장간 체험 및 철기 관람을 통하여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예술존에서는 대가야시대의 장신구를 현대화하여 직접 만들어볼 수 있으며, 귀면화 제작체험, 대가야탁본체험, 페이스페인팅, 대가야금동관제작체험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밖에도 생활존에서는 대가야인들이 생활했던 움집을 제작해보는 대가야움집제작 체험, 바비큐 체험, 대가야시대 복식을 직접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대가야복식체험, 문화존에서는 대가야의 순장 문화를 테마로 한 임종체험 등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체험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그 밖에도 마당극 “금산재 아리랑” 공연을 펼쳐 축제방문객과 지역주민이 함께 즐기는 마당이 준비되어 있다.

 

대가야체험축제에서는 대가야시대의 역사뿐만 아니라 문화와 생활 등을 공부하게 된다. 축제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대가야의 유물과 역사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순장묘인 지산동44호분을 재현, 당시의 무덤축조방식과 순장자들의 매장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대가야왕릉전시관과 고령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대가야박물관 그리고 대가야역사테마공원이 축제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가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느끼게 될 것이다. 

미숭산 자연휴양림

고령은 농지가 발달하여 옛날부터 추어탕을 즐겨 먹었다. 고령 읍내에는 아직도 이름난 추어탕집이 많다. 이 중에서도

고령추어탕(054-955-7720)은 배추와 시래기를 많이 넣어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인 추어탕(6천원)이 맛깔스럽다.

다른 메뉴는 없이 추어탕 한 가지로만 승부를 건다. 오래된 단골손님이 많은 걸 보면 솜씨가 널리 알려진 것이 분명하다. 반찬에 설탕 양념을 해야 할 때는 '꿀'을 넣는다. 주인 아저씨가 양봉을 하기 때문. 직접 생산한 아카시아꿀(한 되 4만원)도 살 수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