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내린듯 소담한… 억만송이 꽃터널
만춘에 접어들며 피는 과일 꽃이 부려대는 색채의 마술은 가을의 풍성한 과실 못지않다. 이즈음은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탐스런 꽃망울을 터뜨려 대는 아이보리 빛 배꽃이 한창이다.
수도권에서는 온천으로 유명한 충남 아산을 찾으면 배꽃천지 속으로 빠져 들 수 있다. 이른바 '아산 배마을'은 수백만평 동네 전답이 온통 배밭으로 광활한 과수원 꽃길을 걷다보면 정녕 봄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실감한다. 아름드리 솔숲이 굽이굽이 이어진 봉곡사 진입로의 운치 또한 배밭 길 못지않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이어지는 솔 숲길을 한걸음씩 옮기자면 급한 세상 '느림의 미학'이 절로 느껴진다.
흔히들 배밭 하면 전라도 나주나 경기도 안성, 성환 쯤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서울 코 밑인 충남 아산에도 유명한 배 명산지가 있다. 아예 이름까지 '배마을'이다. 두포면에 자리한 아산 배마을은 염작리, 석곡리, 신왕리 등 세 개의 마을로 이뤄졌다. 아산시내에서 20여분 거리. 45번 국도를 타고 15분 남짓 달리다가 평택방면 34번 도로로 접어든 후 성환방면으로 나오면 배밭 마을의 초입 율금리가 나선다. 율금리와 이어진 신왕리부터 본격 배밭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끝 간 데 없이 이어진 야트막한 구릉지대에 마치 소담스런 함박눈이라도 내려앉은 듯 하얀 배밭이 펼쳐져 있다.
율금을 지나 신왕리~염작리~신휴리~석곡리로 이어지는 7km 좁다란 시골길은 멋들어진 꽃길 드라이브 코스이다. 길 양켠으로 배밭이 이어져, 달리다 아무 곳에서나 내려 앵글에 추억을 담아낼 수 있다.
조금 높은 지대로 옮겨 사방을 둘러보면 그 규모에 입이 쩍 벌어진다. 좁은 땅덩어리에 살며 '광활한 장면'에 목말라하던 입장에서는 825ha 매머드급 배밭지역을 대하고 기쁨부터 앞선다. 마을로 들어서면 순백의 꽃동산에 풍덩 빠져드는 느낌이다. 사람 키보다 약간 큰 배나무는 화사한 꽃 터널을 만들어내고, 그 밑에는 진초록의 호밀과 노란 민들레, 좁쌀 같은 아지랑이 꽃이 하얗게 색을 맞춰 더욱 로맨틱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아산 기쁨 두 배'라는 브랜드의 배는 당도가 뛰어나 서울 가락동 시장에서도 최고가에 공급된다. 마을 주민들이 들려주는 기쁨 두 배 맛의 비결은 3가지. 이 마을 배나무는 '명품' 포천막걸리를 먹고 자란다. 지력을 높이기 위해 연간 20여t의 막걸리를 배밭에 뿌려준다. 물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무턱대고 뿌리는 것은 아니다. 유통기한을 살짝 비켜간 것을 사용한다. 당도를 높이기에는 '막걸리 재배' 말고도 배밭에 호밀을 키운다. 하얀 배꽃 아래 파란 호밀의 조화로 경관도 고려하고, 유기질 퇴비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또 가급적 농약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이른바 '저농약' 농법이다. 이렇게 해서 봄이면 꽃구경 명소, 가을이면 수천t의 명품배를 생산한다.
▲ 배수확과 함께 배로 만드는 다양한 음식을 체험해 볼 수 있고, 마을 내에는 캠핑장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보화마을로도 선정된 아산 배마을(asan.invil.org / 김금숙 사무국장 041-532-6754)
다양한 농촌체험도 가능하다. 봄이면 화접체험, 초여름이면 접과(솎아내기), 여름철엔 '배나무 때때옷 입혀주기(봉지 씌우기)' 결실기에는 배따기체험 등 배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과 농촌 음식 시식도 가능하다. 또 올 여름부터는 오토캠핑장을 운영해 광활한 배밭이 펼쳐진 이국적 농촌에서 하룻밤의 추억도 쌓을 수 있다.
[스포츠조선 2007. 4 김형우기자]
신향리 윤보선기념관
고 윤보선(尹潽善·1897~1990년) 전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전시관이 충남 아산에 들어섰다. 아산시와 윤보선대통령기념사업회는 오는 19일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 윤 전 대통령 생가에서 김수한 전 국회의장, 강희복 아산시장, 윤 전 대통령 유족 및 친지 등 7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윤보선 전 대통령 기념전시관'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아산시는 작년 3월부터 5억원을 들여 윤 전 대통령 생가 건물 중 안채 및 사랑채를 보수하고 이 중 사랑채 건물(93.19㎡)을 기념전시관으로 꾸몄다.
윤 전 대통령이 태어나 자란 이곳에는 그의 유년기, 청년기, 임시정부 활동기, 대통령 시절, 하야 후 활동상 등이 20여개 패널로 만들어져 연대순으로 전시된다. 또 그의 개화사상, 민주화된 조국을 만들어간 활약상,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등을 담은 동영상 자료를 대형 벽걸이 TV를 통해 상세히 소개한다. 한쪽에는 윤 전 대통령이 즐겨 썼던 중절모, 서신, 서류 등 관련 유물 전시코너를 마련했다.
아산시는 내년 2억원을 들여 조경사업을 더 벌여, 이곳을 윤 전 대통령 삶을 조명하고 당시 역사를 체험케 하는 생생한 역사교육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 장남인 윤상구 기념사업회장은 "불의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윤 전 대통령의 삶을 재조명하는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는 그의 선친 윤치소가 1907년 지은 기와집으로, 현재 남아있는 안채·사랑채·행랑채·대문채 등이 1984년 12월 국가지정 중요 민속자료 제196호로 지정됐다.
[조선일보 200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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