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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광양 섬진강 망덕포구 청룡식당(재첩국)

by 구석구석 2008.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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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고속도로 진월 나들목을 빠져나가 2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태인대교를 건너기 직전 우측 길로 접어들어 다리 밑을 통과, 강변을 따라 직진하면 망덕포구에 닿는다. 하동에서 광양시 중동행 버스(34번)를 타도 된다.

 

 '지울수록 살아나는 당신 모습은/내가 싣고가는 평생의 짐입니다/나는 밤낮으로 여울지는 끝없는 강물/흐르지 않고는 목숨일 수 없음에/오늘도 부서지며 넘치는 강입니다-이해인수녀의 시 「강」 전문'.

 

시인의 노래를 가슴에 담고 봄을 찾아서 바람에 실려 남도의 강으로 떠난다. 전북 진안과 장수군 경계에서 발원해 임실, 곡성을 지나 압록에서 보성강을 보탠 뒤 경상남도 하동, 전라남도 구례, 광양의 들판과 산허리를 넉넉히 적셔주는 섬진강. 하루하루 지날수록 봄은 은빛 비늘을 반짝거리며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여행자는 성긴 그물 하나 들고 강가에 서서 남도의 봄을 낚아 가슴에 담는다.

 

허리가 휜 농민들의 한숨도 씻어주고 여행자들의 사치스런 감상도 군말 없이 받아내면서 여수와 남해로 둘러싸인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섬진강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 아마도 남해고속도로의 하행선 섬진강휴게소에 머문 사람이라면 그 끝자락의 일부를 보았으리라. 고속도로 밑을 통과한 강물은 광양시의 진월면 망덕포구와 태인도, 하동군의 고포리와 갈사리를 어루만지면서 소리없이 바닷물과 조우한다.

 

망덕포구. 남해고속도로 진월나들목을 빠져나가면 얼마 안 가서 진월면 면소재지로 들어가는 좌회전 푯말이 보인다. 이 길을 들어서면서 망덕포구 방문이 시작된다.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면서 전라남도 땅에 뿌려놓은 최후의 포구인 망덕포구에 대해 강석오라는 사람이 노랫말을 지었고 그 노래비가 마을 한 귀퉁이에 서있다 . 

'내 고향 망덕포구 새 우는 마을
울고웃던 그 시절이 하도 그리워
허둥지둥 봄바람에 찾아왔건만
님은 가고 강언덕에 물새만 운다

내 고향 망덕포구 꽃 피는 마을
웃고 놀던 그 사람을 차마 못잊어
허둥지둥 봄바람에 찾아왔건만
님은 가고 강언덕에 동백꽃 핀다'

 

노래비 옆에는 진남루라는 이름의 정자 하나가 서있어 마을 사람들의 쉼터 구실을 한다. 적당히 대중가요 가락처럼 흥얼거리면서 망덕포구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진월남초등학교 앞의 동해횟집에서부터 배알도라는 자그마한 섬이 바로 앞에 떠있는 보물섬횟집까지 해안을 따라 30여개의 횟집이 도열해있어 이곳이 별미의 본고장임을 실감하게 된다. 횟집 앞 바다에는 드문드문 고깃배들이 정박해있다. 해안도로 중간쯤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남해고속도로의 섬진강교, 남쪽을 보면 배알도 해수욕장 해변과 광양시 태인도-하동을 잇는 섬진대교가 보인다.


선착장에서 만난 한 어부는 그래도 아직까지 섬진강 물은 깨끗하다고 자랑한다. 5백50리를 달려온 물길이지만 청정함이 살아있어 재첩이며 백합조개며 전어, 붕장어 등이 많이 잡힌다는 것이다. 특히 1, 2월 한 겨울철부터 나기 시작해 벚꽃 피는 4월에 가장 많이 잡힌다는 벚굴은 이곳만의 특산물.

 

 섬진강의 끝자락이면서 광양만 바다의 시발점이기도 한 강물에 스티로폼 부교를 띄워놓고 굴구이와 횟거리를 파는 청아수산의 사장 이성면씨. 그는 '비브리오나 디스토마 걱정 안해도 좋은 청정바다에서 잡은 굴이 바로 벚굴'이며 '벚꽃 필 무렵 가장 맛이 좋다고 해서 벚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들려준다.

 

어른 손바닥만한 굴껍데기 속을 파보면 굴인지 대합조개인지 모를 만큼 살덩이가 커다란 굴이 나온다. 이씨는 '날로 먹어도 되지만 그렇게 하면 두세 개밖에 못먹고 많이 먹으려면 구워서 먹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올해는 지난 겨울 동안 이상 난동으로 거센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고 내륙으로부터 민물이 많이 유입돼 벚굴 작황이 안 좋아 가격이 다소 상승했다. 15kg에 5만원을 받는다.

 

망덕포구를 나와 진월면사무소 앞도 지나고 북쪽의 진월면 오사리 방면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가다 보면 섬진강휴게소 뒤편을 거치게 된다. 일부 여행자들은 강변으로 열린 출입구를 통해 섬진강 강변으로 내려가 보기도 한다. 차량 통행이 뜸한 휴게소 뒤편 길가에는 나이 어린 벚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다.

