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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남도

금산 행정리 대둔산 태고사

by 구석구석 2008.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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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8경의 하나인 대둔산 

 

 

대둔산은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의 경계에 걸쳐 있는 산이다. 산 남쪽으로는 전북 완주군 운주면이, 서북쪽으로는 충남 논산시 벌곡면이, 동쪽으로 금산군 진산면이 펼쳐져 있다. 기암괴석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어 우리나라 8경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산이다. 예전엔 완주군 쪽에서 올라갔지만, 이젠 논산군 벌곡 군지계곡 쪽에서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쪽이 볼거리가 많고 경치가 훨씬 수려하기 때문이다.

 

금산군 진산면 소재지를 향해 복수면 신대리 삼거리에서 우측 길로 접어든다. 이윽고 대둔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산줄기들이 교회당 첨탑에 걸려 있다.

 

저수지를 지나면 태고사까지 2km정도 남는다. 산 중턱의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신다. 여기가 바로 대전 시내를 흐르는 갑천의 발원지인 장군약수터다.

 

나무 계단을 올라가자 바위와 바위틈 사이로 작은 문 같이 생긴 석문이 나온다. 이 '석문'이라는 글씨는 우암 송시열이 쓴 글자로 알려져 있다. 석문을 통과하고 나서 위를 올려다보니, 저 만치 태고사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석문이 일주문 노릇을 하는 셈이다. 문 밖은 세간이요, 문 안은 출세간이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수많은 돌계단을 오르고 나서야 비로소 불전들이 늘어선 절 마당에 올라선다.

 

태고사는 대둔산 낙조대 아래에 있는 절이다. 신라 신문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고 고려시대 태고화상이 중창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진묵대사가 재건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스님들이 거쳐간 셈이다. 이것은 태고사 터가 좋다는 뜻인가. 

 

그렇게 유서깊은 절이었지만, 태고사 역시 6·25의 참화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폐허로 변해버린 태고사를 중창한 분은 도천 스님이시다. 30여 년 동안 끊임없이 불사를 계속한 끝에 대웅전, 극락전, 관음전, 선방 등의 전각을 두루 갖춘 것이다.

 

평안북도 철산에서 태어나신 스님은 중이 되고자 수월 스님을 찾아서 금강산 마하연으로 갔다고 한다. 수월 스님은 근대 선맥을 일으킨 경허 스님의 제자다. 그러나 수월스님은 만나지 못하고, 대신 수월스님의 상좌인 묵언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득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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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금강산 마하연 신계사 묘향산 유점사 법왕사 등에서 20여 년 간 수행을 계속하던 스님은 6·25가 일어나자 남쪽으로 내려오셨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이곳으로 이끌었던 것일까. 여러 선방을 거친 끝에 스님은 금강산의 형세를 닮은 대둔산 태고사로 들어왔다.

 

2022.4 대둔산 정상부 능선에서 보는 범종각 / 정찬호

범종각 옆에서 바라보는 대둔산 줄기가 굵고 거침없다. 저 멀리 내려다보이는 마을의 집들이 마치 산을 오르려 안간힘을 쓰는 개미 같다.

/  ⓒ 2008 OhmyNews 안병기

 

태고사에서 낙조대까지는 약 1~2km의 거리다. 산 자락엔 눈이 깊이 쌓여 있고, 사람이 밟고 간 흔적도 드물다. 혼자 가는 산길이 약간 두렵기도 하다. 두려움이란 감정은 교감이 부족한 데서 오는 감정이다. 두려움을 떨쳐버리려고 산과 무언의 소통을 나누면서 산을 오른다.   

 

낙조대에 올라선다. 시계가 맑아서 금산 쪽 풍경이 일목요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서남쪽으로 눈을 돌리자 대둔산 연봉과 정상이 줄지어 있다. 해발 830m상에 있는 낙조대는 해돋이 명소이자 해넘이 명소라고 한다.

/ ⓒ 2008 OhmyNews 안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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