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바다는 제철에 가장 초라해 보인다. 사람에 치이어 그 각별한 아름다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충남 보령 대천여객선터미널서 배 타고 30분 거리인 원산도를 제대로 보려면 요즘이 딱이다. 서해에서 찾기 힘든 오붓한 해수욕장이 섬 곳곳에 있어 여름 휴가철이면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다른 계절엔 비교적 한적하다. 부근 안면도 꽃 박람회 덕분에 원산도로 가는 배편도 덩달아 늘어난 요즘은 여유롭게 산 바다 마을 예쁜 이 섬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원산도 대표 산인 오봉산은 오르락내리락 다섯개의 봉우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서해에 있는 섬엔 산이 그다지 많지 않을뿐더러 있더라도 남해만큼 웅장하지 않은데 오봉산 역시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능선을 갖추고 있어 '등산'이 아닌 '산책' 수준의 산길을 즐길 수 있다.
충남 보령 삽시도에서 바라보면 손에 잡힐 듯한 원산도. 삽시도가 화살을 끼운 활의 모양을 하고 있다면, 원산도는 길쭉한 도깨비 방망이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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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도는 어디에서든 가깝다. 원산도의 북쪽에는 태안의 안면도 영목항이 지척이고, 서쪽으로는 삽시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동쪽으로는 보령의 오천 땅이 시선에 들어온다. 이렇듯 가깝다 보니 안면도와 원산도, 대천을 잇는 77번 국도가 놓인다고 한다.
선촌항과 초전갯벌/문일식
원산도는 산과 구릉이 많아 원산도라는 지명이 붙은 만큼 7.04평방키로미터의 땅에는 가장 높은 오봉산을 필두로 증봉산, 범산, 안산, 당산 등의 산들이 섬의 끝자락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고, 섬 안쪽으로는 낮은 구릉지대가 많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는 섬의 남쪽으로는 오봉산, 사창, 원산도, 저두 해수욕장이, 북쪽으로는 드넓은 갯벌로 이뤄진 양식장이 즐비하다.
오봉산선착장에서 보는 오봉산해수욕장과 사창해수욕장/문일식
원산도의 서쪽은 오봉산과 함께 증봉산, 범산 등의 5개의 봉우리가 포진하고 있고, 예전에 봉수대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그 아래로는 오봉산 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으며 원산도에 있는 해수욕장 가운데 편의시설과 펜션단지들이 갖춰져 있는 곳이다.
원산도 / 한국관광공사
원산도는 휴양지로서 일찍이 명성을 얻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원산도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질과 완만한 경사도, 그리고 깨끗한 수질과 적당한 수온으로 한번 찾은 이들이 두고두고 되찾는 곳이다. 선창 부두에서 해수욕장까지 마을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작은 구릉과 작은 다랑논과 밭을 지나면 눈이 부시도록 하얀 백사장과 만난다. 섬에 있는 해수욕장이라고 만만히 볼 수 없는 넓은 백사장이다. 규사로 이루어진 모래의 입자가 마치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 곱기 그지없다.
원산도 해수욕장은 서해의 여느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남향의 해수욕장인 관계로 조류의 영향이 적어 해수욕장을 즐기기엔 더없이 훌륭한 조건을 갖고 있다. 해수욕장 주위로 고만고만한 백사장이 늘어서 있으며, 섬 전체에 하얀 띠처럼 휘감고 있는 길이가 70리라고 한다. 한 여름에는 10만명 이상의 피서객으로 해수욕장이 사뭇 분주하다. 하지만 호젓한 피서를 즐기려 한다면 해수욕장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작은 백사장을 금방 찾을 수 있다. 마치 홀로 백사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기분에 젖어들 수 있다.
백사장이 끝나는 부분부분에 바위가 솟아 있는데 이곳에 낚시를 담그면 놀래미와 우럭, 살감성돔을 낚을 수 있다. 또 바위 틈을 기어 다니는 칠게를 잡는 재미역시 솔솔하며, 백사장을 조금만 헤쳐도 각종 조개를 손쉽게 잡을 수 있다.
해풍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우는 갯메꽃의 강한 생명력
오봉산 해수욕장의 동쪽으로는 용뿌리라는 갯바위 군락넘어 사창해수욕장이 있다. 펜션형 민박 두세 채 정도가 전부인 이곳은 원산도, 오봉산해수욕장보다 호젓한 휴식을 만끽 할 수 있다.
저두 선착장은 대천과 원산도를 가장 가깝게 이어주는 곳으로 선착장에서 멀리 보령 화력발전소가 구름같은 하얀 매연을 연신 뿜어내고 있다.
숙박시설은 주로 민박에 의존해야 하지만, 야영장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에 찬샘이라는 시원한 샘이 솟아 섬에서 흔히 겪는 식수의 어려움은 없다. 원산도는 대규모의 개발계획을 준비중이다. 숙박시설로 콘도미니엄, 가족호텔, 유스호스텔, 임대별장, 여관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또한 해수풀장, 수상스키, 모타보트, 제트스키, 윈드서핑등 섬전체를 해양 스포츠 단지로 조성한다. 다목적 운동장과 테니스장, 사이클링 코스, 심신 단련장이 들어선다. 또 솔숲과 백사장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지고, 전망대도 세워진다.