와우트래블 유연태

 

섬진강 하구 망덕포구는 봄에는 실뱀장어를 잡고 여름에는 갯장어를 잡았다. 또 가을에는 전어를 잡고 겨울에는 김 양식을 했다. 그곳은 문전옥답처럼 마을 가까이 위치한 황금어장이었다. 그곳에 쇠말뚝을 박고 태인도와 금호도 주변 바다를 막아 제철소를 만들 때 주민들이 길을 막고 목숨을 걸며 어장을 지키려 했던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 더 이상 철철이 제철생선을 만날 수 없지만 가을이면 전남 광양시 배알도 부근에서는 전어잡이 자망배의 불빛 행렬이 겨우 이어지고 있다.

 

전어는 귀가 밝고 영리하다. 낚시로 잡을 수 없다는 말을 에둘러 하는 말이다. 전라도 광양만·여자만·득량만의 어부들은 작은 어선을 타고 나가 전어를 잡는다. 선원이라고 해야 평생 살붙이 부부가 전부다. 오전 2~4시 어장으로 나간다. 해가 뜰 때나 해가 질 때 전어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가 뜨고 지는 때 전어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덕유산휴게소를 지나 장수IC를 빠져나와 19번 국도로 남원, 구례방향으로 진입한다. 구례를 지나 하동에 도달하면 광양 방면 2번 국도가 연결된다. 2번 국도로 들어서자마자 왼편으로 난 진월방면 861번 지방도로로 진입하여 약 9km 가면 남해고속도로 진월 교차로와 만나게 되는데, 광주방면 섬진강휴게소 뒤편 언덕으로 2층집 신아리 아동 1191-28 청룡식당 ☎ 061-772-2400

 

광양하면 섬진강의 특산물인 재첩의 고장으로 진월면 신아리에 자리잡은 「청룡식당」은 20년째 '재첩국'(5,000원) 한가지만을 고집하며 명성을 얻어 왔기에 먼 곳을 마다 않고 찾아온 이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깨끗한 섬진강 1급수 맑은 물에서 자라는 민물조개인 재첩은 지름이 손톱보다 작고 알찬 조개로 조약돌과 비슷한 모양을 갖고 있는데, 재첩잡이 아낙네들이 코그물이라 불리는 독특한 그물로 강바닥을 긁어 잡아 올린다. 재첩 하면 흔히들 섬진강과 하동을 떠올리지만, 사실 30여 년 전만 해도 재첩이 가장 유명한 곳은 부산이었다.

 
재첩에 들어 있는 필수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간장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타우린이 담즙 분비를 활발히 해서 해독작용을 돕는다. 재첩국에는 대개 부추를 썰어 넣는데, 부추가 재첩에 부족한 비타민A를 보충해 절묘한 음식궁합을 이룬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재첩을 ‘조개류의 보약’으로 여겼는데, 간이 좋지 않은 환자를 둔 집에서는 치료 목적으로 재첩을 오래 먹이기도 했다. 재첩의 효능은 허준선생도 인정하여 '동의보감’에는 "재첩은 다른 음식과 함께 섭취해도 전혀 부작용이 없으며,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준다"고 되어있다. 


 재첩의 효능은 특히 간 기능 개선은 물론 위장을 편안히 하고 소변을 맑게 하여 당을 조절하는 효능이 있으며, 몸의 열을 내리고 기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재첩에 들어 있는 필수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간장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타우린이 담즙 분비를 활발히 해서 해독작용을 돕는다.
재첩은 맑은 민물에 12시간동안 담가서 진흙 등 이 물질을 제거한 후, 맑은 물과 함께 솥 안에 넣고 센 불에 10분~20분간 끓여 국물을 걸러낸다. 다시 조개껍질과 알맹이(알)를 따로 가려내어 우러난 재첩 국물을 붓고 6회 정도 화력조절을 하여 끓여 내면 조개의 깔끔한 맛이 어우러진 개운한 재첩국이 된다.
국물에 밥을 말아 잘게 썬 파와 부추를 넣어 들면 향기도 훌륭하다. 부추가 재첩에 부족한 비타민A를 보충해 절묘한 음식궁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재첩이 가진 개운한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별도의 국물을 쓰지 않으며, 또한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아도 조개 특유의 개운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맛 때문에 재첩국은 숙취를 제거하는데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한편 조개와 알을 분리하고 호박을 데쳐 양파를 곁들여 양념초장과 함께 버무린 새콤달콤한 '재첩회'(중 2만 원)도 재첩국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글/사진 한지호 자동차여행가

 

 다이아모텔(061-772-8898), 벌교여관(772-2006)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맛집들이 좁은 포구 도로를 따라 다닥다닥 붙어있다. 망덕나루터횟집(772-2217), 신진횟집(772-2216), 파도횟집(772-2500), 바다횟집(772-1717), 삼성횟집(772-2050), 섬진강횟집(772-2747) 등이 있다. 벚굴은 물론 싱싱한 활어회와 재첩국 등이 주요 메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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