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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남 섬

진도 녹진리 진도대교 망금산전망대 금골산

by 구석구석 2008.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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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에서 해남 방면으로 빠져 나온다. 목포 시내 쪽으로 5분쯤 가다 영암 방면 2번 국도를 따라 좌회전. 영산강 하구둑을 지나 해남 진도 이정표가 나오면 우회전. 영암호, 금호방조제를 차례로 통과해 30분쯤 가면 해남 우수영과 진도대교가 나온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이 벌어졌던 울돌목의 바다 위에 진도 섬으로 건너가는 진도대교가 있다. 진도대교와 여수 돌산대교는 형제나 다름없다. 두 다리는 1980년 12월 26일, 동시에 공사를 시작했다. 진도대교와 돌산대교는 모두 사장교다. 사장교는 양쪽 땅에 주탑을 세우고 비스듬하게 친 강철케이블로 다리 상판을 매단 다리. 어느 한쪽이 먼저 완공한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사장교 타이틀을 갖게 되는 것이었다. 진도대교와 돌산대교가 그 타이틀을 놓고 경쟁했다.

 

공사는 같은 날 시작됐지만, 애초부터 경쟁은 진도대교가 유리했다. 바다에 교각을 세워야 하는 돌산대교보다 땅에다 교각을 세우는 진도대교가 공법의 난도가 낮아 공기 단축에 유리했다. 여기다가 진도대교는 24시간 작업을 강행했다. 그 결과 진도대교는 애초의 준공예정일을 100일 앞당겨 완공됐다. 진도대교 개통식은 1984년 10월 18일. 돌산대교는 이보다 두 달쯤 늦은 12월에 완공됐으니 진도대교가 형이고, 돌산대교가 아우인 셈이다.

 

명량해전이 있었던 울돌목의 거친 바다를 건너가는 진도대교. 기술력을 의심한 세계은행이 정부가 다리건설을 위해 신청한 차관의 승인마저 거부했을 정도였는데, 진도대교는 예정된 기한보다 100일 앞서 완공됐다.

진도대교의 이른 완공은, 우리의 설계와 시공능력을 불신했던 세계은행을 머쓱하게 했다. 당시 정부는 진도대교와 돌산대교 건설을 위해 세계은행에서 차관을 받았다. 돌산대교의 차관은 문제가 없었는데, 진도대교는 차관 승인이 보류됐다. ‘한국의 건설사가 이런 다리를 지을 기술력이 없다’는 게 세계은행 측이 내세운 승인 보류의 이유였다. 실제로 진도대교는 1970년 계획됐다가 이듬해 연말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긴 설득이 있은 뒤에야 가까스로 진도대교 차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 예정보다 100일 앞선 진도대교 완공은, 차관 승인을 주저하던 세계은행에 말 그대로 본때를 보여준 셈이었다.



2005년에는 진도대교 옆에 똑같이 생긴 제2 진도대교를 놓았다. 같은 모양의 다리를 포개듯이 놓은, 우리나라 최초의 쌍둥이 다리다. 아무리 쌍둥이라고 해도 다른 곳 하나는 있듯이 ‘쌍둥이 다리’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데가 있다. 마치 숨은그림찾기 같다. 답은 하나는 통으로 된 교각이고, 다른 하나는 H자형의 교각이라는 것이다.

 

진도대교가 건너가는 명량 바다에는 지난달 케이블카가 들어섰다. 이제 다리가 아니라도 울돌목의 바다를 건너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케이블카는 해남 우수영관광단지에서 진도의 녹진 전망대까지 바다 위 1㎞쯤의 거리를 초속 5m의 속도로 나아간다. 케이블카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가 95m 남짓. 그쯤에서 울돌목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색다르다.

 

진도대교 해남 쪽 아래에는 스카이워크가 있다. 울돌목의 거센 물살을 가까이서 내려다볼 수 있게 만든 해상 보도교다. 급류를 방불케 하는 거센 물살을 보면 무섬증이 절로 생긴다. 투명한 바닥 아래로 우우 소리를 내며 소용돌이치는 물살을 보고 있노라면 다리가 후들거린다.

 

해남군 문내면 우수영에서 진도대교를 건너자마자 왼쪽 산길로 올라가면 전망대 하나가 나온다.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망금산의 팔각정 전망대이다. 큰길에 이정표가 없고 길도 좁아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꼭 한번 올라가 보시라.

 

진도대교와 명량해협(울돌목) 일대가 명쾌하게 보이며 노을도 볼 만하다. 이 곳 노을은 호화스럽지가 않다. 늘 뿌옇고 소박하다.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의 컹컹거림부터 허리 굽은 노파의 육자배기와 거친 바람소리까지 껴안는, 흔연스럽고도 투박한 일몰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울돌목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거센 물살을 이용해 왜적선을 무찌른 곳이다.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와 진도군 군내면 녹전리 사이의 해협이다. 바닷물은 하루 4차례 방향을 바꾸며 최고 시속 22.3km로 흐른다. 이순신은 해협 양쪽의 말뚝에 쇠줄을 걸러 늘어뜨려 놓은 다음 왜적선들이 다가오자 쇠줄을 들어올려 배들을 고꾸라뜨렸다. 그 유명한 ‘명량해전’이다. 우수영 국민관광지에 쇠말뚝의 흔적이 남아 있다.

 

둔전리 산 389 금골산 061-544-0151

 

진도의 대표적인 바위 암산이라고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진도의 금강이라 불리던 금골산(193m)은높이나 크기는 작은 산이지만 무언가 있을 법한 분위기가 산 곳곳에 스며 있을 것 같은 곳이다. 채 200m도 안되는 작은 산이지만 산 전체가 갖가지 형상의 기암괴석으로 가득 차 있으며 산에 올라보면 전설이 깃든 석굴 세 개와 더불어 고려 말에 세워진 오층석탑이 있다.

 

바위벼랑을 깍아 들어간 세 개의 석굴 중 맨 왼쪽 굴 북쪽 벽에는 1470년경 조상한 것으로 전해지는 미륵불이 있다. 좌우 3.5m 크기의 이 미륵불은 배꼽부분이 깊게 파여진 자국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

 

전설에 의하면 미륵불의 배꼽에서 쌀이 나와 석굴 수도자들의 양식이 되어 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중 어느 한 사람이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쌀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다고 하는데, 흔히 알고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보는 듯 하다.



금골산 오층석탑은 원래 해원사라는 절이 있었던 금성초등학교 교정 안에 위치하고 있다. 고려 말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이 석탑에는 백제탑의 양식이 많이 남아 있어 진도까지 백제 양식의 모형이 전파되었다는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서 발견되는 석탑이라는 의의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진도읍의 ‘옥천횟집(061-543-5664)’ 해물한정식. 수정관(061-544-3114)'의 가자미탕. 신천지식당(061-544-7077)의 쌈밥정식, 된장뚝배기. 진도읍과 진도대교 부근에 여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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