해수욕장 찾아오는 이들은 많아도 굳이 산 타러 원산도까지 들어오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등산 안내판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마을버스 딱 한대 다니는 섬마을 주민들의 '지름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산이라 산길은 반듯하고 곧게 이어졌다. 솔방울이 콩콩콩 머리 위로 떨어질 듯 가득 열린 울창한 소나무가 해풍과 섞인 달콤한 내음을 빚어냈다. 여느 섬 산과 달리 숲이 빼곡해 비밀 정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신비함을 자아냈다. 오른쪽 숲 사이로는 하늘과 경계가 사라진 바다가 틈틈이 인사를 했다.
아래서 내려다볼 때 봉긋봉긋 솟아 있는 다섯개의 봉우리는 오르고 내리는 재미를 더해줬다. 올라갈수록 오른쪽으론 부드러운 해수욕장 해안선이, 왼쪽으론 물 댄 논 너머 배들이 들고 나는 항구 풍경이 펼쳐졌다. 시원하게 바다만 뻗은 풍경도 나쁘진 않지만 사람과 배와 경운기가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마을 풍광'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줬다.
오봉산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봉화대를 지나 해수욕장 서쪽으로 내려와 다시 해수욕장으로 돌아가는 데는 한 시간이면 족하다. 짧은 산행에 아쉬운 마음은 해수욕장에 발 담그고 땀을 식히며 달랜다. 어느새 하교 시간인지 책 하나 덜렁 들어갈 것 같은 작은 책가방을 휘휘 돌리며 바닷가를 마구 뛰어 집으로 가는 어린이들의 검게 탄 얼굴이 샘날 정도로 건강해 보였다.
섬에서 나오는 길엔 '연륙부동산'이란 간판에 눈에 들어왔다. 대천과 원산도를 잇는 연륙교가 지어질 예정이라서 섬의 땅값이 오르고 사람이 몰리고 있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다리가 놓인 다른 섬처럼 변하기 전, 원산도의 외딴 느낌을 마음에 담아놓고 싶어졌다.
군관도 / 한국관광공사
■ 숙박
원산도해수욕장에는 그린하우스(041-936-6255), 삼우미니콘도(041-936-6006), 도레미펜션민박(041-936-0246) 등의 민박집이 많고, 오봉산해수욕장에는 대규모 단지형 펜션인 햇빛바다모래마을(041-936-4277)을 비롯해 대성콘도형민박(041-936-6381), 샘골산장(041-936-6069)이 있다. 사창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언덕에는 전망좋은집펜션(041-935-1567)이 자리잡고 있다.
원산도리 210번지 원산도소록섬 민박휴게소 041-936-6253
마을 지형이 멧돼지 형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지명인데 갯바위낚시터로 이름이 높다. 저두에서 10분 남짓 가면 선촌으로 원산도에선 가장 큰 마을이 나온다. 섬의 모양은 동서 방향으로 길게 뻗어있고, 섬 서편에 봉화대터가 있던 오로봉이 자리하고 있다. 선창 부두에서 해수욕장까지 마을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작은 구릉과 작은 다락논과 밭을 지나면 눈이 부시도록 하얀 백사장과 만난다. 섬에 있는 해수욕장이라고 만만히 볼 수 없는 넓은 백사장이다. 규사로 이루어진 모래의 입자가 마치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 곱기 그지없다. 원산도해수욕장은 서해의 여느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남향의 해수욕장인 관계로 조류의 영향이 적어 해수욕장을 즐기기엔 더없이 훌륭한 조건을 갖고 있다.
해수욕장 주위로 고만고만한 백사장이 늘어서 있으며, 섬 전체에 햐얀 띠처럼 휘감고 있는 길이가 70리라고 한다. 한 여름철에는 10만명 이상의 피서객으로 해수욕장이 사뭇 분주하다. 하지만 호젖한 피서를 즐기려 한다면 해수욕장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작은 백사장을 금방 찾을 수 있다. 마치 홀로 백사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기분에 젖어들 수 있다.
40,000원 ~ 100,000원 / 오천면사무소와 오천초교사이에 위치
■ 맛집
원산도의 민박집들도 미리 이야기하면 식사를 차려준다. 그러나 비수기에는 선착장 주변에 자리잡은 나루터식당(041-936-6027), 원식당(041-936-6045), 터미널식당(041-936-8816) 같은 상설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 교통
대천항→원산도/ 신한해운(041-934-8772, www.shinhanhewoon. com)의 카페리호가 대천항↔저두선착장(원산도)↔선촌선착장(원산도)↔영목항(안면도) 노선을 1일 5~6회 운항하고, 대천항↔삽시도↔장고도↔영목항↔선촌선착장↔대천항 노선은 3회 운항한다. 대천항에서 저두선착장까지는 약 30분 소요. 피서철에는 증편 운항되므로 정확한 출항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원산도해수욕장과 오봉산해수욕장까지 운행하는 원산도 마을버스는 카페리호 도착시간에 맞춰 선착장에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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